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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장기 표류 보험사 '새 둥지' 마무리 국면, 파는 곳은 '자본부담 완화' 사는 곳은 '사업 확장' 윈윈

김지영 기자 lilie@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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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롯데손해보험이 사실상 신한금융그룹에 안기면서 금융권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장기간 표류하던 보험사들의 ‘주인 찾기’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시장에서는 올해 보험사들의 경영 여건이 뚜렷하게 개선된 것은 아니지만 제도 변화에 따른 기존 대주주의 자본확충 부담 확대와 금융그룹의 보험업 확장 수요가 맞물리면서 거래가 진전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매각 장기 표류 보험사 '새 둥지' 마무리 국면, 파는 곳은 '자본부담 완화' 사는 곳은 '사업 확장' 윈윈
▲ 롯데손해보험이 신한금융지주와 매각 계약을 맺으며 KDB생명 등 M&A 시장 보험사 매물이 잇따라 ‘주인 찾기’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롯데손해보험, KDB생명>

14일 보험업계에서는 롯데손해보험(롯데손보)과 예별손해보험(예별손보), KDB생명 등 인수합병 시장에서 장기간 매물로 남아 있던 보험사들이 잇따라 인수자를 찾은 점에 주목한다.

이들은 국내 보험업계에서 오랜 기간 새 주인을 찾지 못한 장기 매물로 평가됐는데 올해 들어 모두 새 주인을 찾은 것이다.

신한금융은 13일 롯데손보 지분 77.04%를 6933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OK금융그룹도 10월 예금보험공사와 예별손보 인수 계약을 맺었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8월 KDB생명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매도자 입장에서는 기존 투자금 회수와 추가 자본투입 부담을 덜 필요성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 대주주는 매각이 지연될수록 자본확충이나 부실보험사 정리 관련 부담이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거래를 조속히 마무리할 필요가 있었다.

특히 2027년부터는 보험사를 대상으로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K-ICS) 규제가 도입된다. 이 제도 시행에 따라 후순위채 등 보완자본에 의존한 건전성 관리에 한계가 커지고 유상증자 등을 통한 양질의 자본 확보 필요성이 높아졌다.

롯데손보는 자본적정성 취약으로 금융위원회로부터 적기시정조치를 받아 현재 경영개선계획을 실행하고 있다.

대주주인 사모펀드 JKL파트너스의 펀드 만기도 다가오면서 매각을 서둘러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매각가격도 지분 100% 기준 약 9천억 원대로 앞서 시장에서 거론되던 1조 원대보다 낮아졌다.

KDB생명은 2분기 말 기준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이 마이너스로 다음 해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되는 기본자본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자본확충 부담이 큰 상황이다.

예별손보는 예금보험공사가 부실 금융사였던 MG손해보험 정리를 위해 설립한 가교보험사인 만큼 예금보험공사로서는 빠른 매각이 필요했다.

인수자들은 기존 금융사업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새로운 수익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보험사 인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 일부 금융그룹은 주력 사업의 실적 개선으로 투자 여력이 확대됐고, 그룹 내 자금 재배분도 이뤄지면서 보험업 진출을 추진할 여건이 마련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1조9150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고 이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이 1조7311억 원을 기록했다. 증권업 호황에 따른 이익창출력을 바탕으로 KDB생명 인수를 추진하며 증권·자산운용 중심의 사업구조를 보험업으로 다각화하는 셈이다.

OK금융그룹 주력 계열사인 OK저축은행은 올해 상반기 유가증권 처분이익 등에 힘입어 2291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5월에는 모회사 OK홀딩스대부에 4천억 원을 배당하는 등 그룹 차원의 자금 재배분도 이뤄졌다. OK금융그룹은 예별손보에 3년 동안 4천억 원을 출자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도 견조한 이익창출력과 자본 여력을 바탕으로 롯데손보 인수에 나섰다. 기존 신한EZ손보에 롯데손보의 고객 약 334만 명과 장기보험 영업 기반을 더해 손해보험사업 규모를 확대하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매각 장기 표류 보험사 '새 둥지' 마무리 국면, 파는 곳은 '자본부담 완화' 사는 곳은 '사업 확장' 윈윈
▲  예금보험공사는 최근 OK금융과 예별손해보험 주식매매 계약을 맺었다. 예별손해보험은 MG손해보험 가교보험사로 설립됐다. <예별손해보험 홈페이지 갈무리>

보험업계에서는 이처럼 기존 대주주들의 자본확충 부담과 금융그룹들의 사업 확대 수요가 맞물린 데다 일부 인수자의 재무적 여건도 뒷받침되면서 장기간 지연됐던 보험사 M&A가 올해 들어 진전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에 “보험사들의 기본자본 관리 어려움 등이 보험사 수요가 있던 인수 희망자들과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보험사 인수 의사가 있던 금융그룹들이 올해 수익성을 높이며 보험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여력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장기간 매물로 남아 있던 보험사들의 자본건전성 문제가 해소된 것은 아닌 만큼 인수 이후에도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기존 대주주가 부담하던 자본확충 과제를 새로운 인수자가 떠안게 되는 만큼 보험사 정상화가 중요한 과제로 남을 수밖에 없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신한금융이 추산한 롯데손보 인수 관련 총비용 약 1조2천억 원을 놓고 인수합병과 실적 정상화 등에 필요한 추가 비용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총비용이 최대 1조5천억~2조 원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기업평가는 13일 보고서에서 롯데손해보험의 신한금융 편입에 따른 계열 지원 가능성과 자본적정성 개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사업적 및 재무적 시너지 발현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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