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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의 모든 것] 주식명의신탁과 상속, 뒤늦게 터지는 시한폭탄

변호사 업무를 하다 보면 여러 종류의 기업을 방문하게 된다.현장에서 대표님들을 만나면서 느낀 점이 있다.회사 밖에서 보는 대표와 회사 안에서 보는 대표가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밖에서는 그냥 재미있는 사람, 술 좋아하는 사람이었는데, 회사에서 만난 그 사람은 다른 사람이었다. 많은 임직원을 이끌고 회사를 경영하는 ..

고전·현장 경험 어우러진 '전심전력' 24일 출간, 30년 도시정비 영업맨 강상무의 성찰

"영업을 통해 사람을 배웠습니다. 속이고 속았지만 결국 돌고 돌아 정직이 가장 현명하고 말보다는 침묵이 더 강한 무기라는 것 모두 영업쟁이로 살면서 확인했습니다."재건축·재개발 영업맨으로 전국을 30년 동안 건설사 임원의 진솔한 현장 이야기를 담은 책 '전심전력'이 오는 24일 출간된다.저자 강경민은 제주에서 태어나 현대그룹에 입사했다. 건설사에 입사해 재개발·재건축 사업 영업을 위해 30년을 전국을 누비며 수백 번의 수주에 참여해 '강상무'란 이름으로 불린다.책에는 저자가 2014년부터 사내 게시판에 쓰기 시작한 1천 편의 글 가운데 91편이 담겼다.저자는 지금까지도 영업이 여전히 어렵다고 느끼면서도 영업쟁이로 살아온 세월이 천만다행이라고 말한다.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지만 적성에 맞을 것 같아 무작정 영업을 시작했지만 이제는 다시 태어나도 영업쟁이로 살겠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출판사는 저자가 실제 영업 최전선에서 30여년 동안 분투하며 고민한 문제를 고전의 가르침을 원용해 해법을 얻으려 성찰하고 애쓴 흔적이라고 설명했다.또한 관계 맺기와 관련한 기록이면서 동시에 다른 사람에게 응당 가져야 할 예의에 대한 이야

[기자의눈] 손쉬운 '약가 통제'만 되풀이하는 정부, 처방 구조개혁은 실종

정부가 13년 만에 약가 개편에 나섰다. 제약산업 혁신을 촉진하고, 약제비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목표다.하지만 건강보험 재정 효율화를 명목으로 제네릭(복제약) 약가를 일괄적으로 삭감하겠다는 정책은 또 다시 가장 쉬운 해결책을 선택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남긴다.의약품 시장은 공급자인 제약사, 처방권자인 의사, 조제자인 약사, 그리고 소비자인 환자로 이루어져 있다. 이 구조에서 제약사는 제품을 만들어도 스스로 가격을 정하지 못하고 정부의 약가 통제를 받으며, 환자 역시 약을 선택할 권리가 제한되어 있다. 어떤 약을 사용할지는 전적으로 의사에게 달려 있다.의사와 약사는 약가에 구애받지 않고 약을 처방하고 조제한다. 이로 인해 동일한 성분의 약이 있음에도 더 비싼 약이 선택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건강보험 재정과 환자에게 전가된다. 이 같은 구조는 반복적인 약가 거품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그동안 정부는 제약사를 향한 가격 통제를 우선시해왔다. 이번에도 제네릭 및 특허만료 의약품의 약가 산정률을 현행 53.55%에서 40%대로 조정하겠다고 밝혔다.물론 국내 제약산업이 복제약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품목 수가 지나치게 많으며 약가가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지

[데스크리포트 12월] 민주당은 '친기업'일까, '반기업'일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4일(현지시각) 한미 통상협상 합의에 따라 관세 인하를 연방 관보에 공식 게재했다. 이로써 한국산 자동차에 적용되는 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아졌다.현대차그룹은 4일 입장문을 통해 "국내 경제 활성화와 한국의 위상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겠다"며 정부와 국회에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방적 관세 부과로 우리 정부와 기업은 말 그대로 온갖 고생을 했다. 대통령실이 직접 발벗고 나섰고,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문턱이 닳도록 미국을 찾았다. 그리고 경북 경주 아펙(APEC) 정상회의에서 열린 한미 정상화담의 극적 타결 소식이 전해졌다.이재명 대통령은 올해 6월 취임 이래 거의 반년 동안 한미 통상현안에 매달렸다. 이를테면 발등에 떨어진 불이었고 끈질긴 버티기 협상 끝에 욕먹지 않을 만한 결과를 냈다.대외 통상협상은 정부의 과제임에 분명하다. 그런데 '정부와 기업의 관계'라는 시선에서 살피면 그렇게 당연한 이야기가 아닐 수 있다.정부는

[배종찬 빅데이터 분석] '고환율' 시대, 대박 날 수혜 업종은 무엇일까

고환율 시대가 다시 도래했다.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주요국 통화정책의 비대칭성이 커지면서 환율의 장기 상승 압력은 더 이상 일시적 현상으로 치부하기 어려워졌다.고환율은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에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가져오는 이중 구조적 변수다. 어떤 기업이 이 환경에서 기회를 극대화하고, 어떤 부문이 리스크를 떠안으며 어디에 시장의 자금이 흘러가는지를 정교하게 판단하는 일이다.고환율 국면이 단순한 외부 충격이 아니라 경제 전반에 구조적 재편을 강제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의 흐름을 면밀히 진단하는 일은 한국 주식시장을 바라보는 투자자뿐 아니라 산업 정책을 고민하는 정책결정자 모두에게 중요하다.빅데이터는 고환율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빅데이터 심층 분석 도구인 썸트렌드(SomeTrend)로 지난 12월 1일부터 7일까지 고환율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를 도출해 보았다.고환율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는 '부담' '우려' '압력' '물가상승' '불안' '기대' '강세' &ls

[정의길 국제경제 톺아보기] 금융위기는 암호화폐 업계의 기회?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던 증시가 11월 들어서 인공지능(AI) 거품론에 주춤하고 있다.인공지능 거품론에 더해 최근에는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발 증시폭락 우려도 나온다.비트코인은 지난 10월7일 12만4310달러(약 1억8327만 원)로 최고가를 찍은 뒤 11월22일 8만4209달러(약 1억2414만 원)로 약 30%가 빠졌다. 그 이후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증시 폭락에서는 투기성이 강한 자산들이 맨먼저 얻어맞는다.암호화폐는 변동성이 크고 그동안 폭락과 폭등을 반복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 과정의 일부일 수 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암호화폐의 제도권 편입 국면에서 벌어지는 이번 폭락은 다른 시사점을 준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을 암호화폐의 수도로 만들겠다'고 공언하고, 의회는 민간기업들이 달러를 기반으로 한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는 지니어스법을 통과시켰다.미국 정부의 이런 암호화폐 육성 및 제도권 편입에 발맞춰서 시장에서는 암호화폐 상장지수펀드(ETF) 도입과 막대한 차입 구매를 허용하는 투기가 난무했다. 10

[데스크리포트 12월]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욕구와 대기업 김 부장의 승진 욕구

"회장의 연임 욕구가 과도하게 작용하는 것이 문제다."1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취임 뒤 처음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지주의 지배구조 문제를 지적하며 이렇게 말했다.금융지주 회장이 되면 이사회에 자기 사람을 심고 참호를 구축하는 행태를 비판한 것인데 그 원인으로 과도한 연임 욕구를 꼽은 것이다.이후 '과도한 욕구'라는 표현이 한동안 머릿속을 맴돌았다.안이한 진단처럼,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아마 최근 인기리에 막을 내린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 때문인지도 모른다.드라마 속 김낙수 부장, 도진우 부장은 상무를 달기 위한 과도한 욕구를 숨기지 않는다.드라마 속 상무 승진 욕구가 그럴진대, 승진의 '끝판 왕'으로 여겨지는 회장까지 오르려면 얼마나 강한 욕구를 지녀야 할까.'과도한'이라는 단어가 기본적으로 지닌 부정적 이미지 때문

[데스크리포트 12월] 전 정권 KT 사외이사진이 공정하게 새 CEO 뽑는다고?

2002년 민영화된 KT는 23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공기업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최고경영자(CEO) 선임 때마다 정권의 낙하산 인사가 내려오거나 선임 과정에서 정부의 입김이 늘 강하게 작용해왔다.김영섭 현 KT 사장이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연임을 포기하면서, 현재 새 CEO를 선임하기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이다.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접수된 총 33명 후보 가운데 최근 인선자문단 자문과 서류심사를 통해 16명 후보를 추리고, 지난 2일 이 가운데 7명을 면접 후보자로 선정했다.후보자는 △김철수 전 KT스카이라이프 사장 △김태호 전 서울교통공사 사장 △남규택 전 KT CS 사장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 사장 △이현석 KT 커스터머부문장 △주형철 전 청와대 경제보좌관(문재인 정부) △홍원표 전 SK쉴더스 사장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7명 가운

[기자의눈] 투자자 앞에선 자신만만한 김범석, 쿠팡 사고도 당당하게 수습해야

김범석 쿠팡Inc(쿠팡 모회사)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당당하다. 투자자 앞에서만.쿠팡이 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날이면 그는 어김없이 전화기를 잡고 컨퍼런스콜에 참여한다.단어 선택에는 거침이 없다. "놀라운 성장세", "강력한 사례" 등 표현에 자신감이 엿보인다. 심지어 어투에서는 벅찬 감정까지 느껴진다.김범석 의장이 쿠팡의 미래를 낙관하지 않으면 결코 보일 수 없는 태도다. 해외 주요 기관투자자의 질문에도 김 의장은 본인이 아는 최대한을 설명하려 애쓴다. 그만큼 여유가 있다는 뜻일 테다.하지만 이런 모습은 유독 한국에서는 자취를 감춘다. 전체 매출의 90% 이상이 한국에서 나오는데도 이상하게 이 나라에서 만큼은 김 의장의 소식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은둔의 경영자'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게 아니다.2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 현안질의에 여야 의원들이 "김범석 의장 어디 있느냐"고 추궁해도 박대준 쿠팡 대표이사에게 나오는 대답은 "글로벌 비즈니스 차원에서 해외에 체류하고 있다. 정확한 위치는 모른다"는 말뿐이었다.

[데스크리포트 12월] 롯데 3세 신유열, 자신만의 성과 보여줘야

롯데그룹이 지난 달 26일 최고경영자(CEO)의 3분의 1에 달하는 20명의 CEO를 교체하고, 부회장단 4명은 전원 용퇴를 시키는 고강도의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지난해 21명의 CEO를 교체한데 이어 2년 연속 고강도 인적쇄신을 단행했다.이번 롯데그룹의 인사를 관통하는 키워드를 좋게 포장하면 '내부 인재 발탁', '세대교체'라고 할 수 있다. 신동빈 회장은 유통과 화학 부문에 여러 차례 외부 영입을 단행했지만 아쉬운 성과를 기록했다.결국 '구관이 명관'이라고 내부로 시선을 돌렸다. 그룹으로 입사해서 회사의 사정을 잘 아는, 누구보다도 현재가 롯데그룹의 가장 큰 위기라는 것을 절실히 알고 있는 이들에게 CEO 자리를 맡긴 것이다.오랜 시간 신동빈 회장을 보필했던 부회장 4명이 퇴임했다.신동빈 회장이 화학, 유통, 렌탈, 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M&A를 진행하고, 사업을 확장할 때 생사를 같이 했던 인물들이었다.롯데그룹이 재계순위 5위까지 올라온 것은 누가 뭐래도 신 회장이 주도한 M&a

[당신과 나의 마음] 상처가 왜 눈물 모양 하고 있지 않느냐고 묻는 이들에게

뉴스를 보다 보면 인간의 마음이란 얼마나 복잡하며, 얼마나 쉽게 단정지을 수 없는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성폭력 피해에 대한 소식을 접할 때가 특히 그렇다.누군가의 피해 사실이 드러날 때마다 반복되는 광경이 있다.사람들의 시선은 피해자의 '피해자다움' 여부로 향하면서 그가 SNS에서 웃고 있는 사진이 심판대에 올라온다.이어서 사건 직후 가해자 또는 지인과 나눈 대화가 캡처되어 돌아다닌다."정말 안 좋은 일을 당한 사람이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행동할 수 있나?, "왜 명랑하게 지냈지?", "왜 가해자와 즐겁게 연락을 했지?" 같은 질문들이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다.피해자는 세상이 기대하는 모습으로 존재할 때만 인정할 수 받을 수 있다는 듯이.&n

[데스크리포트 12월] 이재명 정부 부동산 대책에도 집값은 왜 계속 오르나

시장은 욕망으로 움직인다. 우리나라에서 부동산 시장은 특히 더욱 그렇다. 강남 3구 같은 좋은 동네에서 살고 싶다거나, 내 재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집값이 많이 오르길 바라는 대중의 욕망이 현실을 만든다.그래서 부동산 시장은 종종 비이성적으로 작동한다. 정통 경제학의 수요와 공급 법칙 대신에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터버스키의 행동경제학 이론에서 말하는 '휴리스틱(Heuristic, 어림짐작)'이 더욱 강하게 작용한다.휴리스틱이 욕망으로 움직이는 개인에게 효율적으로 작동하기도 한다. 부동산 시장이 광기로 움직일 때 휴리스틱에 따라 재빨리 움직여 돈을 번 사람들이 현실에서는 상당히 많다.이런 사례가 쌓이면서 '인지 편향(Cognitive Bias)'을 유발하고 비합리적 투기로 이어지기도 한다. 일부 터무니없이 높은 매도 호가가 시장에선 적정 가격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흔하다.이런 비합리적 기준에서 조금만 호가를 낮춰도 급매물처럼 비치며 앞다퉈 집을 사들이기도 한다.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서 '강남 불패' 신화는 이런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다.이와 달리 정부의 정책은 당위에서 출발한다. 부동산 정책은 누구라도 내 집 한 칸은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변의 법률산책] 명도소송 중에 임차인이 퇴거하면 어떻게 해야 될까

김낙수씨(가명)는 요즘 고민이 많다.어렵게 마련한 돈으로 집을 매수해 세입자를 들여서 임대 수익을 올리고 있었는데 세입자 도진우씨(가명)는 입주하고 나서 계속 월세를 내지 않고 있다. 벌써 월세 미납 기간이 10개월이 넘었고 도진우씨는 바로 주겠다고 말만 하면서 계속 미루고 있을 뿐이다.명도소송을 제기하게 되면 판결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도 오래 걸리고 채무자에게 집행가능한 재산이 없으면 승소 후에 집행비용이나 소송비용도 환수가 되지 않을 수 있다.그래서 집주인 김낙수씨는 세입자 도진우씨에게 계속 연락해 월세를 독촉해보고 이사비용을 먼저 제시하면서 제발 나가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그런데 도진우씨는 다음 달 초에 나가겠다고 말해놓고 그 다음부터는 전화해도 응답이 없고 도저히 나갈 기미가 없다.집주인 김낙수씨는 건물 매수를 위해 받은 대출원리금도 납부해야 하고 아들, 딸의 대학 등록금도 납부해야 해서 경제적인 여유가 없다. 그래서 건물을 최대한 신속하게 명도를 받고 새로운 세입자를 구해서 임대료를 받아야만 한다.고민 끝에 결국 김낙수씨는 500만 원을 주고 변호사를 선임해 소송을 하기로 결심했다.

'지방'이 아니라 '구조와 정책'이 실패했다, 안익준 교수 '지방이 죽어야 지방이 산다' 출간

'지방은 죽음을 인정해야만 새로운 삶을 설계할 수 있다.'''지금의 지방'을 유지하면서 '미래의 지방'을 설계할 수는 없다. 해체 없는 재설계는 환상이다.'지방소멸과 지역발전을 연구해 온 안익준 순천대 겸임교수는 '지방이 죽어야 지방이 산다'에서 불편한 진실을 정면으로 직시한다. 저자는 지방이 실패한 것이 아니라 구조와 정책이 실패했다고 단언한다.안 교수는 지난 수십 년간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펼친 '모든 지역을 억지로 살리려는 희석 정책'은 결국 자원을 분산시키고 인구와 산업을 수도권으로 더욱 빨아들이는 역효과를 낳았다고 바라봤다. 그 결과는 수많은 도시와 군 단위 지역들이 소멸 위기에 놓였다는 것이다.안 교수의 신간 '지방이 죽어야 지방이 산다'는 고착화된 틀을 해체하고 새로운 설계를 제안한다.핵심 해법은 선택과 집중이다. 전국 모든 지역을 살릴 수 없다는 냉정한 현실을 인정하고 거점·강소 도시를 중심으로 집중적인 투자와 자원을 배치해야 한다는 것이다.인구와 산업, 교육과 의료, 문화와 기반 시설이 집적된 작은 허브 도시들을 육성해야 만 지방 전체를 살릴 수 있다는 말이다. 여기에

[경영어록의 연금술사들] 인스타그램 창업자 케빈 시스트롬 "핵심만 남기고 모두 버려라"

핵심만 남기고 모두 버려라.케빈 시스트롬(Kevin Systrom)이 인스타그램을 세상에 내놓았을 때 고수했던 원칙이다. 시스템(system)이라는 철자를 닮은 이름의 사내, 시스트롬은 불필요한 것들을 하나씩 걷어냈다. 그러곤 딱 '본질'만 남긴 플랫폼을 만들었다.2025년 현재, 인스타그램의 월간 활성 사용자는 30억 명에 달한다.(로이터 9월24일 보도) 이는 인스타그램이 단순히 '사진 공유 앱'을 넘어 전 세계인들의 디지털 일상과 소통의 중심이 되었음을 보여준다.출시 15년이 지난 지금도 인스타그램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문제는 규모가 커질수록 처음의 단순함과 감성을 지키기 어렵다는 점이다.인스타그램을 포함한 현재의 SNS 생태계는 '과잉 복잡성의 시대'를 맞이했다. AI 추천 피드, 알고리즘 노출, 광고, 쇼핑, 쇼츠와 릴스 등 여러 요소가 뒤엉켜 있다. 플랫폼은 점점 무거워지고, 기능은 끝없이 늘어난다.

[CINE 레시피] '억만장자들의 벙커' '테이크 쉘터', 지구 종말 대비해 피난처 만드는 사람들

메타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가 하와이 카우아이섬과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에 대규모 비밀 지하 공간을 꾸준히 구축하고 있다는 해외 뉴스가 있다.오픈AI 공동창업자나 링크트인 공동창업자 등도 지하 공간을 건설하고 종말 보험에 가입했다고 한다.최첨단 테크 기업가들이 유독 기후재난이나 핵전쟁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인지 실은 최고 부유층들은 오래 전부터 해왔던 일인데 신흥 테크 재벌들이 그 대열에 합류한 것뿐인지 모르겠다.한국영화의 위상을 드높인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2019)에서도 감춰진 공간인 지하실이 끔찍한 사건이 발생하는 진원지였다는 걸 떠올리면 충분히 가능성 있는 추론이다.넷플릭스 드라마 '억만장자들의 벙커'는 이런 추론을 그럴듯한 이야기로 풀어낸다.SF 스릴러 장르로 분류할 수 있는 이 스페인 8부작 드라마의 원제는 '핵 대피소'인데 영문과 한국어 제목은 보다 직관적인 '억만장자들의 벙커'로 바뀌었다.핵전쟁이

[기자의눈] 롯데카드 사태에 관한 단상, 해킹 사후 대처 방안도 고민해야 할 때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21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해킹 사태 책임을 지고 조기 퇴임한다.롯데카드가 8월26일 일부 서버 악성코드 감염을 확인한 지 약 3개월, 조 사장이 9월18일 인적 쇄신을 포함한 사태 수습을 공개 약속한 지 약 2개월 만이다.조 사장의 사임은 사내 게시판에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조 사장이 올린 글 제목은 이렇다.'대표이사로서 마지막 책임을 지겠습니다.'조 사장은 이번 해킹 사태 초기부터 CEO가 가장 큰 책임을 져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조 사장이 사임을 하는 만큼 해킹 사태와 관련한 1차 수습은 일단락된 것으로 여겨진다.이번 롯데카드 사태는 초유의 해킹 사태로 평가된다. 297만 명의 고객 정보가 털리고 200기가바이트(GB) 규모의 데이터가 유출됐다.정부는 이런 사태가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롯데카드를 향한 강한 제재를 강조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한 명을 벌해 백 명의 경계심을 높인다'는 '일벌백계'를 언급하며 금융업계 전반의 경각심을 높였다.하지만 한편으로 이런 의문도

[컴퍼니 백브리핑] '빅쇼트' 주인공이 불러온 GPU 감가상각 논란

인공지능(AI) 거품론이 부상하면서 관련 국내외 기업 주가가 출렁이고 있다.영화 '빅쇼트'의 모델로,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붕괴를 예측했던 마이클 버리가 팔란티어와 엔비디아 공매도 포지션(1조4천억 원 풋옵션 매수)을 잡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련 기업 주가는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일본 소프트뱅크그룹과 미국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벤처투자자 피터 틸이 엔비디아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는 뉴스가 전해지며 시장은 충격을 받기도 했다.소프트뱅크의 경우 엔비디아 지분매각 대금(약 8조 원)으로 오픈AI 등에 재투자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거품론에 대한 역경계심리가 시장에 확산하기도 했다.하지만 여전히 거품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분석들이 이어지고 있다.특히 마이클 버리가 제기한 그래픽처리장치(GPU) 감가상각 문제가 시장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버리는 지난 10일(현지시각) X(옛 트위터)에 "감가상각비를 과소계상해 수익을 인위적으로 부풀리는 것은 현대 사회에서 가장 흔한 회계부정 수법 중 하나&rdqu

[컨설팅리포트] "헤드헌팅회사 커리어케어가 대규모 AI 투자를 하는 이유"

요즈음 어느 자리에서도 인공지능(AI)이 핵심 화두로 떠오른다.기업은 AI를 어떻게 자사 비즈니스에 접목시킬지, AI의 도입이 일자리와 업무 방식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고민한다. 개인 역시 AI를 활용해 효율을 높이면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을 찾으려 노력한다.이처럼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는 AI는 인재 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AI 기반 채용 솔루션의 도입이 확산되면서 채용 과정도 프로세스 전체가 자동화하고 고도화하고 있다.특히 외국에서는 AI 기반 채용 플랫폼의 도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Phenom People'과 'SeekOut'은 자연어 분석 기술과 방대한 프로필 데이터베이스, 예측형 추천 알고리즘을 활용해 수십만 명의 후보자 가운데 기업이 원하는 조건에 맞는 인재를 신속하게 추출한다.AI 도구를 통해 인터뷰 챗봇, 일정 자동화, 지원서류 검토 같은 채용과정을 효율적이고 정확하게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서 채용의 속도와 질이 크게 향상되고 있다.국내 채용시장에서도 AI를 활용한 혁신 바람이 거세다. 최근 채용 플랫폼들은 자체 개발 또는 외부 솔루션을 통해 AI 매칭이나 자동 이력서 분석, 서류전형 자동화 같은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어

[기자의 눈] 식품회사의 낮은 영업이익률과 글로벌 경쟁력 함수관계

글로벌 식품기업의 영업이익률은 보통 15% 안팎이다. 지난해 네슬레의 영업이익률은 16.1%, 몬델리즈는 17.4%였다. 올해 상반기에는 각각 15.4%와 10.1%를 기록했다.그렇지만 국내 식품기업의 상황은 다르다. 국내 최대 식품 기업인 CJ제일제당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 4.7%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농심은 5.5%였다. 롯데웰푸드는 2.5%를 기록했는데, 1천 원 팔아서 25원 남긴 셈이다.그나마 오리온과 삼양식품이 글로벌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내고 있다. 상반기 오리온의 영업이익률은 16%, 삼양식품은 23.5%였다.국내 식품기업의 영업이익률이 글로벌에 미치지 못하는 데는 식품산업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식품기업은 민생에 기여하는 것이 도리라는 '착한 사마리아인'이 존재하는 듯하다. 높은 이윤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였다가 몰매를 맞을 수 있다.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가계 경제를 위해서 가장 먼저 손대는 곳도 식품기업이다. 2023년 정부에서 라면 가격 인하를 권고하자 농심은 신라면 한 봉지 가격을 1천 원에서 950원으로 내렸다.낮은 이익률로 연명하는데도 사람들은 식품 기업에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다. 최근 한

[정의길 국제경제 톺아보기] '중국 제재'로 '중국 승리'만 빨라진다

중국이 부상하고, 미국이 약화되고 있다는 얘기는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지난 10월30일 부산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양국 정상회담만큼 그런 현실을 잘 보여준 사례는 없다.6년4개월 만에 만난 두 사람 사이의 표정도 대조적이다. 트럼프는 시진핑을 향해 온갖 표정과 말을 쏟아냈으나 시진핑은 트럼프의 얼굴도 쳐다보려 하지 않고 표정 변화도 보이지 않았다. 회담 결과에 대해 트럼프는 '10점 만점에 12점'이라고 자화자찬했으나 그 점수는 중국에게 돌아갈 점수였다.중국은 트럼프가 취임 이후 쏟아낸 관세와 수출 규제 등을 원점으로 돌렸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실효 관세는 이제 20%안팎으로 멕시코와 캐나다를 제외하면 나머지 국가와 동일하다.그리고 중국은 무엇보다도 미국과 무역전쟁이 시작된 이래 가장 중요한 양보를 받아냈다.트럼프 1기 이후 미국이 중국에 대

[부동산VIEW] 급격히 줄어드는 금리 인하 가능성, 부동산 시장에 악재될까

한국은행(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여전히 강한 집값 상승 기대감, 외환위기를 능가할 만큼 불안한 환율, 급속도로 호전되는 경제성장률 등이 집약된 탓이다.시장에서는 한은의 금리인하 사이클이 끝났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금리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을 감안할 때 악재가 아닐 수 없다.여전한 집값 상승 기대심리,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를 가로막아한은이 11일 공개한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10월23일 개최) 의사록에 따르면 이창용 총재를 제외한 6명 위원 가운데 5명은 기준금리 동결을 지지했다.금리 동결을 지지한 위원들은 이구동성으로 이재명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안정되지 않는 서울 등 수도권의 집값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부동산 시장이 극히 불안한 마당에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통제불능의 상태가 벌어질 것을 우려한 것이다.

[데스크리포트 11월] 국민의힘에게 필요한 용기

서울 여의도와 서초동에 폭탄 한 발이 떨어졌다.여의도는 원래 여야가 아웅다웅하는 곳이니 새로운 건 아니다. 서초동에선 검사들이 12·3 내란 사건 이후 침묵을 깨고 연판장을 돌렸다.그렇게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이 다시 무대에 올랐다. 2022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엄청 시끄러웠고, 윤석열 정부에서 더욱 시끄러웠던 사건이다.앞서 1심 법원은 지난달 31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는 8년, 정민용 변호사는 6년, 정영학 회계사는 5년, 남욱 변호사는 4년을 받았다.'대장동 일당'이 모두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되면서 한 고비를 넘긴 것이다. 특히 유동규 전 본부장은 검찰 구형 7년보다 무거운 8년형이 선고됐다.일은 이렇게 마무리되는 줄 알았다. 따로 진행되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장동 재판에 이번

[상속의 모든 것] 부모님과 같이 살던 집을 물려받아 팔 때 주의할 점

부모로부터 주택을 상속받는 일은 많은 가정에서 일어나는 보편적 일이다.하지만 상속받은 주택을 양도할 때 세법상 '보유기간' 계산법을 혼동해 수천만 원의 세금을 추가로 납부하는 안타까운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특히 부모님과 오랜 기간 한 세대에서 함께 거주한 경우 많은 사람이 착각에 빠지기 쉽다.바로 '1세대 1주택 비과세' 요건을 따질 때의 기간 계산법과 고가주택(12억 원 초과) 양도 시 적용되는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의 기간 계산법이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을 간과한다는 점이다. 국세청이 공개한 한 사례를 토대로 이를 살펴본다. 동일 세대 상속의 함정 – 김길동씨(가명) 사례김씨의 사례를 시간 순서대로 자세히 들여다보자.2013년 10월, 김씨의 아버지가 A 주택을 취득했다. 당시만 해도 평범한 주택이었지만 10년 사이 서울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고가주택(12억 원 초과)이 됐다.

[데스크리포트 11월] 테슬라·애플에 죽고 못 사는 이 땅의 청년들에게 고함

올해 3월말 서울 모 테슬라 전시장에 젊은이들 수백 명이 몰려들어 하루 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테슬라가 새로 출시한 전기 SUV '모델Y 주니퍼'를 구경하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섰다. 차 한 번 보는 데 1시간은 족히 기다려야 했지만, 이들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온라인으로만 차를 판매하는 테슬라에 구매 주문이 쇄도했다. 4월에 주문하면 5~6주면 차를 받을 수 있을 것이란 테슬라코리아 직원의 말과는 달리 5~6개월은 기다려야 차를 받을 수 있었다.차를 받기도 어렵다. 날짜를 지정해 경기도 광명시에 위치한 이케아 광명점에 구매자가 직접 찾아가 10만 원을 내야 차를 받을 수 있다. 그래도 지방에서 직접 차를 받으려고 광명까지 오는 걸 마다하지 않는다. 테슬라 전기 세단 모델3를 비롯해 올해 나온 신형 모델Y(주니퍼)까지 최근 테슬라 전기차에서 'BMS_a079' 배터리 오류코드 문제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BMS_a079' 기술 오류는 배터리가 비정상적 고전압 충전으로 최대 충전 레벨을 50%로 제한해버리는 결함이다.1회 충전으로 50km밖에 달리지 못한다는 소비자 불만이 쇄도하고 있다.

[배종찬 빅데이터 분석] 엔비디아 GPU 26만 장의 대박 미래 '피지컬AI'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외교에서 가장 돋보였던 장면 중 하나는 세계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한마디였다.황 CEO는 "26만 장의 블랙웰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인프라를 (한국에) 공급한다"고 했다.정부와 삼성·SK·현대차는 각 5만 장, 네이버는 6만 장을 확보한다. 현재 국내에 있는 고성능 GPU 4만5천 장의 5배 이상이 2030년까지 우선 공급되는 것이다.블랙웰은 엔비디아가 2024년 공개한 최신 아키텍처(설계 구조)다. 블랙웰 GPU에 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3E) 8개를 붙인 AI 가속기가 'B200'이다. B200은 이전 제품인 'H100'보다AI 학습 성능은 3배, 추론 성능은 15배나 향상됐다.미국과 중국 다음으로 GPU를 많이 보유하게 되는 국가가 되는 셈인데 그렇게 되면 'AI수도'를 향한 목표 실현에 한 걸은 더 다가서게 된다.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대규모 엔비디아 칩을 선점하며 한국의 '인공지

[데스크리포트 11월] 이재명 정부가 집값 잡기 위해 주택 공급보다 더 먼저 해야 할 일

주식 시장에서는 종종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심리가 확산한다. 포모는 주가 상승에 남들이 수익을 내는 걸 보면서 나만 돈을 벌지 못할까봐 느끼는 불안감을 의미한다.연초 2500선 언저리에서 움직이던 코스피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3천을 훌쩍 넘어 4천 선을 두드리자 개인투자자들이 순매수로 돌아선 것에도 포모 심리가 일정 부분 작용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증시뿐 아니라 많은 경제 현상이 심리적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 주류 경제학에서는 인간을 합리적 존재로 보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매우 많다.2002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의 행동경제학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경제 활동에서 불합리한 감정이나 인지적 편향 등 심리적 요인에 자주 영향을 받는다.부동산 시장에서도 주식 시장과 비슷한 일이 자주 일어난다. 언론에서 강남을 중심으로 집값 오른다는 뉴스가 넘치다 보니 이대로 있다가는 영원히 내 집을 못사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인 이들이 지금도 많다.더구나 가파른 서울 집값 상승에 이재명 정부에서 내놓은 강력한 수요 억제책인 '10·15 대책'은 주택시장에서도 포모 현상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데스크리포트 11월] 기업들이여, 목숨을 걸고 평판을 지켜라

삼양식품은 1989년 이른바 '우지파동'을 겪었다. 공업용 소기름(牛脂)으로 라면 등을 제조한다는 익명의 투서로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당시 라면업계에서 농심과 점유율 1등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며 경쟁하던 삼양식품은 시장점유율이 급락했다.우지가 경쟁사들이 사용하는 팜유보다 가격도 비싸고 감칠맛도 더 있다고 발표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먹는 음식에 공업용이라는 단어가 매치되는 순간, 불매는 순식간에 번져 나갔다. 직원들은 시중에 깔린 라면들을 수거해야 했으며, 삼양식품은 이후 우지를 쓰지 않고 팜유만 사용했다.뒤늦게 "우지가 인체에 무해하다"는 정부 발표가 있었지만, 한 번 추락한 이미지는 다시 세울 수 없었다. 그리고 8년 뒤, 대법원에서 삼양식품은 최종 무죄판결을 받았다. 당시 '우지파동' 뒤에는 라이벌 기업 '농심'이 정치권과 손을 잡고 꾸민 공작이라는 설이 제기됐지만, 이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흐지부지 묻어졌다.'공작설'은 근거가 상당히 빈약하다. 우지파동 당시 시장점유율 자체는 농심이 삼양라면을 거의 3배 가까이 앞서고 있었다. 더구나 농심은 1982년에 너구리, 1983년에 안성탕면,

80대 배우 유튜버까지 조식 먹으러 온다, 24년차 호텔리어 신간 '디테일리즘' 

당신은 80대의 아침 식사를 어디서 하고 싶은가.'한국 최고령 유튜버'로 새로운 활동을 시작한 배우 선우용여가 매일 호텔 뷔페에서 아침 식사를 한다는 영상이 화제가 되며 호텔 '앰배서더서울풀만'도 화제의 중심에 섰다.앰배서더서울풀만은 어떻게 올해로 81세를 맞은 원로 배우가 매일 아침을 즐기는 호텔로 선택 받았을까.조정욱 앰배서더서울풀만 대표이사는 10일 출간하는 '디테일리즘-프리미엄 호텔은 어떻게 고객을 만족시키는가'(이하 디테일리즘)에서 디테일을 비결로 들었다.조 대표는 자신의 24년 호텔 경영 경력을 바탕으로 '호텔리어로 일하며 발견한 호텔 경영의 본질은 '디테일''이라며 '모든 순간이 타협하지 않는 디테일의 연속이었다'고 회고했다.'디테일리즘'은 호텔 경영의 본질로 꼽은 '디테일'을 △철학 △인재와 조직문화 △위기 대응과 관리 △서비스와 제품의 차별화라는 4개의 주제로 나누어 설명한다.조 대표는 변화하는 시대 속 호텔 경영의 철학을 하나의 공식을 통해 설명했다. 그가 정립한 공식은 '로케이션 + 우수한 인력 +

[경영어록의 연금술사들] 아마존 CEO 앤디 제시 'Why 리더십'으로 세상을 바꾸다

제프 베조스가 아마존의 과거였다면, 앤디 제시는 아마존의 현재이며 미래다. 제프 베조스가 '투 피자 팀(Two-Pizza Team)'의 설계자였다면, 앤디 제시는 'Why Company'의 창조자였다. 세계 최대 플랫폼 기업 아마존의 조직 문화와 리더십은 이렇게 진화했다.'제프 베조스의 복심'이라 불리던 앤디 제시(Andy Jassy·57)가 아마존의 두 번째 CEO로 공식 취임한 건 2021년 7월5일. 아마존의 창립기념일(7월5일)에 맞춘 의미 있는 날이었다.그렇지만 회사 내부와 세간의 시선엔 늘 의문이 따랐다. '베조스의 그림자를 벗어날 수 있을까?', '창업자의 카리스마 없이도 아마존이 같은 속도로 나아갈 수 있을까?'라는

[당신과 나의 마음] 상실과 애도를 연습하는 계절, 가을

9월이 되어도 한낮에 에어컨을 켜면서 언제쯤 여름옷을 정리해서 넣을 수 있을까 고민하던 것이 무색하게, 추운 날씨가 갑자기 우리 앞에 나타났다.그렇게 얼떨결에 10월이 갔다. 급하게 코트를 주섬주섬 꺼내어 입으며 길을 걸다보니 발밑에서는 어느 새 낙엽이 뒹굴고 있다.계절은 연속적이면서도 대단히 비연속적이다. 조금 철지난 표현을 빌면, '깜빡이도 없이' 그렇게 가을이 또 왔다.아주 어릴 때는 '가을을 탄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잘 이해하지 못했다.가을을 쓸쓸함과 사색의 계절이라는 식으로 묘사하는 글을 볼 때는 그저 진부하고 게으른 표현일지 모른다고 생각했다.그때의 나는 계절이 사람의 마음에 실제로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그 미세한 감정 변화가 얼마나 자연스러운 현상인지를 아직 알지 못했다.사실 '가을을 탄다'는 꽤 과학적인 표현이다. 가을에는 햇빛이 줄고 낮이 짧아진다. 그에 따라 세로토닌 분비가 감소하고,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이 증가한다.

[주변의 법률산책] 건설현장 하청업체 직원이 사망하면 중대재해로 처벌될까

김낙수(가명) 씨는 건설회사 대표다. 건설 현장에서 사고가 나지 않도록 항상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예산을 투입해서 적극적으로 관리해왔다.그런데 현장에서 하청업체 직원이 작업 도중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즉시 작업중단 후 응급조치를 했지만 이미 늦었다.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어 경영책임자는 관계 있는 근로자가 사망한 경우에도 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 근로감독관이 다녀갔는데 이런 사망사고는 처음이라 어찌 해야할지 고민이 많다.대통령이 직접 방송에 나와서 중대재해를 근절하겠다고 공언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 더욱 큰 혼란과 공포를 느끼고 있다. 그렇다면 김낙수 씨는 무엇을 해야할까.먼저 변호사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사고마다 원인과 대응책이 달라질 수 있어서 변호사에게 조언을 구하고 직접 챙겨야 한다.다음으로 사고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사고 현장 CCTV가 존재하는지, 목격자의 진술은 어떤지(가급적 녹음해둘 필요가 있다), 사고 당시 작업계획서가 작성되었는지, 작업계획에 따라서 업무가 수행되었는지, 작업지휘자나 감독자가 업무를 제대로 수행

[컨설팅리포트] 2026년 주총은 '독립이사' 시대의 개막

2026년 주주총회 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 7월 개정된 상법의 본격 시행으로 이사회 구성•운영은 물론 기업 지배구조의 전면 조정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가장 중요한 변화는 '사외이사'가 '독립이사'로 이름이 바뀌고 이사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이 크게 강화됐다는 점이다.독립이사 비율은 이사 총수의 4분의 1에서 3분의 1로 상향 조정됐고 대규모 상장사는 감사위원 최소 2명을 별도로 선출해야 한다. 여기에 전자 주주총회도 도입해야 해서 기업들의 제도적•기술적 준비가 시급하다.상법 개정 외에도 노란봉투법 시행과 중대재해처벌법 강화,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는 기업 경영 전반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이사회는 이제 단순한 감독기구를 넘어 '리스크 통합관리 기관'으로서 재무와 법률, ESG, 리스크 관리를 관장해야 한다. 이에 따라 융합형 독립이사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다.최근 커리어케어를 비롯해 헤드헌팅 회사에 들어오는 기업의 사외이사 추천 요청에서는 융합형 독립이사를 바라보는 기업들의 변화된 시각이 잘 담겨 있다.첫째, 독립이사 인재상이 크게 달라졌다. 기업들은 이제 디지털과 에너지 전환, AI와 데이터 인프라

[CINE 레시피] '굿 뉴스', 냉전시대의 희비극 담아낸 한 편의 우화

변성현 감독의 신작 '굿 뉴스(2025)'를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올린 영화는 '닥터 스트레인지러브'(스탠리 큐브릭, 1964)'였다.냉전시대 미국과 소련 사이의 핵전쟁이 벌어질 일촉즉발 위기 상황을 희화화한 기발한 블랙 코미디로 지금도 시네필에게 회자되는 작품이다.이와 비슷하게 '굿 뉴스'도 냉전시대의 절정인 1970년을 배경으로 한국, 일본, 북한, 미국, 소련의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희비극을 그리고 있다.1950년대 이후 한국 대중매체는 다양한 분단 서사를 다루어왔다. 6. 25, 이산가족, 스파이, DMZ 등 분단 서사의 소재와 주제는 시대에 따라 변화와 변주가 거듭됐다.'굿 뉴스'는 1970년 북한에 의해 납북되었던 한국 민항기 탑승객이 김포공항으로 귀환하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시작된다.실제 있었던 1971년 대한항공 비행기 납북 미수 사건에서 착안한 것으로 보인다.이 사건은 '하이재킹(김성한, 2024)'에서 생생하게 다루어지기도 했다. 시작은 한국 민항기 하이재킹이지만 '굿 뉴스'가 본격적으로 풀어낼 이야기는

남도현 에임드바이오 이사회 의장 겸 CTO Who Is?

남도현 에임드바이오 이사회 의장 겸 CTO

신경외과 전문의 출신 오너경영인, 베링거인겔하임과 1.4조 규모 기술이전 성사 [2025년]

이수진 압타바이오 대표이사 Who Is?

이수진 압타바이오 대표이사

JW중외제약 출신 25년 신약개발 경력, 신사업 통한 외형성장 도모 [2025년]

장두현 휴젤 대표집행임원 Who Is?

장두현 휴젤 대표집행임원

미래가치 제고·글로벌 성장 이끌 적임자, 매각설·투자자 회수 우려 등 불확실성 제거해야 [2025년]

최윤호 삼성전자 사업지원실 전략팀장 사장 Who Is?

최윤호 삼성전자 사업지원실 전략팀장 사장

삼성 미래전략실 출신 재무전문가, 신성장 포트폴리오 수립·리스크 대응전략 등 특명 [202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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