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구직자들이 10월26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26 KB굿잡 부산 잡(JOB) 페스티벌'에서 채용 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
반도체 수출과 대기업 투자가 호조를 보이는 동안 가계와 다른 산업으로 성장의 온기가 확산하지 못해 인공지능 투자 열풍이 끝난 뒤 한국 경제가 성장 동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6일 블룸버그는 논평을 내고 “한국이 인공지능 산업 호황의 대표적 수혜국으로 부상했지만, 성장의 혜택은 경제 전반에 고르게 퍼지지 않고 있다”고 바라봤다.
10월 한국의 주요 수출 지표는 1년 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260% 증가했다.
산업통상부는 지난 1일 한국의 1~10월 누적 수출액이 9300억 달러(약 1262조 원)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한국의 올해 연간 수출이 1조 달러(약 1357조 원)를 돌파하면 미국과 중국, 독일에 이어 수출 1조 달러를 달성하는 네 번째 국가가 된다고 평가했다.
특히 한국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을 보유해 해외 수요 증가가 국내 투자로 이어지는 구조를 갖췄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이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 증가에 대응해 국내 설비투자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수출 호조와 반도체 산업 투자 확대가 경기 전반으로 퍼지지는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 것이다.
블룸버그는 한국의 가계 소비가 수출 성장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은행의 지난 10월27일 발표에 따르면 3분기 민간 소비는 전 분기보다 0.2% 감소했다.
민간 소비 부진의 배경으로는 가계부채 부담과 주식시장 상승세 둔화, 불균등한 고용 회복이 소비 심리를 제약하고 있고 청년실업률도 상승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제조업 경기와 다른 산업의 체감경기 사이에도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장기적으로는 인구 감소도 한국 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한국의 출산율은 일본보다도 낮은 수준이며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향후 소비와 성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중국 기업의 추격도 거론됐다.
영국 컨설팅 업체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중국이 배터리와 조선, 석유화학 생산을 확대하면서 한국 기업의 기존 경쟁우위를 잠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한국이 수출 강국으로 성장한 덕분에 현재와 같은 글로벌 수요 확대의 기회를 누리고 있다”면서도 “투자 열기가 식으면 경쟁력이 약해진 기존 산업에서 일자리 감소가 나타날 수 있어 반도체 수출 호조에 가려진 경제의 불균형과 장기 과제를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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