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통 3사가 11월 5G SA 상용화를 준비하는 가운데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 기반의 10만원 대 후반의 고가 요금제 출시 타당성을 놓고 과기정통부와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챗GPT 생성 이미지> |
5G SA와 네트워크 슬라이싱은 통신사에는 정체된 이동통신 사업의 새 수익원이 될 수 있지만, 소비자에게는 또 다른 가계통신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통신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는 올해 11월을 목표로 5G SA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정부와 이동통신업계는 앞서 민관 협의를 통해 연내 SA 상용화를 추진하기로 방향을 잡았고, 최근 목표 시점이 11월로 구체화되는 분위기다.
KT는 SA 시장 주도권 확보에 상대적으로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미 SA 기반망 구축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박윤영 KT 사장이 통신 본업 경쟁력 강화를 강조하고 있어 SA와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네트워크 기술력을 부각할 기회로 활용할 여지가 있다.
5G SA는 현재 국내 주로 쓰이는 비단독모드(NSA)와 달리 무선 접속망뿐 아니라 코어망까지 모두 5G로 구성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초저지연과 네트워크 슬라이싱 등 초고속 데이터 전송이라는 5G 본연의 기능을 본격 활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네트워크 슬라이싱은 하나의 물리적 통신망을 여러 가상망으로 나눠 용도에 따라 서로 다른 품질을 제공하는 기술이다. 이용자가 몰리는 상황에서도 소방관이나 안전요원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통신 품질을 보장할 수 있고, 스마트팩토리와 자율주행 등 초고속 데이터 처리가 필요한 첨단산업 분야에도 널리 활용될 수 있다.
이통 3사는 이를 기업간거래(B2B)와 기업·정부간거래(B2G)를 넘어 일반 소비자 대상 프리미엄 서비스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현재 5G 최고가 요금제보다 더 비싼 월 15만~20만 원 안팎의 상위 요금제 출시 가능성이 거론된다.
추가 요금을 내는 가입자에게 통신망 혼잡 상황에서도 일정 수준의 고속 통신과 품질을 우선 보장하는 방식이다.
5G SA는 이동통신 가입자 증가가 정체된 상황에서 통신사로서는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에 “이동통신 3사는 5G SA 상용화를 공식 선언한 뒤 네트워크 슬라이싱 서비스를 추가로 내놓으며, 기존 5G 요금제 상단에 15만~20만 원대의 고가 요금제를 얹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추가 매출 기회를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네트워크 슬라이싱 고가 요금제를 출시하려면 규제 문제를 풀어야 한다.
현행 제도가 네트워크 슬라이싱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 과기정통부의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은 특정 용도에 한정해 별도 네트워크 자원이나 트래픽 관리기술로 일정 품질을 보장하는 특수서비스를 허용하고 있다.
쟁점은 이를 일반 소비자 대상 고가 요금제로 확대할 때다. 추가 요금을 낸 이용자에게 다른 가입자보다 우선적 품질을 보장할 경우 합법적 트래픽을 불합리하게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망 중립성' 원칙과 충돌하는지를 놓고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요금 수준과 이용조건도 쟁점이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일정 규모 이상의 기간통신사업자는 요금과 이용조건을 과기정통부에 신고해야 하며, 특정 이용자를 부당하게 차별하거나 이용자 이익을 크게 해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슬라이싱 고가 요금제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과기정통부가 통신사들에게 별도 5G SA 요금제 도입의 명분과 근거를 요구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특히 월 15만~20만 원 수준의 고가 요금제가 실제 출시된다면 기존 상품보다 높은 비용을 부담하는 만큼, 차별화된 품질과 효용성을 제공하는지가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가계통신비 부담도 변수다. 정부가 통신비 부담 완화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기존 최고가 요금제보다 비싼 상품이 등장하면, 5G 고도화를 이유로 통신비를 다시 높인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통신사로서는 네트워크 슬라이싱이 단순히 돈을 더 내면 더 빠른 통신을 쓰는 서비스가 아니라, 기존 5G와 구별되는 가치를 제공한다는 점을 입증해야 하는 셈이다.
소비자단체에서도 5G SA 전환을 이유로 별도 고가 요금제를 내놓는 것이 기존 5G 요금체계와 맞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팀장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2019년 5G 인가 당시부터 SA 방식 네트워크 구축 계획이 포함돼 있었던 만큼, SA 투자비를 이유로 다시 고가 요금제를 내놓는 것이 당시 인가 취지와 맞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고가 요금제에 지원금이나 마케팅을 집중하면 소비자들이 필요 이상으로 비싼 요금제를 선택하도록 유도될 수 있다”며 “과기정통부가 이를 제대로 관리·감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승리 기자·김재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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