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국정감사가 10월 초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AI 3강' 도약을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 등을 명분으로 여러 거대 사업 프로젝트가 속도감 있게 추진돼온만큼, 중간 점검을 통해 가래로 막아야 할 수도 있는 사태를 호미로 미리 막는 기회로 삼아지길 기대한다. <연합뉴스> |
해마다 추석 명절 뒤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올 때쯤 국감이 시작되는데, 올해는 각 상임위원회별로 10월 초쯤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2028년 4월12일 치러지는 제23대 국회의원 선거(이하 2028 총선)까지는 전국 단위 선거가 없는만큼, 차분하게 '정책 국감' 형태로 진행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무엇보다 이재명 정부 들어 국가 발전과 신성장동력 발굴 등을 명분으로 가열차게 추진돼온 프로젝트 형태 사업들에 대한 중간점검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 선거로 뽑힌 국민의 대표이자 헌법기관 지위를 가진 국회의원들이 국민을 대표해 국정을 감사하고 견제하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셈이다.
특히 야당 의원들의 능력 발휘가 기대된다.
물론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1심 판결이 대법원 결정까지 유지될 경우, 내년에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있을 수는 있다. 앞서 오 시장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 재판에서 벌금 1200만 원과 추징금 2100만 원을 선고받았다. 공직선거법 및 정치자금법상 선출직 공직자가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확정받으면 직이 상실된다.
하지만 서울시장에 도전장을 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튀어야' 하는 경우가 아니면, 괜히 부화뇌동하다 국감을 통해 '마일리지'를 쌓는 기회를 놓치는 실수를 자초할 필요는 없다. 국회의원들의 이번 국감 활약 내역은 2028 총선 공천 때 의원직 수행 능력을 평가받는 자료로 쓰일 수 있다.
통신·IT 분야를 담당하는 기자로서, 특별히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이하 독파모) 사업, 모두의 AI 등 이재명 정부의 핵심 프로젝트 추진을 총괄하는 부처 등을 피감기관으로 둔 국회 과학기술방송미디어정보통신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의 활약을 기대한다. 통신망·플랫폼 해킹과 개인정보 유출 조사·제재 업무를 총괄하는 부처를 피감기관으로 둔 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도 마찬가지다.
이재명 정부 출범(2025년 6월) 이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뒤 'AI 3강' 등 국가 도약과 신성장동력 확보 등을 명분으로 많은 신사업과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그만큼 국감을 통해 중간 점검을 해야 할 사안들이 많다고 볼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서 출발한 독파모 사업자 선정과 모두의 AI 사업자 선정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내년 출범하는 미래대응기금의 '쌈짓돈' 논란도 짚어야 한다. 지난해 이후 갈수록 대형화하며 줄줄이 터지고 있는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근본 원인과 대책도 살펴야 한다.
이재명 정부가 총괄했으니, 야당 의원들이 능력을 발휘해줘야 한다. 야당 의원들이 이번 국감에서 이재명 정부를 상대로 정책 국감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면, '윤석열 어게인'과 '12.3 내란 부역' 지적을 받는 '우익 정당' 소속으로 정쟁을 일삼는 짓에만 몰두한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진다.
독파모의 경우 2차 평가 결과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이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하고, 급기야 탈락 업체(모티프테크놀로지) 대표가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하며, 재심의를 요구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철저한 중간 점검 명분이 충분히 생긴 셈이다.
이 업체는 항목별 배점 상황에도 이의를 제기했다. 몽니를 부리는 게 아니라면, 독파모 사업자 선정 목적과 평가 틀 등을 공유하고 결과에 승복하는 절차 등에 합의하는 과정도 없이 공모와 경쟁 평가 작업이 진행된 거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업계 전문가들과 탈락 당사자의 요구에 밀려 평가 점수를 찔끔찔끔 추가로 공개하면서 의문을 키웠다.
국감에서 왜 이렇게 됐는지, 당시 탈락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며 재심을 요구한 업체 대표를 불러 확인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평가 결과와 심사 과정에 대한 자료를 요청해 허점이 있으면 과기정통부 국감에서 따져야 한다. 나아가 1차 평가 과정도 살필 필요가 있다.
독파모와 관련해선, 1차 평가로 2차 평가 대상을 3개 업체로 좁혀놓고 왜 추가 공모를 통해 다시 4개로 늘렸는지도 점검 대상이다. 당시 '누구에게 추가 기회를 주려고?'라는 뒷말이 나오기도 했다.
오디션 방식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패자 부활전' 차원이라는 설명도 있었지만, 1차 평가서 탈락한 업체들은 한결같이 '참여할 뜻이 없다'고 선을 긋는 모습이 역력했다.
필요하면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책임자와 청와대 AI수석도 불러야 한다. 마침 하정우 초대 AI수석이 국회의원 선거에 나섰다가 낙선한 뒤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됐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하 부위원장은 독파모 및 모두의 AI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선 '알파부터 오메가까지' 속속들이 알고 있다.
| ▲ 이재명 정부의 '독파모'와 '모두의 AI' 사업자 선정 프로젝트 등은 개인휴대사업자(PCS)와 전자정부 추진 못지 않게 재계를 몸달게 하고, 참여 여부에 따라 향후 운명이 달라질 수 있다는 강박감을 갖게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AI 인프라 구축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챗GPT 생성 이미지> |
모두의 AI 사업자로는 KT·SK텔레콤·카카오가 선정됐다. 보안 AI 사업자로는 네이버가 꼽혔다. 독파모 2차 평가에선 SK텔레콤·업스테이지·LG AI연구원이 통과해 3차 평가를 앞두고 있다. 내년 초 이 가운데 3차 평가를 통과한 2곳이 최종 사업자로 선정될 예정이다.
업계에선 벌써부터 아무런 감투도 쓰지 못한 LG AI연구원과 업스테이지가 독파모 최종 사업자로 선정될 수 있다는 '공학적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모두의 AI 사업자들은 9월 중 베타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베타 서비스 일정이 국감 뒤로 미뤄졌다. 국감에서 베타 서비스 내용을 갖고 꼬투리를 잡을까봐 미뤘다는 뒷말이 나온다. 이 역시 국감에서 사실 여부부터 확인돼야 한다.
미래대응기금을 쌈짓돈처럼 쓰려고 한다는 논란도 점검돼야 한다.
정부는 162조 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내년에 출범시킬 계획이다. AI 개발 및 이용 대중화에 필요한 최신 그래픽카드용 칩(GPU) 구입과 프론티어 AI 모델 개발 등 '전략적 투자'와 '탄력적 대응'을 명분으로 삼았다.
그런데 아동기본수당 지급, 농어촌 기본소득 확대 등 미래대응기금 취지와 다소 거리가 먼 사업들이 다수 포함되며 쌈짓돈 논란이 일었다.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정부가 편성한 미래대응기금 전체 130개 사업(45조4천억 원 규모) 가운데 39.2%에 달하는 51개 사업이 신규 사업이 아닌 기존 사업 이관이다. 이런 사업은 매해 지출되는 복지 사업 성격이 강해 정부의 미래대응기금 출범 목적 설명과 상충한다.
앞서 청와대 관계자는 언론에 “미래대응기금은 3∼4년의 시계를 갖고 사업을 설정하고 편성해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사업에 쓸 것”이라며 “복지 지출은 한번 설정되면 영속적으로 지출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회계에서 지출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래대응기금이 제대로 쓰여 국가 도약으로 이어지게 하려면, 이번 국감에서 확실히 짚어질 필요가 있다.
지난해부터 SK텔레콤을 시작으로 통신 3사, 쿠팡 등 유통 플랫폼 회사, 신한카드·롯데카드 등 금융회사, 티빙 등 OTT, 예스24, SGI서울보증 등에서 줄줄이 터지고 있는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고도 꼼꼼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개인정보 유출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고, 피해 보상이 시늉에 그치고 있는 원인 등이 따져져야 한다.
필요하면 해당 기업 오너나 CEO들도 증인이나 참고인으로 불러야 한다.
이와 함께 유출된 국민 개인정보를 무력화해 2차 피해로 이어지는 사태도 막아야 한다. 주민등록번호는 물론이고 주민등록번호 기반으로 생성돼 쓰이고 있는 연계정보(CI)도 바꿀 수 있게 해야 한다. 국회가 해야 할 일이다.
사업자들은 '불가'를 주장한다. 이유는 딱 한가지다. 사업자 쪽에서는 불편하고 비용이 더 들어서다. 이를 이유로 가입자들의 개인정보를 건천에 유출시키고도 모른 척 한다.
사실상 모든 국민이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가 됐다는 점에서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들이 철저히 살펴야 한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 겸 쿠팡 모회사 이사회 의장은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기는 커녕 미국 시민권 뒤에 숨어 미국 정치권을 향해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을 괴롭힌다'고 앙살을 부리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개인정보 유출 제재 과징금 산정 결과를 놓고 '고무줄 잣대', '솜방망이 제재', '체신마피아 농간' 등의 논란이 이는 것도 짚어져야 한다. 개인정보 유출 과징금 제재는 재발 방지 구실도 한다는 점에서, 단순히 법정 과징금 상한을 3%에서 10%로 높였다고 하거나 법률 대리 업계(법무법인)의 농간이라고 치부하며 넘어갈 일이 아니다. 김재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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