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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선점' SK하이닉스 HBF로 낸드도 뒤집는다, 곽노정 샌디스크와 2년 내 상용화 '속도'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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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선점' SK하이닉스 HBF로 낸드도 뒤집는다, 곽노정 샌디스크와 2년 내 상용화 '속도'
▲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HBF를 2년 내에 상용화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제미나이로 생성한 AI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D램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 선점으로 시장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린 데 이어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도 고대역폭플래시(HBF)로 지각변동을 노리고 있다.

HBF는 AI 확산에 따라 데이터 처리량이 폭증하는 환경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보완할 차세대 반도체로 주목받고 있는데, SK하이닉스는 샌디스크와 함께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낸드플래시 점유율에서 삼성전자에 약 10%포인트 격차로 뒤처져 있지만, HBF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낸드 시장에서도 판도를 뒤집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5일 반도체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SK하이닉스가 샌디스크와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HBF가 기술 구상이나 표준화 단계를 넘어 제조 단계에 진입하며 상용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데이비드 괴켈러 샌디스크 최고경영자(CEO)는 2026년 10월29일(현지시각)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2027회계연도 1분기(2026년 7~9월)에 첫 HBF 메모리 다이의 테이프아웃(생산 준비 단계)을 완료하는 중요한 이정표를 달성했으며, 현재 제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내년에 첫 HBF 기반 제품의 샘플을 공급한다는 계획에 차질이 없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와 샌디스크는 2025년 8월 HBF 표준화 협력에 착수한 데 이어 올해 7월에는 규격 초안인 '스펙 0.7'을 공개했다. 현재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도 HBF 표준화 논의에 참여하고 있으며, 2027년 1월까지 최종 규격을 마련할 예정이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2027년 말에는 고객사에 HBF 샘플을 공급하고, 2028년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HBF는 낸드플래시를 수직으로 높게 쌓아 데이터 전송 속도(대역폭)를 획기적으로 높인 메모리로, HBM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의 장점을 결합한 새로운 제품이다. HBM 수준의 빠른 데이터 전송 속도를 유지하면서도 낸드 기반 구조를 통해 용량 확장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HBM이 AI 가속기가 당장 필요로 하는 데이터를 처리한다면, HBF는 HBM에 담기 어려운 대용량 데이터를 보관하고 필요한 시점에 공급해 AI 추론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안현 SK하이닉스 사장은 지난 10월1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SEDEX) 2026'에서 "HBF는 대역폭을 HBM의 절반 수준으로 확보하면서 저장 용량은 10배 이상으로 늘릴 수 있다"며 "HBM으로 다 채우지 못하는 대용량 KV 캐시(임시 데이터 창고)를 HBF가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BM은 높은 대역폭으로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용량을 늘리는 데 비용 부담이 크다.

반면 HBF는 HBM 원가의 10분의 1로 제조가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최근 보고서에서 8단 적층 HBF의 제조원가를 기가바이트(GB)당 0.64달러로 추산했다. HBM4 8단의 제조원가가 GB당 약 6.78달러인 점을 고려하면, HBF 원가가 HBM의 10분의 1인 셈이다.
'HBM 선점' SK하이닉스 HBF로 낸드도 뒤집는다, 곽노정 샌디스크와 2년 내 상용화 '속도'
▲ SK하이닉스의 HBF 모형을 회사 관계자들이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SK하이닉스는 이르면 2028년부터 '청주 M17' 공장에서 HBF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19조1천억 원을 투입해 건설하고 있는 청주 M17은 2028년 가동을 시작한다.

곽노정 대표는 올해 7월2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낸드 수요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지만 공급이 부족해 일정 규모 증설이 필요하게 됐다"며 "청주는 낸드 팹(공장)을 가장 빠르고 효율적으로 건설할 수 있는 거점"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의 낸드 자회사 솔리다임도 미국 뉴욕주에서 HBF를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솔리다임은 450억 달러(약 60조4천억 원)를 투자해 뉴욕주 마시에 낸드플래시 공장 2곳을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HBF 상용화는 낸드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입지가 강화되는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6년 2분기 기준 SK하이닉스+솔리다임의 낸드 시장 점유율은 18.2%로 2위다. 1위인 삼성전자(점유율 29.3%)와는 10%포인트 이상 격차가 있다.

하지만 SK하이닉스가 HBF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한다면 HBM 때처럼 기존 낸드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

삼성전자도 낸드를 쌓아 올리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으나, 아직 SK하이닉스·샌디스크처럼 구체적 HBF 제품 사양이나 양산 일정을 발표하지는 않았다.

HBF 양산이 향후 낸드플래시의 공급 부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HBF에 필요한 웨이퍼가 트리플레벨셀(TLC) SSD 낸드 생산에 필요한 웨이퍼의 6.5배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기존 낸드 공급이 줄어들 수 있는 요인으로, HBM 생산 확대가 범용 D램 공급 부족을 불러온 것과 비슷한 양상이 낸드에서 반복될 수 있는 것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0월28일 열린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중장기적으로는 HBF와 시스템 최적화 기술을 통해 낸드를 AI 서비스 처리량과 경제성을 높이는 핵심 설루션으로 발전시킬 것"이라며 "새로운 낸드 수요 기회에 선제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지속적 성장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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