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 사장이 2026년 하반기 LG전자의 AI 데이터센터 냉각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재성 LG전자 에코솔루션(ES)사업본부장 사장은 2027년 칠러 매출 1조 원을 목표로 제시했는데, 이를 조기에 달성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 사장은 LG전자가 단순한 '냉각 장비 공급업체'가 아니라 '데이터센터 열관리 플랫폼 기업'으로 자리잡는 데 주력하고 있다.
28일 IT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LG전자가 미국 빅테크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AI 데이터센터용 칠러의 품질 인증 테스트를 받고 있으며, 현재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칠러는 물을 차갑게 만드는 냉각 장치다. 칠러 안에서 냉매가 '압축-응축-팽창-증발'의 4단계 냉동 사이클을 거치면서 물을 차갑게 만든다. 이렇게 생성된 차가운 물은 건물 내부를 순환하며 열교환기를 통해 시원한 공기를 공급한다.
LG전자는 오랫동안 MS에 AI 데이터센터용 칠러를 공급하기 위해 협의를 진행해왔으며, 2025년 12월에는 LG그룹 주요 경영진이 미국 MS의 레드먼드 캠퍼스를 방문해 차세대 데이터센터 기술을 전시하고 소개하는 'AIDC(AI 데이터센터) 테크쇼'를 열기도 했다.
MS 외에 추가 빅테크로부터의 수주도 가시화하고 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AI 데이터센터용 칠러는 현재 2개 빅테크 기업의 막바지 품질 인증 테스트를 받는 단계로, 수주가 목전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테스트 완료 이후 1년 내 매출 인식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성 사장은 2027년까지 칠러 사업 매출을 1조 원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했는데, 올해 하반기 빅테크 수주에 성공한다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사장은 올해 2월 LG전자 글로벌 뉴스룸을 통해 "AI 데이터센터 등에서 고도화된 냉난방공조(HVAC) 제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새로운 성장 기회가 나타나고 있다"며 "올해는 빠르고 정교한 실행, 강력한 시장 입지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 LG전자 직원이 인버터 스크롤 칠러의 작동원리와 부품 솔루션을 설명하고 있다. < LG전자 >
기존 데이터센터는 공기 기반 냉각이 주류였지만, AI 서버는 발열량이 훨씬 많아 공기만으로는 열을 식히는 데 한계가 있다.
이에 최근 AI 데이터센터는 공기 대신 물이나 특수 냉매를 서버 내부로 직접 흘려보내 열을 흡수하는 액체 냉각 시스템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액체 냉각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장치는 서버로 냉각수를 정밀하게 분배해 주는 냉각수 분배 장치(CDU)다. 금속 재질의 냉각판(콜드 플레이트)을 서버 내 열 발생이 많은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칩에 직접 부착하고, 냉각수를 냉각판으로 보내 열을 식히는 방식이다.
LG전자는 올해 4월 워싱턴 D.C.에서 열린 '데이터센터월드(DCW) 2026'에서 냉각 용량을 기존 650킬로와트(kW)에서 1.4메가와트(MW)로 2배 이상 키운 차세대 CDU를 공개했다. 여기에 센서가 고장 났을 때 다른 데이터를 활용해 값을 바로잡는 가상 센서 기술도 도입했다.
이 사장은 3월 LG전자 주주총회에서 "오랫동안 냉난방사업(HVAC)을 하면서 액체 냉각 중심으로 빠른 전환에 힘을 쏟아 왔다"며 "AI 데이터센터에서 요구되는 액체 냉각 설루션뿐만 아니라 최적 유량 제어, 버추얼 센서 등 고정밀 제어 기술까지 조합해 설계 역량이 있는 해외 파트너들과 협력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칠러와 액체 냉각은 물론 데이터센터 전체의 효율을 모니터링하고 전력 손실을 줄이는 에너지 최적화 설루션까지 공급 가능하다.
현재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LG NOVA)에서 분사한 클린테크 스타트업 '파도'와 협업해 데이터센터의 전력과 냉각 시스템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설루션을 구축하고 있다.
단순한 하드웨어 제조사를 넘어, AI 데이터센터 발열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려는 것이다.
이주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 ES사업본부는 공랭·수랭 통합 설루션 업체로 포지셔닝하고 있다"며 "현재 진행 중인 수주는 빅테크가 직접 업체를 선정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향후 LG전자의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수주에 유의미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