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코스피 6000선 안착과 역대 최고 수준의 지지율을 등에 업은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공화국 해체’를 향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자본시장 정상화’에서 거둔 성과를 동력 삼아 금융·세제·규제 등 전방위 압박을 통해 부동산 시장의 투기 고리를 끊겠다는 구상이다.
 
'코스피 6000·최고지지율' 이재명 부동산 총력전, 문재인 정부와 다른 점은?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는 세제 측면에서 양도소득세 강화 조치로 부동산 정책의 첫 단추를 꿰며 문재인 정부와 같은 길을 걷고 있다. 다만 정책 환경과 기조에 있어 문재인 정부에 견줘 시장 안정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는 27일 이재명 대통령이 김혜경 여사와 공동명의로 보유한 경기 성남 분당구의 아파트를 매물로 내놨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거주 목적의 1주택 보유자다. 1주택 보유자도 비거주라면 정책적 압력을 넣을 것이라는 강경한 메시지를 낸 것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에 이어 부동산 시장 불안의 한 요인으로 꼽히는 ‘비거주 1주택자’ 관련 대책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이 나온다. 

최근 이 대통령은 취임 후 8개월 동안 거둔 성과를 부동산 시장의 신뢰 회복으로 전이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한때 불가능해 보였던 자본시장의 정상화가 현실이 되고 있는 것처럼 망국적인 부동산 공화국을 해체하는 것 역시도 결코 넘지 못할 벽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최근 코스피는 6000대에 안착한 것으로 보이며,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 지지율은 임기 이래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세제 측면에서 부동산 정책의 첫 단추로 양도소득세 강화를 선택했다. 오는 5월9일 윤석열 정부에서부터 시작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적용 유예조치가 종료되도록 했다. 양도세 중과가 부활하는 것인데, 3주택자의 경우 양도세율이 지방세 포함 최대 82.5%까지 오른다.

문재인 정부 역시 집권 초기인 2017년 8·2 부동산 대책을 통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거래량은 단기적으로 증가했으나 시행 직후 급감했고 매물 잠김 현상과 집값 상승으로 이어졌다. 다주택자 가운데 다수는 양도세 중과에 매도가 아닌 정책이 다시 바뀔 것으로 보고 ‘버티기’를 선택했다.

이 대통령이 최근 잇달아 내놓고 있는 부동산 정책 관련 메시지들은 이 같은 전례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 옛 트위터)에 “이재명 정부는 강력한 금융, 세제, 규제를 통해 5월9일이 지난 후에도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중과를 감수하고 매각하는 것이 이익(버틴 것이 더 손해)인 상황을 만들 것”이라며 “표를 계산하지 않고 일각의 비난과 저항을 감수하기만 하면 세제, 금융, 규제 등 막강한 권한으로 망국적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조치는 얼마든지 있다”고 적었다.

이는 실제 시장 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2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전월보다 16포인트 하락한 108로 2022년 7월 이후 3년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코스피 6000·최고지지율' 이재명 부동산 총력전, 문재인 정부와 다른 점은?

▲ 서울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양도세 강화 조치가 ‘매물 잠금’ 효과를 동반하는 만큼 5월 중과 유예 종료 조치 시행 뒤에는 정부가 보유세 강화 카드를 고려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양도세 강화에 이어 보유세 인상으로 수요를 억제하고자 했으나, 이는 오히려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는 상급지 쏠림이 이어졌다. KB부동산 통계 기준 문재인 정부 아래 서울 아파트값은 62.19% 폭등했다.

다만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처한 거시 경제 환경은 문재인 정부와 확연히 다르다. 

문재인 정부 당시는 세계적 저금리 기조와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유동성 공급으로 시중에 돈이 대거 풀린 시기였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쏠리는 흐름을 정부 정책으로 막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5%로 동결된 상태다. 코로나19 당시 0.5% 초저금리와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무엇보다 이재명 정부는 부동산으로 쏠리던 막대한 유동성을 자본시장으로 끌어들이는 ‘대안’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주식시장이 매력적 투자 대안으로 부상하면서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식히는 ‘안전밸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재명 정부는 임기 후반 들어서 공급 정책으로 선회했던 문재인 정부와 달리 출범 초기부터 공급에도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 수도권 135만 호 공급(9·7 대책), 수도권 유휴부지 등을 활용한 6만 호를 조기 착공(1·29 공급 대책) 등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실제 입주는 2030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여 단기적 수급 불균형 해소가 과제로 남아 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