일론 머스크 '우주 데이터센터' 현실성 갑론을박, 전력난 심화 정도가 관건

▲ 스페이스X와 xAI 합병으로 추진되는 우주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의 현실성을 두고 전문가 의견이 엇갈린다.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향후 지구에 전력난이 심화되면 우주 데이터센터는 충분히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스페이스X 로켓 발사대.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일론 머스크가 스페이스X와 xAI 합병으로 우주 데이터센터 설립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그러나 실현 가능성을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우주 데이터센터 구축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해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반면 전력난 심화 전망을 고려하면 이는 충분히 고려할 만한 선택지라는 의견도 고개를 든다.

8일 CNN과 AP통신 등 외신을 종합하면 일론 머스크의 우주 데이터센터 구상은 여러 현실적 난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 갈수록 힘을 얻는다.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우주항공 기업 스페이스X와 인공지능 스타트업 xAI 합병을 공식화했다.

지구 위를 떠다니는 우주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인공지능 연산의 효율성을 높이는 중장기 프로젝트에 두 기업의 역량이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AP통신은 “일론 머스크가 다시금 실현 가능성이 낮은 계획을 내놓았다”며 “다양한 기술적, 경제적 한계를 두고 각계 전문가들이 우려를 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주 데이터센터는 지구보다 태양광 발전 효율이 훨씬 높아 전력을 조달하기 쉽고 온도가 낮아 냉각에 드는 자원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 기술로 주목받는다.

그러나 조셉 조넷 노스이스턴대 교수는 AP통신에 “우주 데이터센터에서는 반도체가 과열돼 녹아버릴 위험성이 지구보다 훨씬 크다”고 지적했다.

우주에는 대기가 없어 열을 발산하기 불리한 만큼 냉각이 오히려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여러 신기술이 논의되고 있지만 우주에서 상용화된 적은 없다.

우주 쓰레기 문제도 약점으로 꼽혔다. 위성에서 파손되거나 분리된 부품이 우주를 떠다니다 충돌하면 오작동이나 고장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AP통신은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우주에 누군가를 보내 수리를 하는 일이 매우 어렵다는 것도 치명적 단점으로 꼽았다.

특히 강한 태양광에 노출되는 부품들은 고장을 일으킬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에 우주 데이터센터의 수명이 짧은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우주 데이터센터 구축은 기본적으로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 구축하는 일이 불가피한 데 이어 상당한 유지비를 필요로 할 수밖에 없는 선택이라는 의미다.

그럼에도 일론 머스크는 최근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우주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재차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이르면 30개월 안에 우주 데이터센터가 가장 경제적 대안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확신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가 주도하는 전력난과 수자원 부족, 부지 확보 등 문제를 고려한다면 이를 우주에 설립하는 것은 충분히 타당성 있는 선택지라는 의견도 나온다.

CNN은 구글과 오픈AI도 최근 잇따라 우주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언급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미국에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가 소비하는 막대한 전력은 소비자용 전기 요금 급등으로 이어져 갈수록 심각한 사회 문제로까지 떠오르고 있다.
 
일론 머스크 '우주 데이터센터' 현실성 갑론을박, 전력난 심화 정도가 관건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연합뉴스>

데이터센터 냉각을 위한 수자원 사용량도 거대 설비 1곳당 최대 5만 명 분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데이터서버 업체들이 충분한 전력 및 수자원 공급망을 모두 갖춘 부지를 찾는 일도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전력난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질 공산이 큰 만큼 우주 데이터센터가 실실적 해법으로 부상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씽크탱크 부르킹스메트로는 CNN에 “지구는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증설에 쉽지 않은 환경을 갖춰가고 있다”며 “결국에는 여러 기술적 난관을 극복하고 우주로 나가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브루킹스메트로는 빅테크 기업들 역시 급등하는 전기 요금을 고려하면 우주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하는 일을 오히려 더 경제성 있는 선택지로 바라보게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관련 기업들을 합병하며 선제적으로 승부수를 던진 일론 머스크의 선택이 향후에는 결국 ‘선견지명’으로 평가받게 될 여지가 있는 셈이다.

뉴저지 공과대학의 데이비드 베이더 교수는 CNN에 “우주 데이터센터가 2~3년 안에 가장 경쟁력 있는 대안이 될 것이라는 전망은 과장됐다”며 “그러나 3~5년 안에는 우주 데이터센터가 충분히 일반화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