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산별중앙교섭을 마무리했지만 국책은행 등의 지방 이전 가능성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금융위의 세종행까지 확정되면서 긴장감이 돌고 있다.
| ▲ 금융위원회의 세종 이전계획이 발표되면서 금융노조의 발걸음도 분주해지고 있다. 사진은 금융노조가 13일 서울 중구 금융노조 회의실에서 지방이전 저지 투쟁본부 제4차 회의를 진행하는 모습.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
금융노조는 서울을 금융중심지로 키우겠다는 정부 방침과 금융기관 분산이 배치된다고 주장하며 정치권 설득과 집단행동에 다시 힘을 실을 준비를 하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전날 성명을 내고 금융위 세종 이전계획 철회와 국책은행 등 금융기관의 지방이전 논의 중단을 요구했다.
금융노조가 금융위 이전 문제에 직접 반대 목소리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위는 금융노조 산하에 지부가 있는 기관이나 금융사가 아니다. 금융노조는 그동안 국책은행과 농협, 새마을금고 등 소속 지부의 지방이전 저지에 주력해왔다.
금융노조가 금융위 이전과 관련해 목소리를 낸 것은 금융정책 콘트롤타워의 지방 이전이 다른 금융기관의 거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는 전날 제2차 중앙행정기관 이전안을 발표하고 금융위와 금융정보분석원(FIU)을 2027년 하반기 세종으로 옮기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번 발표에서 금융감독원이나 한국산업은행, IBK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의 이전까지 결정된 것은 아니다. 다만 금융위의 이전 시점이 제시되면서 국책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 노조들도 정부의 후속 논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국책은행 노조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지방 이전이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발표되거나 새로 나온 이야기가 없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현재는 금융노조 차원에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노조는 정부의 후속 움직임을 지켜보는 한편 대정부 압박도 강화하고 있다.
산하 금융기관의 지방 이전과 관련해 12일부터 양대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의 국회 앞 천막농성과 1인 시위에 참여한 데 이어 이날부터 청와대 앞에서도 자체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집단행동과 함께 관계부처와 국회를 설득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국책은행과 농협, 새마을금고 등 각 기관의 업무 특성을 바탕으로 서울 잔류 근거를 지부별로 보강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에 금융기관의 이전 대상 제외를 요구하고 국회의원 면담과 관련 법안 대응도 이어간다. 정부가 이전계획을 확정하기 전에 각 기관의 입장을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금융노조는 올해 산별중앙교섭에서도 지방이전 문제를 풀지 못하면서 정부와 정치권을 설득할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금융노조는 9월28일 사용자 측과 산별중앙교섭에 잠정 합의하면서 같은 달 30일 예정했던 2차 총파업을 철회했다. 다만 임금·근로조건에 관한 합의와 달리 지방이전 관련 문구는 합의안에 담지 못했다.
윤석구 금융노조 위원장은 12일 정책담당 간부 회의에서 이 점을 아쉬움으로 꼽으며 “지방이전 저지를 위한 투쟁은 흔들림 없이 계속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 ▲ 금융위의 세종행까지 가시화되면서 금융노조도 다른 금융기관으로 이전 논의가 이어질 가능성에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서 열린 양대노총 공공노동자 총력투쟁 결의대회 모습.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
기관 이전은 조합원의 근무지와 생활 기반에 영향을 미치지만 정부 정책에 따라 추진되는 만큼 노사 교섭만으로 해법을 찾기 어렵다.
금융노조가 사용자 측과 협상을 마친 뒤에도 정부와 정치권을 상대로 대응을 이어가는 배경이다.
금융노조는 정부를 설득하는 과정에서는 금융기관 이전이 직원들의 생활뿐 아니라 금융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을 강조할 계획을 세웠다. 특히 핵심 금융기관을 분산하는 것이 정부의 금융중심지 육성 방침과 맞지 않는다고 주장할 계획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앞서 8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공공기관 지방이전계획 확정 시점으로 10~11월을 언급했다.
금융노조도 정부가 예고한 발표 시기에 맞춰 투쟁을 이어갈 채비를 하고 있다. 13일 투쟁본부 회의에서 현장 투쟁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한 만큼 후속 계획에 국책은행 등이 포함되면 대정부 투쟁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
금융노조는 14일 금융위 세종 이전에 반대하는 성명에서 “정부가 우리의 경고에도 금융위원회 세종 이전을 강행하고 금융기관 지방이전까지 밀어붙인다면 금융노조는 10만 금융노동자의 힘으로 끝까지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전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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