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과제로는 추가 자본부담 우려 해소가 꼽힌다. 진 회장은 롯데손보 재무체력 개선을 이끌어내 신한금융이 롯데손보 정상화에 예상보다 많은 비용을 지출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잠재워야 한다.
| ▲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롯데손해보험 인수 관련 자본 부담 우려를 해소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신한금융그룹> |
신한금융이 롯데손보의 완전자회사화 이후 신한EZ손해보험과 통합 계획을 세워둔 만큼 개인주주와 주식 가치평가 눈높이를 맞추는 일도 중요하다. 롯데손보가 상장사인 만큼 시장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는 인수가를 제시할 경우 소액주주의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
14일 증권가 보고서를 종합하면 신한금융이 롯데손보 인수 뒤 경영 정상화에 투입할 자본 규모를 적정하게 산출한 것인지 의구심이 일고 있다.
장영임 SK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롯데손보의 기본자본비율 요건을 맞추기 위한) 신한금융의 계획은 실현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며 ”큰 규모는 아니더라도 2035년까지 최소 한 차례 추가 증자가 필요한 상황이 올 것“이라고 바라봤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신한금융은 롯데손보 인수에 드는 총 비용을 약 1조2천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며 “그러나 인수·합병 관련 비용, 실적 정상화를 위한 투자 비용과 소요 시간 등을 고려하면 실질적 총 비용은 보수적으로 1조5천억 원에서 2조 원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주주가지 훼손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점과 별개로 ‘이번 인수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최선의 선택인가’라는 의문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설용진 iM증권 연구원 역시 이날 “신한금융은 롯데손보의 이익을 유보해 2035년까지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K-ICS) 요건을 충족하겠다고 언급했지만 불확실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며 “현재 높은 금리로 자본부담이 낮아진 점을 감안하면 향후 필요 자본량이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13일 롯데손보 지분 77.04%를 약 6933억 원에 사들이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환산하면 롯데손보 지분 100%의 가치는 약 9천억 원으로 평가된다.
문제는 롯데손보가 자본건전성 개선을 위해 상당한 비용이 투입돼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주요 건전성 지표인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이 금융당국 규제 기준 권고 수준 50%에 못 미치는 것은 물론 마이너스 수준이기 때문이다. 2분기 말 기준 롯데손보의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은 –5.4%(예외모형 기준)다.
기본자본은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을 구할 때 쓰이는 자본 값으로 회계상 자기자본과 다르다. 손실 흡수력이 좋고 질적으로 우수한 보통주자본금, 이익잉여금 등이 포함되며 후순위채권이나 신종자본증권 등 보완자본은 제외된다.
더군다나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실질적 손실흡수능력을 높이기 위해 기본자본 중심의 자본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2027년부터는 보험사가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을 50% 이상으로 유지하게끔 하는 가이드라인이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단계적 이행을 통해 2035년까지 50%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신한금융은 롯데손보 인수 비용 약 9천억 원 이외 자본 확충에 약 3천억 원을 투입하면 금융당국의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 규제 수준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손보의 자본금 무상감자로 4600억 원의 기본자본을 확보하고 신한EZ손해보험에 투자하려 했던 3천억 원을 롯데손보 유상증자에 사용한 뒤 2035년까지 자본을 축적하면 기본자본비율 50% 달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신한금융이 예상한 투입 비용보다 적게는 몇 백억 원 수준에서 많게는 8천억 원에 가까운 금액이 더 필요할 수 있다고 바라본다.
롯데손보 인수 비용 문제는 신한금융의 밸류업 정책과 맞물린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장정훈 신한금융 재무부문 부사장(CFO)은 7월23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인수합병과 관련해 “신한금융은 밸류업 2.0 계획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인수합병을 하겠다는 입장”이라며 “보통주자본(CET1)비율 여력 안에서 ROE 개선 자신감이 있을 때 인수합병 등 거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진옥동 회장으로서는 계획한 비용 안에서 롯데손보 정상화를 이끌어내야 하는 과제가 무거운 셈이다.
추가 자본 부담 가능성은 신한금융 주가 부담으로도 작용하는 모양새다. 이날 신한금융 주식은 9만5천 원으로 정규거래를 마쳤다. 전날보다 4.71% 떨어지면서 4대 금융 가운데 가장 크게 내렸다.
진 회장이 이번 롯데손보 인수 과정에서 풀어야 할 문제는 또 있다.
신한금융은 롯데손보를 신한EZ손보와 통합할 계획을 세웠는데 이를 위한 사전작업으로 롯데손보 지분 100% 인수를 추진한다.
2026년 상반기 말 기준 롯데손해보험 2대 주주는 호텔롯데로 지분 5.02%를 들고 있다. 이외 우리사주조합이 1.46%, 소액주주가 15.90% 등을 보유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잔여 지분 매입을 위해 시장에 가격을 제시하고 지분을 매입하는 공개매수 또는 포괄적 주식교환 등을 선택할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소액주주 지분 매입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 ▲ 신한금융지주는 롯데손해보험 잔여 지분을 인수해 완전자회사로 편입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비즈니스포스트> |
관건은 롯데손보 주식의 가치평가다.
신한금융과 소액주주들의 눈높이가 맞지 않으면 롯데손보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한다는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신한금융은 이번에 롯데손보 지분 77.04%를 매입하면서 주당 가치를 약 2900원으로 평가했다. 경영권 프리미엄이 포함된 금액이라는 점에서 소액주주들의 지분 가치평가는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이날 롯데손보 주식은 26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실제로 최근 우리금융지주가 동양생명 소액주주 지분을 인수하는 과정에서도 주식 가치평가 문제로 일정이 지연됐다.
애초 우리금융은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을 진행하면서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으로 1주당 8505원을 제시했다. 그러나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있었고 금융감독원도 이 과정에 제동을 걸었다. 우리금융은 결국 기존보다 10% 높인 1주당 9356원 가격에 지분을 확보했다. 조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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