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증권신고 심사 기간 15일 동안 상품 구조와 핵심 위험에 관련된 부분을 엄정하게 심사해 15일이 됐을 때 수리했다. 졸속 심사를 했다는 부분은 납득하지 못하겠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22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을 대상으로 한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누구의 요청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심사를 서둘렀냐는 박성훈 국민의힘 국회의원 질의에 이렇게 답했다.
국정감사 내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에 대한 책임 공방전이 펼쳐진 가운데 상품 도입 과정 부적절성에 불을 지핀, 이 원장 자신의 발언에 해명한 것이다.
이 원장은 “일반적으로 예비상장심사 뒤 증권신고로 들어오는 데 이 사안(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은 금융감독원에 곧바로 들어와 빨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던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절차상 순서가 달랐을 뿐 부실 심사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앞서 19일 금융감독원 대상 국정감사에서는 상장지수펀드(ETF) 상품 상장 심사에 평균 62일이 걸리는 반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품 심사는 29일 만에 이뤄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시 이 원장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 일정을 맞추기 위해 심사를 빨리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금융감독원이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상장 일정을 무리하게 맞추려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위험성을 충분히 살피지 못한 것 아니냐는 졸속 심사 논란이 제기된 것이다.
이날 국정감사에서 이 원장의 해명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관련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입장 차이 논란을 가라앉히는 대목으로도 읽힌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출시 일정에 맞추기 위해 심사를 서둘렀다는 설명이 상품 도입은 관계기관 간 협의를 거쳐 법적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의 기존 입장과 다르게 해석될 여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앞서 이 위원장은 8일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시기가 애초 계획보다 앞당겨진 것을 두고 조기 출시의 의도를 묻는 질문에 “조기 출시나 후기 출시가 아니라 일정에 따라 진행된 것”이라고 답했다.
실제로 이날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금융감독원이) 금융위원회와 대립이 있었다는 취지의 언론보도도 있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심사 과정에 대한 (이 원장의 발언이) 오해를 낳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이 원장에게 재차 소명의 기회를 주기도 했다.
이에 이 원장은 “정부와 유관기관 사이 협의 끝에 ETF 상품 출시 일정은 잡혀 있는 상태였다”며 “빨리 진행됐다는 부분은 이 사안의 경우 예비상장심사와 증권신고가 병행 진행됐다는 (순서에 대한) 설명이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노동조합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사태를 두고 금융감독원이 금융위원회 산하에 있는 구조가 문제라고 짚어내기도 했다.
금융감독원 노조는 21일 성명서를 내고 “이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의 주범이 1999년 금융감독원 출범 이후 정책에 종속될 수밖에 없도록 개악된 현행 금융감독체계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행 금융감독체계에서는 금융위원회가 금융감독원을 지도·감독하면서 정원·예산을 승인하고 있다”며 “행정부에서 추진하는 금융정책에 부작용과 문제점이 있더라도 예산 등 기관 차원의 불이익을 받을 우려에 소신 있는 의견을 내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 위원장도 관계기관 사이 협의를 강조하면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입장이 다르다는 지적에 사실상 선을 그었다.
박대출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심사를 완료하기 전에 (금융위원회가) 상장일을 발표한 것에 대해 잘못을 시인할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다.
이 위원장은 “관계기관 사이에 법적 절차를 준수해서 했다고 알고 있다”고 답했다.
박대출 의원이 금융위원회가 발표의 주체였던 만큼 책임이 있다고 재차 지적하자 이 위원장은 “관계기관 합동 보도자료였다”고 말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2026년 5월 국내 시장에 처음 출시됐다. 그러나 출시 이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투자자 손실이 커졌고 상품 도입 과정에서 위험성을 충분히 검토했는지를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박성훈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10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상품 출시일인 5월27일부터 8월14일까지 개인투자자 총손실은 6조3130억 원으로 집계됐다. 확정된 매매손실과 평가손실을 합산한 수치다. 조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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