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압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핵심 성장축인 해외 식품사업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돈을 아끼지 않겠다는 기조로 풀이된다.
| ▲ 윤석환 CJ제일제당 대표이사(사진)가 수익성 압박 속에서 비핵심 자산과 한계사업 정리를 추진하는 한편 해외 K푸드 마케팅 투자는 이어가고 있다. |
17일 CJ제일제당의 움직임을 종합하면 회사는 올해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주요 해외시장에서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K푸드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현지 인물과 디지털 콘텐츠를 활용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8월부터 햇반 백미를 알리는 'Sticks To Anything' 캠페인을 시작해 '비비고 스티키 화이트 라이스'로 판매하는 햇반 백미를 현지 음식과 조합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한국계 미국 프로풋볼(NFL) 선수 카일러 머레이와 인플루언서 협업도 진행한다.
일본에서는 3월 '비비고 만두교자' 출시에 맞춰 개그맨 카노 에이코를 앞세운 '만두부장' 캠페인을 진행했다. 카노 에이코가 만두 판매 목표 달성에 도전하는 내용을 디지털 콘텐츠로 제작했다.
오프라인에서는 특히 스포츠 이벤트를 활용해 소비자가 제품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2월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과 5월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 CJ컵' 등에 비비고 부스를 운영했으며 미국 프로축구팀 LAFC와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경기장에서는 비비고 김 시식 행사도 진행했다.
9월에는 미국에서 햇반 백미를 뉴욕 타임스스퀘어와 주요 도심 전광판에 내걸었다.
이 같은 움직임은 CJ제일제당이 전사적으로 비용 효율화와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윤석환 대표는 2월 임직원에게 최고경영자(CEO) 메시지를 통해 '파괴적 변화와 혁신'을 주문하며 사업구조와 재무구조를 원점에서 다시 보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관행적으로 집행해온 예산과 마케팅 비용은 물론 실효성이 떨어지는 투자까지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글로벌전략제품(GSP)을 중심으로 한 K푸드 해외 신영토 확장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는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는 방향도 함께 내놨다.
현재 CJ제일제당의 경영환경은 녹록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2025년 CJ대한통운을 제외한 기준으로 영업이익은 2024년보다 15.2% 줄었고 식품사업 영업이익도 15.3% 감소했다. 올해도 CJ대한통운 제외 기준 영업이익이 1분기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0%, 2분기에는 18.4% 감소하는 등 수익성 압박이 이어졌다.
2분기에는 환율 및 곡물 가격 상승에 따른 외환거래·파생상품 평가손실 등 영업외손실까지 반영되면서 순손실 239억 원을 냈다.
이런 상황에서도 CJ제일제당이 해외 K푸드에 투자를 이어가는 것은 해외 식품사업이 회사의 핵심 성장축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올해 2분기 국내 식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해외 식품 매출은 10.1% 늘었다. 지역별로도 미주 매출이 10%, 유럽이 19%, 아시아·태평양이 21% 증가하는 등 주요 해외 권역에서 성장세가 이어졌다.
CJ제일제당은 7월 사업구조를 전면 재편하면서 라이프스타일식품부문에 '글로벌 K푸드 성장 주도'라는 역할을 부여하기도 했다. 성장성과 수익성이 떨어지는 한계사업은 정리하는 한편 만두와 즉석밥 등 GSP를 앞세운 해외 신영토 확장에는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 ▲ CJ제일제당이 비용 효율화와 재무구조 개선을 병행하면서도 성장성이 높은 해외 식품사업에는 자원을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는 모습이다. 사진은 서울 중구 CJ제일제당 본사. < CJ제일제당 > |
실제 비용 집행에서도 이런 방향을 확인할 수 있다.
CJ제일제당의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광고선전비와 판매촉진비는 약 113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약 1026억 원보다 10.4% 늘었다.
단순 계산으로 연결 기준 광고비 및 판촉비에서 별도 기준을 뺀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 약 882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약 1122억 원으로 약 240억 원 늘었다. 증가율은 약 27.2%다.
이를 해외법인의 광고비와 판촉비 증가액으로 직접 볼 수는 없다. 다만 해외법인을 포함한 연결 범위에서 마케팅 관련 비용 증가세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는 점은 확인할 수 있다.
윤 대표는 투자와 별개로 한계사업과 비핵심 자산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7월 인천3공장과 인천냉동공장, 충남 논산3공장 등 약 2300억 원 규모 부동산 자산을 매각 대상으로 분류해 원매자를 찾기 시작했다. 생산거점을 포함한 자산을 유동화해 현금흐름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사업 포트폴리오 정리에도 나섰다.
CJ제일제당은 7월 전분당 사업의 분할 매각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매각 규모를 약 3천억 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미래 혁신 차원에서 성장성과 수익성이 낮은 한계사업을 정리하는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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