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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픽' 권대영의 거침없는 정책 행보, 금융위 역할 축소론 수그러들었다
-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이재명 정부의 경제금융 정책 선봉에서 몸담고 있는 조직의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금융위 안팎은 현재 금융감독체계 개편 논의와 금융당국 수장 인사 등을 앞두고 어수선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권 부위원장이 민생경제 회복, 첨단·혁신산업 지원, 금융권 이자장사 압박 등 주요 현안 대응 전면에 나서면서 금융위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28일 권대영 부위원장은 서울 여의도에서 은행과 보험, 저축은행, 금융투자 등 금융권 각 업권 협회장과 긴급 조찬간담회를 열었다.이재명 대통령의 '손쉬운 이자놀이' 지적이 나온 지 나흘 만이고 4대 금융지주가 지난주 역대급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 직후 소집에 나선 것이다.금융위는 이날 간담회 뒤 바로 보도자료를 통해 이재명 정부의 핵심 공약인 100조 원 첨단산업펀드 조성에 금융권의 적극적 협력 약속,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을 위한 태스크포스(TF) 구성 계획 등을 발표했다.금융권의 산업 생태계 지원 확대를 위한 기업대출 위험가중자산(RWA) 제도 개선에 관한 구체적 논의도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빠르면 8월 제도 개선안을 내놓을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권 부위원장도 "시대 여건에 맞지 않는 위험가중치 등 규제를 포함 전반적 업권별 규제를 살펴 조속히 개선할 것"이라며 규제 완화 의지를 내비쳤다.'이자장사' 비판을 앞세워 기업금융 확대를 강력하게 압박하는 동시에 건전성 규제 완화 '당근'으로 이재명 정부의 금융정책을 적극 뒷받침하고 있다.권 부위원장은 앞서 이재명 정부의 첫 부동산 대출 규제 마련에도 주도적 역할을 했다.이 대통령은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6억 원 한도제한을 뼈대로 한 6·27 대출 규제와 관련 권 부위원장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잘했다"고 칭찬했다고 한다.권 부위원장이 새 정부 경제금융 정책 '해결사'로 주목 받으면서 금융위 조직개편을 둘러싼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권 부위원장이 정부와 적극적으로 손발을 맞추면서 금융위의 정책·감독 주도권을 되살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금융위는 당초 이재명 정부가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추진하면서 조직 해체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금융위의 금융정책 기능과 금융감독 기능을 분할해 각각 새로운 신설기관으로 이관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논의됐다.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17일 현재 기획재정부가 보유한 국제금융 기능을 금융위로 이관하는 내용을 포함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여기에 기획재정부와 금융감독원, 한국은행까지 참전해 기관 사이 공공연한 알력다툼도 거셌다.하지만 정치권 등에 따르면 최근 국정기획위 산하 정부조직개편 태스크포스(TF)는 금융위 분할을 바탕으로 한 금융당국 조직개편안 재검토에 들어갔다. 정책과 감독 기능을 분리하면 위기 상황에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최근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오히려 현재 기획재정부가 보유한 국제금융 기능을 금융위로 이관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금융위 내부에서는 조직 존치를 넘어 이번 정부에서 조직 위상 회복에 나서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금융위는 2008년 이명박 정부에서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기능과 재정경제부의 금융정책기능을 통합해 설립한 기관이다. 금융기관에 관한 최종 제재, 각종 인허가 결정, 금융사 조사 등 권한을 보유하고 있고 금융감독 집행을 담당하는 금융감독원의 상위기관이다.다만 앞서 윤석열 정부에서 이복현 전 금감원장이 '강한 금감원'을 앞세워 목소리를 키우면서 금융위가 상대적으로 주춤했다는 일각의 평가가 있기도 했다.권 부위원장은 20일 금융위 부위원장에 임명된 뒤 대외 소통 행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권 부위원장은 21일 취임식 뒤 바로 기자실로 향해 민생경제 회복을 최우선 추진 과제로 꼽았다.이재명 정부의 금융부문 핵심 정책인 첨단산업 등 생산적 영역으로 시중 자금 유입을 위한 정책 물꼬를 트겠다는 의지도 밝혔다.권 부위원장은 1968년 경남 진해에서 태어났다. 진해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나왔다.1994년 제38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에서 공직을 시작했다.금융위로 자리를 옮긴 뒤 자산운용과장, 은행과정, 금융정책과장, 금융혁신기획단장,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실 파견직, 금융산업국장, 금융정책국장 등 핵심으로 꼽히는 요직을 두루 경험했다.2024년 1월부터 금융위 핵심 업무를 실질적으로 총괄하는 사무처장을 맡았고 올해 5월16일 전임 김소영 부위원장이 임기를 마친 뒤 부위원장 직무를 대행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