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너지

[K-GX에 보이는 미래③] 유진투자증권 이사 한병화
[K-GX에 보이는 미래③] 유진투자증권 이사 한병화 "3대 메가프로젝트 재생에너지만으로 충분, 원전 확충 근거 부족"
[편집자주]'분명 가야할 방향이지만 당장 돈이 되지는 않는다'. 재생에너지 확대를 둔 세상의 일반적 생각이다. 재생에너지는 산업환경 전반을 탈탄소로 바꿔 나가는 K-GX(한국형 녹색전환) 전략에 핵심이지만 이와 관련한 사업성이 아직 높지 않다는 견해가 많다. 하지만 재생에너지는 기후 대응과 탄소중립의 핵심일뿐 아니라 미래 새 먹거리로 도약할 잠재력도충분하다. 수출 통계와 기업 공시를 통해 실제로 나타난 재생에너지 관련 분야 데이터와 전문가 견해를 통해 총 3회에 걸쳐 이와 같은 점을 자세히 짚어본다. [K-GX에 보이는 미래 ①] 재생에너지, 원전보다 한국 기업에 더 큰 수출 기회 연다 [K-GX에 보이는 미래②] 재생에너지 관련 투자해도 실적 문제없다, 투자건수 상위 50개 기업 현황 [K-GX에 보이는 미래③]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이사 '3대 메가 프로젝트 재생에너지만으로 충분, 원전 추가 확충은 근거 부족' '정부의 '3대 메가 프로젝트'는 재생에너지만 계획대로 늘려도 전력은 충분히 확보할 수 있습니다.'재생에너지산업 분석 전문가인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이사는 정부가 발표한 '3대 메가 프로젝트'을 놓고 정치권과 산업계에서 오가는 전력 확보 논쟁과 관련해 비즈니스포스트에 이렇게 말했다.3대 메가 프로젝트 추진에 따라 반도체 산업단지와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전력 수요처가 조성되는 만큼 추가로 원전을 확보해야 한다는 시각이 나온다. 하지만 기존 계획대로 재생에너지를 늘리면 충분하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논란이 불붙고 있다. 한 이사는 후자의 견해에 힘을 실은 것이다.한 이사는 최근 여의도 유진투자증권 본사에서 가진 비즈니스포스트와 인터뷰에서 '3대 메가 프로젝트가 어디까지 실현되느냐에 따라 실제 전력 수요가 달라질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지금 정부가 세운 재생에너지 확대 목표를 보면 2040년 기준으로 약 220GW가 확보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이어 '기존에 있었던 재생에너지 설비를 제외하면 약 180~190GW가 늘어나는 것인데 발전효율을 보수적으로 잡아 20%로 가정해도 약 30GW에 달하는 전력이 공급된다'며 '이 정도면 원전 35~40기 정도가 공급하는 전력이 새로 들어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3대 메가 프로젝트란 반도체, 피지컬 인공지능(AI), AI데이터센터 등 3개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주도적인 위치를 갖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국내에 초대형 반도체 클러스터, 데이터센터 단지 등을 조성하는 계획을 말한다.정부 발표에 따르면 3대 메가 프로젝트의 신규 전력 수요는 약 24.7GW로 추산된다. 반도체 산단, 데이터센터 단지 등의 완공 시점을 재생에너지 확보 시점과 맞춰 조율한다면 이미 계획상 충분한 전력원이 확보돼 있는 셈이다.한 이사는 '지금 계획대로만 간다면 전력 확보는 사실 큰 문제는 아닐 것'이라며 '재생에너지를 제하고 가스발전만 봐도 지금 갖춘 용량이 40GW 정도 되는데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보면 정부는 가스 이용률을 10%로 낮춰잡고 있다'고 말했다.재생에너지의 간헐성(발전량이 기후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우려된다고 해도 이용률에 여유가 있는 가스발전을 더 돌리면 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야당과 산업계는 3대 메가 프로젝트의 핵심인 데이터센터가 24시간 내내 가동되는 수요처라는 점을 고려하면 간헐성이 높은 재생에너지를 주전력원으로 하는 것은 부적합하다고 지적하고 있다.올해 6월 국민의힘 주도로 열린 토론회에서는 태양광의 설비 효율은 15~20% 수준으로 낮은데다 에너지저장장치의 보조도 필요해 재생에너지로는 3대 메가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이에 이미 계획된 원전 두 곳 외에 추가로 도입하는 방안을 정부가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이를 놓고 한 이사는 '데이터센터는 기저전원(최소 수준의 전력을 지속 공급하는 발전원)하고는 더 안 맞는 전력 수요처'라며 '데이터센터는 한 번에 전력 수요가 크게 일어났다가 줄었다가 하는 등 변동성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이어 '이 때문에 해외 사례를 보면 데이터센터들이 주전력원을 재생에너지로 하고 보조발전원으로 가스를 선택하는 일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올해 6월 이재명 대통령(가운데)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 최태원 SK 회장(왼쪽) 등과 함께 3대 메가 프로젝트 발표 행사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재생에너지가 향후 배터리를 활용해 간헐성 문제까지 보완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원전 추가 확충은 근거가 더욱 부족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한 이사는 '데이터센터용 배터리 수요도 최근 급증하고 있다'며 '데이터센터에서 전력 공급이 부족할 때 배터리 백업 유닛으로부터 전력을 얻으며 이마저도 커버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초 단위 정전에 대응하기 위해 가스발전도 병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또 수출에 사활이 달린 한국 기업들은 고객사들의 친환경 전환 요구를 무시할 수 없는 입장이라는 점도 잊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한 이사는 '한국 기업들은 RE100(재생에너지 100%)에 이미 가입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지금이야 우리가 반도체 특수에 따른 '슈퍼 을' 위치니까 이걸 지키라는 요구가 적지만 언제까지나 그럴 수는 없다'고 분석했다.이어 '결국 지금 문제는 RE100을 지켜야 한다는 기업들의 인식이 부족한 것이 문제'라며 '향후 100년, 200년을 고려하고 단행돼야 하는 게 경제 정책인데 이 부분에 대한 고려가 지금으로서는 좀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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