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은 가정용 미용기기 시장에 비교적 일찍 진출했지만 존재감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승환 대표이사 사장은 외부 기술기업과의 협업에 회사의 피부 데이터를 결합하는 전략으로 실적 만회를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 ▲ 아모레퍼시픽은 이달 미용기기 브랜드 '메이크온'을 통해 고주파 미용기기 신제품을 선보인다. 사진은 김승환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 사장이 2026년 9월11일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에서 열린 '2026 인베스터데이'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아모레퍼시픽> |
16일 비즈니스포스트 취재를 종합하면 아모레퍼시픽은 9월 미용기기 브랜드 '메이크온'을 통해 고주파 미용기기 신제품 '써마리프트(Thermalift)'를 선보인다.
써마리프트는 29일 아모레퍼시픽의 온라인 방문판매 플랫폼 '에딧샵'을 통해 먼저 판매된다. 회사는 이후 네이버 브랜드스토어 등 이커머스 채널로 판매처를 확대할 것으로 파악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방문판매원(카운슬러) 대상으로 써마리프트 판매 교육과 발매 행사를 진행하는 등 출시 준비를 마무리하고 있다.
써마리프트는 피부의 탄력 관리를 주력으로 하는 가정용 미용기기다.
제품에는 고주파(RF)와 일렉트로포레이션(EP), 미세전류(MC) 등 세 가지 기술이 적용됐다. 일렉트로포레이션은 전기 자극을 이용해 피부 장벽의 투과성을 일시적으로 높이고 화장품 성분의 전달을 돕는 기술을 말한다.
써마리프트는 이들 기술을 활용해 △퍼밍 △써마 △글로우 △컨투어 등 모두 4가지 관리 모드를 제공한다.
고주파를 활용하는 퍼밍 모드는 피부 안쪽의 탄력을, 써마 모드는 피부 표면의 탄력과 피부결을 관리하도록 설계됐다. 두 모드에는 서로 다른 주파수의 고주파가 적용된다.
글로우 모드는 일렉트로포레이션을 활용해 화장품 성분의 흡수를 돕고 컨투어 모드는 미세전류로 얼굴 근육을 자극해 윤곽 관리를 돕는 기능으로 파악된다.
회사가 기존에 내놓은 미용기기가 일상적 피부 관리에 집중했다면 신제품에는 전문 시술에 활용되는 '고주파 기술'이 더해진 것이 특징이다. 최근 가정용 미용기기 시장에서 소비자의 관심이 화장품 흡수 등 기초 관리에서 탄력·윤곽 관리로 넓어지는 흐름에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써마리프트는 2018년 출시한 '써모웨이브 아이리프트'를 개선한 제품"이라며 "기존 제품이 눈가와 팔자주름 등 일부 부위의 탄력 관리에 집중했다면 신제품은 고주파 기능을 강화해 관리 범위를 얼굴 전체로 넓혔다"고 설명했다.
써마리프트는 아모레퍼시픽이 외부 기술기업과 협력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출시된 제품이다.
아모레퍼시픽은 2024년 10월 자회사 '퍼시픽테크'를 통해 미용기기 전문기업 '지파워'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당시 협약에는 지파워의 피부 진단 기술을 활용해 맞춤형 스킨케어 기능을 갖춘 미용기기 개발을 추진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실제로 지파워는 써마리프트 개발에도 참여했다.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써마리프트는 지파워와 아모레퍼시픽 연구소 등이 수년 동안 공동으로 연구·개발한 제품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3월에도 고주파 의료기기 전문기업 '비올메디컬'과도 뷰티·의료기기 공동사업을 위한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비올메디컬은 미세침을 이용한 고주파 기술을 기반으로 병원용 미용의료기기를 개발해온 기업이다.
비올메디컬과의 협력에는 자금 투자도 뒤따랐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1분기 VIG파트너스가 비올메디컬을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브이아이지비엔나사모투자합자회사’에 800억 원을 출자했다. 2026년 상반기 기준 아모레퍼시픽은 해당 회사의 지분 49.5%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비올메디컬은 이번 써마리프트 개발에는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비올메디컬과는 아직 제품 개발을 두고 계획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 ▲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미용기기 사업에서 외부 기술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로 고주파 미용기기 신제품 '써마리프트'의 제품 개발에도 2024년부터 협력해온 '지파워'가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진은 '써마리프트'의 예상 이미지. <아모레퍼시픽> |
김승환 사장은 써마리프트를 통해 아모레퍼시픽의 미용기기 제품군을 보강하고 한동안 정체됐던 사업 확대에 다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은 2014년 미용기기 브랜드 '메이크온'을 출범시키며 가정용 미용기기 시장에 비교적 일찍 뛰어들었다. LG생활건강이 2013년 자체 브랜드 '튠에이지'를 선보였으며 에이피알이 '메디큐브 에이지알'을 출시한 것은 2021년이다.
아모레퍼시픽은 2018년 고주파와 빛을 활용해 눈가와 팔자주름 등의 탄력을 관리하는 '써모웨이브 아이리프트’를 선보였다. 하지만 이후 신제품 출시가 뜸해지면서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
그사이 시장에서는 고주파와 초음파 등 피부과 시술에 활용되는 기술을 적용한 가정용 제품이 성장을 주도했다. 대표적으로 에이피알이 '메디큐브 에이지알'을 통해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시장을 선점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모레퍼시픽은 2023년 7월 자회사 '퍼시픽테크'를 설립하면서 관련 사업을 다시 정비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퍼시픽테크는 외부 기술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며 아모레퍼시픽의 미용기기 개발 역량을 보강하고 있다.
실제로 2025년부터 메이크온의 신제품 출시도 다시 활발해졌다.
아모레퍼시픽은 2025년 3월 '스킨 라이트 테라피 3S를, 같은 해 4월에는 '젬 소노 테라피 릴리프'를, 11월에는 '온페이스 LED 마스크'를 잇따라 내놨다. 여기에 써마리프트를 추가하면서 얼굴 전체의 탄력 관리를 겨냥한 고주파 제품군까지 다시 확보했다.
다만 김 사장이 제품군 재정비를 실제 시장 점유율 확대로 연결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고주파 제품 하나를 추가한 것만으로 시장 선도업체와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에이피알을 비롯한 경쟁사들은 이미 기능과 가격대가 다른 여러 제품을 갖추고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국내에서 확보한 인지도를 바탕으로 해외 유통망도 확대하면서 시장 선점 효과를 키우고 있다.
이에 김 사장은 아모레퍼시픽이 보유한 화장품과 피부 연구 역량, 피부·기기 사용 데이터를 미용기기와 유기적으로 연결해 차별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써마리프트에는 메이크온 브랜드의 강점으로 꼽히는 피부 상태를 측정하고 맞춤형 관리를 추천하는 기능이 적용됐다.
아모레퍼시픽은 메이크온 미용기기와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연동해 이용자가 피부 상태와 기기 사용에 따른 변화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써마리프트 역시 추후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맞춤형 관리 기능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기 사용 데이터를 바탕으로 소비자에게 적합한 관리 방식과 화장품을 추천하고 구매로 연결한다면 일회성 기기 판매를 넘어 반복적인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
써마리프트를 온라인 방문판매 플랫폼 ‘에딧샵’에서 먼저 판매하는 것도 이러한 연계 전략을 구현하는 데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판매원이 소비자의 피부 고민에 맞춰 기기 사용법을 설명하고 함께 사용할 화장품을 추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메이크온은 아모레퍼시픽 제품과의 시너지를 확대하고 인공지능을 활용하기 위한 데이터 기반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전 선보인 '온페이스 LED 마스크' 역시 논문 게재를 통해 기술의 신뢰성과 과학성을 지속해서 검증하고 있어 향후 신제품도 같은 방향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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