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2026년 7월3일 경남 진주시 경상대학교 체육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화에어로, 미국 자주포 현대화 사업 시제업체 ‘단독’ 선정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K9 자주포로 한국 방산업계 사상 미국 완제품 무기 수출에 첫 테이프를 끊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미국 자회사인 한화디펜스USA는 2026년 8월 미 육군과 K9 차륜형 자주포(K9MH) 시제품 6문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시제품 공급 계약 규모는 1억30만 달러(약 1417억 원)다. 시제품 개발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후속 물량으로 최대 12문의 추가 납품 계약이 2028년 추진된다.
미 육군은 이후 최대 4년 동안 미 육군의 작전운용개념에 맞는 K9MH의 세부 조건들을 보완하는 과정을 진행한 뒤, 특별한 결함이나 결격 사유가 없으면 최대 498문 규모의 최종 양산 계약 여부를 결정한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2026년 8월19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종목보고서를 통해 “K9MH의 계약 사례가 없어 본계약 규모를 예측하기 어려우나 폴란드 2차 수출 계약을 참고할 경우 약 10조 원, 탄약보급차 패키지 구성과 후속 군수지원, 미국 현지 생산에 따른 비용 증가를 감안하면 최대 20조~30조 원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해당 사업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비롯 독일 라인메탈의 RCH155, 영국 BAE시스템즈의 아처, 이스라엘 엘빗시스템즈의 시그마하우저, 스페인 제네럴다이나믹스유러피언랜드시스템즈(GDLS)의 피라냐AAC, 프랑스 KNDS의 세자르MKⅡ 등 6개 모델이 경합을 벌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한화그룹은 계약 체결 직후 언론에 “이번 성과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오랜 기간 쌓아온 대미 네트워크와 ‘사업보국’ 철학의 연장선”이라면서 “김동관 한화그룹 수석부회장은 김 회장의 철학과 신념을 이어받아 이번 성과를 창출했다”고 설명했다.
미 육군은 2020년대 초부터 궤도형 자주포 개발을 추진하다가 기동성이 뛰어난 차륜형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김동관은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와 함께 미국 시장의 동향을 지속적으로 파악할 것을 주문했다.
2024년 3월 발표된 미 육군 예산안에 차륜형 자주포 사업이 포함되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같은 해 12월 K9MH 개발에 착수했다.
미국 육군이 차륜형 자주포 시제품 계약을 체결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궤도형 자주포 도입을 추진하면서 K9 자주포의 추가 수출 가능성도 제기됐다.
미국 육군은 2026년 8월31일(현지시각) 기갑부대용 155mm 궤도형 자주포와 관련한 신규 정보요청서(RFI)를 공개했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우위 요소로서 차륜형 자주포(K9MH) 시제품 6문 공급 계약을 통해 경쟁사보다 미군의 통합·시험 경험을 축적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양 연구원은 “K9MH 시제품 6문, 추가 옵션 12문을 통해 미군 탄약, 화력통제망, 사이버 보안, 신뢰성·정비성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고, K9A2 자동포탑을 차륜형과 궤도형 모두에 적용한다면 훈련·부품·소프트웨어·후속 개량 비용도 낮출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차륜형 자주포 수주가 궤도형 자주포 수주로 자동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해외 기업 중 가장 유리한 선행 이력을 확보한 것”이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2025년) 12월 미 육군 전투능력개발사령부 무장센터(DEVCOM-AC)와 미국 정부가 설계한 58구경장 포를 K9 계열에 통합하기 위한 협력 연구개발 협약(CRADA)을 체결했다는 사실도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2025년, 방산·조선 ‘질주’ 금융 ‘안정’ 화학·에너지 ‘부진’
한화그룹 실적이 방산·조선, 금융 부문의 성장에 힘입어 가파르게 늘고 있다. 다만 화학, 건설, 화약 등의 부진은 심화하며 부문별 실적이 엇갈리고 있다.
방산·조선, 에너지, 석유화학, 화약·건설 등 주요 부문의 계열사 대표를 맡고 있는 김동관도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2025년 연결기준 매출 74조7854억 원, 영업이익 4조1469억 원, 순이익 1조9916억 원을 거뒀다. 2024년보다 매출은 34.4%, 영업이익은 71.6%, 순이익은 17.38% 각각 성장했다.
방산·조선 부문과 금융 부문의 실적 호조세가 그룹 전체의 성장에 크게 기여했으나 신재생에너지와 화학 부문은 부진을 이어갔다.
실적 성장을 주도한 것은 방산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였다.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연결기준 매출 26조7029억 원, 영업이익 3조893억 원을 냈다. 2024년보다 매출은 137.6%, 영업이익은 78.4% 각각 증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상방산 부문의 K9 자주포, 천무 다연장로켓 등 수출 실적이 호조를 보였고 조선 계열사인 한화오션은 LNG운반선 건조 물량 확대와 반복 생산에 따른 효율 개선으로 실적이 크게 뛴 것으로 분석된다.
지상방산 부문은 매출 8조1331억 원, 영업이익 2조129억 원을 거뒀다. 2024년보다 매출은 16.1% 늘고 영업이익은 28.4% 성장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연결회사이자 조선 부문 계열사인 한화오션은 매출 12조7835억 원, 영업이익 1조1676억 원을 기록했다. 2024년보다 매출은 18.6%, 영업이익은 390.8% 늘었다.
한화오션은 2024년 고가에 수주한 LNG운반선의 건조 비중이 상승하고 생산성 개선 효과가 더해지며 영업이익 1조 원을 넘겼다.
또 다른 연결자회사인 한화시스템은 매출 3조6642억 원, 영업이익 1199억 원을 냈다. 2024년보다 매출은 30.7%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45.3% 줄었다.
한화생명의 경우 연결기준 매출 27조4364억 원, 영업이익 1조1473억 원을 거뒀다. 2024년보다 매출은 11.6%, 영업이익은 4.6% 각각 늘었다.
국내사업의 수익성은 감소했으나 해외사업 수익이 늘면서 이익이 증가했다.
한화솔루션은 연결기준으로 매출 13조3331억 원, 영업손실 3648억 원을 냈다. 2024년보다 매출은 7.6% 늘었으나 영업손실이 21.5% 불어났다.
태양광 발전 사업을 펼치는 신재생에너지 부문은 매출 6조8381억 원, 영업손실 1490억 원을 냈고, 기초 화학소재 등을 제조하는 케미칼 부문은 매출 4조6241억 원, 영업손실 2191억 원을 내며 나란히 부진했다.
△입사 16년 만에 수석부회장 ‘고속 승진’과 계열사 책임경영
김동관은 2026년 사장단 인사에서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며 한화그룹 차기 회장까지 마지막 한 걸음만을 남겨뒀다.
한화그룹은 2026년 7월30일 부회장이었던 김동관을 수석부회장으로 승진시키는 내용을 포함한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같은 인사에서 김동관의 두 동생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부회장으로,
김동선 한화비전 미래총괄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한화그룹 측은 “김동관 수석부회장은 방산·해양·우주항공·에너지 사업을 이끌며 글로벌 시장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주도하고 전략적 대형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며 승진 이유를 밝혔다.
한화그룹은 해당 승진 인사를 계기로 각 사업 분야의 역량을 끌어올리고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사업 영역 확장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을 세웠다.
김동관의 경영 행보는 그룹 태양광 사업에 힘쓰며 승진을 통해 ‘차기 오너’로서 위상을 정립한 2010년대와 계열사 대표를 맡으며 책임경영의 ‘범위’를 넓힌 2020년대로 구분된다.
2010년 한화 비서실 차장으로 입사한 김동관은 2010년대에는 한화솔라원·한화큐셀 등 태양광 관련 사업에서 경영 수업을 받으며 승진 가도를 달렸다.
꼬박 10년 동안 태양광 사업에만 주력했던 그는 2020년 한화그룹에서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한화의 전략부문장을 겸직하면서 그룹 내 역할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한화 전략부문은 한화의 화약방산, 무역, 기계 등 주요 사업의 전략 방향을 설정하고 투자 계획을 세우는 등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는 곳이다.
이후 2020년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2022년 한화 전략부문 대표이사 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대표이사, 2023년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기타비상무이사, 2024년 한화임팩트 투자부문 대표이사 등을 겸직하며 자신이 맡은 사업 포트폴리오 전반에서 책임경영 행보를 이어갔다.
이 기간 김동관은 2020년 9월 사장, 2022년 부회장, 2026년 수석부회장 등으로 차기 총수로서의 위상을 강화해왔다. 한화그룹에서 수석부회장을 지낸 인물은 김동관을 제외하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금춘수 한화그룹 수석부회장이 유일하다.
한편 김동관이 전략부문 대표를 맡은 계열사에는 그의 핵심 참모로 분류되는 전문경영인들이 이번 인사를 통해 전진 배치됐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전문경영인을 전면에 내세워 한화그룹 주력 계열사의 성장을 맡기고, 김동관은 기획과 전략 파트 등에서 부문 대표로서 회사 경영을 보조하며 신사업 발굴 등을 분담하는 등 총수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주·AI 사업에 55조 원 규모 영남권 대형 투자 계획
한화그룹이 우주항공과 인공지능(AI) 분야에 2040년까지 모두 55조 원을 투자한다.
김동관은 2026년 7월3일 경남 진주시 국립경상대학교에서 열린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AI 우주강국’ 중장기 투자 계획을 밝혔다.
이날 공개된 중장기 계획의 골자는 영남권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우주항공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지역균형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구체적 투자 계획을 보면 우선 한화시스템은 초저궤도 SAR(합성개구레이더) 위성, 우주 AI 데이터센터, 위성통신망 등 우주 인프라 확보에 20조 원을 투자한다.
우주 인프라는 고도 350km에 위치한 관측위성군, 고도 400km에 위치한 우주 AI 데이터센터, 고도 900km에 위치한 저궤도위성통신망 등으로 이뤄진다.
관측 위성이 지상 물체를 식별해 자료를 수집한 뒤, 우주 AI 데이터센터로 이를 보내 자료를 축적·분석한다. 우주 AI 데이터센터가 생성한 정보는 저궤도위성통신망을 통해 지상으로 전송되는 체계를 구축한다.
이를 위해 한화시스템은 2031년까지 실시간 탐지 연속성을 위해 관측위성 64기를 발사해 운영할 예정이다.
또 위성 192기 규모로 저궤도위성통신 서비스 제공을 시작한 뒤 추후 유지보수와 북극 지역 관측을 위해 60기 이상의 저궤도통신위성을 추가로 발사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들 위성을 탑재할 우주발사체를 개발·상용화하는 데 23조 원을 투자한다.
우선 단조립장(발사체 각 부분을 제작하고 시험하는 시설), 발사체 개발 시험시설 등을 구축한 뒤 상업발사를 시작해 독자적 우주수송능력을 확보한다.
지상에도 우주·지상·해상·공중 등에서 수집된 자료를 분석할 ‘국방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은 경남 창원시에 국방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데 10조 원 이상을 투자한다.
국방 AI 데이터센터 규모는 2026년 45MW에서 2032년 135MW까지 순차적으로 늘릴 예정이다. 전력은 한화에너지의 발전사업 자산을 통해 확보한다.
국방 AI 데이터센터는 특히 외부에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자체 관리할 수 있는 ‘폐쇄형 고보안 데이터센터’로 조성하기로 했다. 우주 AI 데이터센터와 병행 운영함으로써 한쪽이 무력화되더라도 작전이 중단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AI 데이터센터의 자료 학습·추론을 담당할 국방 AI 모델 ‘디펜스 OS’ 개발에는 2040년까지 2조 원을 투입한다.
디펜스 OS를 통해 K9 자주포, 무인수상정, 무인잠수정, 자율형 드론, 무인기 등이 스스로 판단하고 대응하는 무기체계로 진화시키고, 유·무인 복합무기체계(MUM-T), 대드론체계(C-UAS)도 고도화한다.
한화그룹은 지역인재 양성, 협력업체 기술경쟁력 제고, 스타트업-연구기관 동반성장 등 3가지를 축으로 우주항공 산업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화그룹은 지역인재 양성을 위해 부산대학교, 창원대학교, 경상대학교 등 지역 대학과 산학과제 수행, 장학생 선발, 재직자 재교육 등을 진행 중이다.
향후 학부 계약학과 설치와 계약정원제 대학원 운영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지역 협력업체와의 상생에도 나선다. 우선 정책금융 등을 활용해 협력업체에 저리 시설자금을 지원하고 자동화, 원격화 등으로 안전관리를 강화해 생산기반을 고도화하는 작업을 돕는다는 방침을 내놨다.
| ▲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2024년 1월17일(현지시각)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 ‘세계 최초 탈화석연료 선박‘ 세션에서 무탄소 추진 가스운반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화> |
△한화그룹, 한국항공우주산업 ‘경영참여’ 선언 장내 매수로 지분 확보
한화그룹은 국내 유일의 전투기 체계종합 기업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주식을 지속해서 사들이며 KAI 경영에 참여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2026년 8월28일 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에어로스페이스USA·한화시스템 등 계열사 3곳이 보유한 KAI 지분은 15.98%에 이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6년 8월31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에어로스페이스USA·한화시스템 등 한화 계열사 3곳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주식 취득 건을 승인했다.
공정위는 해당 시점에서 정부기관인 수출입은행과 국민연금공단의 KAI 지분율이 35.16%라는 점을 들어 한화 측 지분율만으로는 KAI 경영 전반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는 지배력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공정위는 한화그룹 측이 KAI 지분을 추가 취득해 최다 출자자가 되면 재심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설명했다. 한화그룹 측이 KAI 임원의 3분의 1 이상을 맡거나 대표이사를 겸임해도 다시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한화그룹 계열사 3곳은 2025년 11월부터 장내 매수를 통해 KAI 주식을 매입해왔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진 시점은 2026년 3월이었다.
3사의 지분 보유 사실이 밝혀진 이후 한화그룹은 KAI 지분 매입 속도를 더욱 끌어올렸다. 2026년 5월에는 지분 보유 현황 공시 의무가 발생하는 5%를 넘겼으며 8월10일에는 기업결합 심사를 받아야 하는 법정 기준인 15%를 상회했다.
3사의 KAI 지분율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9.90%, 한화에어로스페이스USA 1.01%, 한화시스템 4.98% 등이다.
한화그룹은 KAI 지분 매입 배경을 두고 양사가 글로벌 방산·우주항공 분야에서 전략적으로 협력함으로써 방산 수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공식 밝혔다.
다만 한화그룹이 지분 확보에 투자한 금액이 조 단위에 이르고 육·해·공·우주를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갖춰 세계 방산 시장의 주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 등을 감안하면, 한화그룹이 추후 KAI의 경영권 인수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KAI의 최대 주주는 한국수출입은행으로 지분율은 26.41%다. 한화그룹이 향후 KAI 민영화 추진을 염두에 두고 포석을 깔기 위해 2대 주주 지위를 선제적으로 확보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이다.
한화그룹은 2026년 KAI 지분 매수 목적을 ‘경영참여’로 공식화했지만 지분율이 15%를 넘은 같은해 8월까지도 이사회 진입 등 구체적 행동은 없었다.
다만 KAI 내부에서는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한화그룹의 경영 참여에 반대하는 기류가 흐르고 있다.
KAI 노조는 한화그룹이 회사의 핵심 부품 공급자이자 위성 분야에서는 국가 사업 수주를 놓고 경합하는 관계라는 점을 들어, 한화그룹의 KAI 경영 참여가 향후 회사 경영의 독립성과 최적 의사결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앞서 한화테크윈(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은 2018년 보유하고 있던 KAI 지분 6%를 2364억 원에 시간외매매로 매각한 바 있다.
해당 지분은 1999년 대우중공업 항공사업부, 삼성항공, 현대우주항공 간 통합에 따라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출범하면서 한화테크윈의 전신인 삼성테크윈이 보유하게 된 지분의 일부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상방산 효자품목 ‘K9’ ‘천무’ 유럽 시장 공략 가속화
김동관은 글로벌 시장에 K9 자주포, 다연장로켓 천무, 장갑차 레드백 등의 지상무기를 수출하기 위해 유럽 시장에서 동분서주하고 있다.
유럽 각국에서는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에 따라 높아진 군사적 긴장과 각국의 방위비 분담을 늘리라는 미국의 요구에 의해 국방 예산을 증액하고 무기체계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무기 수요 증가에도 유럽 역내의 생산능력 확충이 단기간에 이뤄지긴 어려워, 유럽 각 국가에서는 한국산 무기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6년 8월31일 스페인 방산업체 인드라시스템즈와 ‘K9 자주포 등에 대한 수출 실행계약’을 체결했다.
구체적 계약 규모는 비밀유지 조건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지만 한국거래소 규정상 수주 공시 기준(매출액의 2.5%)을 고려하면 이번 계약 규모는 최소 6675억 원 이상일 것으로 추산됐다.
한화그룹과 인드라시스템즈는 2026년 3월 K9 자주포를 스페인 육군 맞춤형으로 개량한 궤도형 자주포 128문과 K10 탄약운반차를 개량한 차량 120대를 공급하는 내용이 담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해당 내용에 따른 예상 계약 규모는 1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앞서 핀란드에서도 K9 자주포 추가 수출 계약을 따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2026년 4월9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핀란드 국방부와 K9 자주포 수출을 위한 정부 간 계약(G2G)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핀란드 국방부에 K9 112문을 공급하게 됐다. 계약 규모는 5억4600만 유로(약 9444억 원)였다.
핀란드는 2017년 K9 자주포 96문을 도입한 바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6년 2월11일 동유럽 국가 루마니아에 K9 자주포, K10 탄약운반장갑차를 생산하는 현지 공장 ‘H-ACE’를 착공하며 유럽 현지 생산체계 구축에도 나섰다.
H-ACE 유럽은 루마니아 듬보비차주 페트레슈티(Petrești) 지역에 조성되며, 약 18만1055㎡ 규모 부지에 첨단 조립 라인과 성능·검증 시험시설, 1751m 길이의 주행 시험로 등을 갖출 예정이다.
공장의 생산역량은 향후 보병전투장갑차(IFV), 장거리 정밀타격체계, 무인지상체계(UGV) 등 첨단 지상체계 생산·지원까지 확장 가능하도록 단계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
이번 공장 설립은 2024년 7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루마니아와 체결한 K9 자주포 54문, K10 탄약운반장갑차 36대 계약에 따른 것이다.
K9 자주포 운용국이었던 노르웨이에는 다연장로켓 ‘천무’로 수출 품목이 확대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6년 1월30일 노르웨이 현지에서 노르웨이 국방물자청(NDMA)과 천무 16문, 유도미사일, 종합군수지원 등을 포함하는 총 9억2200만 달러(약 1조3천억 원) 규모의 ‘천무 풀패키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당초 노르웨이 사업은 미국 록히드마틴의 하이마스(HIMARS), 유럽 KNDS의 ‘유로-풀스(EURO-PULS)’라는 NATO 주력 무기체계와의 경쟁으로 수주가 불투명한 상황이었으나,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을 중심으로 한 한국 정부 인사들의 ‘원팀 세일즈’에 힘입어 수주에 성공했다.
K방산의 큰손 폴란드와의 방산 수출 후속 이행 계약도 체결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5년 12월29일 폴란드 군비청과 다연장로켓 ‘천무’의 3차 수출 이행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폴란드 방산기업 WB일렉트로닉스가 2025년 10월 설립한 합작법인 한화-WB어드밴스드시스템이 폴란드 현지에서 생산할 유도로켓 CGR-080을 공급한다. 계약 규모는 5조6천억 원에 이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앞서 2022년 폴란드 정부와 천무 발사대 및 유도미사일 수출을 위한 기본계약(Framework Contract)을 맺었다. 이후 같은 해 11월 약 5조 원 규모의 1차 실행계약, 2024년에는 약 2조 원 규모의 2차 실행계약을 체결하며 천무 발사대와 유도미사일을 폴란드에 공급해 왔다.
2025년엔 유럽 내 천무 수출국에 에스토니아가 추가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5년 12월15일 에스토니아 정부와 다연장로켓 천무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2030년 12월20일까지며, 계약 규모는 44억 원이다. 계약에 따라 천무 6대와 사거리 80·160·290km의 유도로켓 3종을 공급한다.
해당 계약은 천무의 일부 부품을 에스토니아 현지에서 생산하는 것과 유지·보수·정비(MRO)의 현지화 계획을 포함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재 폴란드, 루마니아, 에스토니아, 핀란드, 노르웨이 등 유럽 국가에 K9 자주포와 천무 등을 공급하고 있다.
K9과 천무를 중심으로 유럽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사업 수주에 실패한 사례도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루마니아 보병 장갑차 사업에서 레드백 장갑차 수출을 타진했다. 유럽연합의 현지 생산 우선 기조에 맞춰 현지 생산 비율 80%를 제안하는 승부수를 띄웠으나 독일 라인메탈의 ‘링스’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한화 인적분할로 기계·유통 부문 지주사 신설
한화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한화는 인적분할로 기계·유통 부문 계열사를 관리하는 지주사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를 출범시켰다.
그간 김동관이 방산·조선·에너지·화학·건설 등 부문을 맡고 동생
김동선 한화비전 미래비전총괄 사장이 기계·유통 등 분야의 경영을 책임져 왔다.
이번 인적분할로 그룹 내에서 두 사람이 맡은 역할 사이에 명확한 선이 그어졌다.
한화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한화는 2026년 8월 인적분할을 통해 보안, 반도체·2차전지 설비, 식음료, 백화점, 호텔·리조트 등의 사업부문을 총괄하는 지주회사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를 설립했다.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는 한화비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갤러리아, 한화모멘텀, 한화로보틱스 등의 자회사를 거느린다.
분할 이전
김승연 회장의 삼남이자 김동관의 막내 동생
김동선 한화비전 미래비전총괄 사장이 보안·기계장비·식음료·호텔 등의 계열사에서 경영 행보를 펼쳐온 만큼 신설 지주회사의 경영을 맡을 것으로 관측됐다.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는 2026년 8월 초대 대표이사로 김형조 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대표를 선임했다. 김형조 대표는 1994년 한화그룹에 입사해 30년 동안 사업전략 수립, 사업장 운영 등 현장경험이 풍부한 인물이다.
김동선 사장은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에서 여러 계열사들의 사업 청사진을 그리고 미래 먹거리 발굴에 주력키로 했다.
존속법인 한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한화솔루션, 한화생명 등 방산, 조선·해양, 에너지 등 부문과 금융 부문을 자회사로 둔다.
존속법인 한화는 김동관이 사실상 경영을 이끌고, 바로 아래 동생인
김동원 한화생명 부회장이 금융 부문 경영을 맡는 구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한화그룹은 인적분할의 목적을 두고 표면적으로는 여러 부문이 단일 회사 한 곳에 혼재돼 전문적이고 신속한 투자가 어려웠다는 점을 내세웠다.
유연하고 민첩한 성장 전략이 요구되는 반도체·2차전지·서비스 등 분야에서 투자 적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방산, 조선·에너지 등 장기적인 성장 전략과 투자 계획이 중요한 기존 주력 사업부문과 ‘독립적 의사결정 구조’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와 산하 계열사들은 2030년까지 4조7천억 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백화점 신규 출점·리뉴얼 등 설비투자 2조1천억 원, 인수합병(M&A) 6천억 원, 연구개발 2조 원 등으로 이를 통해 2024년 합산 매출 3조 원에서 연평균 30% 성장을 목표로 내걸었다.
다만 재계에서는 이번 인적분할을 통해 한화그룹 오너 3세 삼형제의 후계 구도가 ‘계열 분리’ 양상으로 가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를 위해 향후 금융 부문 계열 분리와 오너일가 간 지주회사 지분 교환이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사실상 한화의 최대 주주인 김동관 부회장이 향후 계열 분리 과정에서 취득할 신설회사 주식을, 형제들이 보유한 존속법인 한화 주식과 교환해 지주회사 격인 한화의 지배력을 늘린다는 의미다.
다만 한화그룹 측은 인적분할 발표 당일 진행한 기업분할 설명회에서 “향후 대주주 간 지분 교환, 매각 등의 처분과 관련해서는 현재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금융 부문의 추가 분할 계획도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현재 한화에너지-한화의 합병도 검토 사항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 ▲ 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 부회장(오른쪽)이 2023년 12월6일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두 사람은 한살 차이의 절친이자 사업을 두고는 한치도 양보할 수 없는 경쟁자이기도 하다. <연합뉴스> |
△수의계약 관행 뒤집고 KDDX 사업 주도권 따내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과의 경합 끝에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의 주도권을 거머쥐었다.
KDDX 사업은 북한의 핵·미사일·수중 공격에 대응·억제하기 위해 순수 국산 기술로 건조하는 6천톤급 ‘한국형 이지스 구축함’ 6척을 2036년까지 순차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골자다. 총사업비는 7조8천억 원에 이른다.
한화오션은 2026년 7월31일 방위사업청과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함정 도입 사업 절차는 크게 ‘개념설계 → 기본설계 →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 후속함 건조’ 순으로 이뤄진다.
상세설계·선도함 건조를 수행하면 향후 후속함 건조 사업자 선정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어, 장기적으로 함정 일감 확보에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다.
KDDX 사업에서는 한화오션(당시 대우조선해양)이 2012년 개념설계를, HD현대중공업이 2023년 기본설계를 각각 완료했다. 기본설계를 수행한 기업이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사업을 수의계약으로 따내던 국내 함정 사업의 관행이 깨진 것이다.
방위사업청은 2026년 6월11일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입찰 경쟁 결과 0.5867점 차이로 앞선 한화오션을 사업자로 선정했다.
HD현대중공업이 기술 평가에서는 한화오션에 앞섰지만, 방위사업청이 부과한 보안감점 1.2점으로 인해 최종 결과가 뒤집어졌다.
해당 보안감점은 HD현대중공업 임직원이 과거 KDDX 설계 유출 혐의로 대법원에서 최종 유죄 판결을 받게 됨에 따라 부과된 것이다.
HD현대중공업은 입찰 직전 보안감점 적용을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계약 체결로 한화오션은 장기간 표류했던 KDDX 사업에서 다시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됐다.
방위사업청은 당초 2024년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자를 선정하려 했으나, 양사 간 경쟁과 기밀 유출 논란 등이 이어지면서 2년 가까이 사업 추진이 지연됐다.
양사의 갈등은 주로 각사에 유리한 방식으로 사업자 선정을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 형태로 표출됐다. 해당 기간 HD현대중공업은 기존 관행대로 수의계약을, 한화오션은 경쟁입찰을 각각 주장하며 맞섰다.
양사 간 여론전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2024년 11월 김동관은
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 수석부회장과 서울 모처에서 회동해 양사 간 격한 비방은 삼가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 ▲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오른쪽)이 2025년 11월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 내외 주최로 열린 한-싱가포르 공식 오찬에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
△계획 대비 반토막에 그친 한화솔루션 유상증자
한화솔루션은 2026년 초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발표 시점 등을 두고 시장의 반발을 사며 규모는 결국 절반 가량으로 줄었다.
한화솔루션은 2026년 7월20일 정정공시를 통해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의 최종 발행가액을 2만2100원으로 확정했다.
이에 따른 모집총액은 1조1713억 원으로 집계됐다. 한화솔루션이 당초 계획했던 2조3976억 원 대비 51% 수준이다.
한화솔루션이 대규모 유상증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거센 반발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시장의 의구심을 해소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유상증자가 발표되자 채무 상환을 위한 자금 사용 비중이 높은 것을 두고 시장은 책임경영에 역행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키웠다.
한화솔루션은 2026년 3월26일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신주 7200만 주를 발행하고, 이를 통해 2조4천억 원을 조달하겠다는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한화솔루션은 조달한 자금 2조4천억 원 가운데 1조5천억 원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차입금 상환에, 1천억 원을 차세대 태양광 발전 기술인 ‘페로브스카이트 텐덤’ 파일럿 라인 구축에, 8천억 원을 페로브스카이트 텐덤 양산 라인 구축과 탑콘(TOPCon) 생산능력 확대에 투입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증권 업계에서는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은 기존 주주의 지분율 희석 효과가 상당히 큰 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기존 발행주식이 1억7200만 주인 점을 감안하면 신규 발행 주식 비중이 42% 수준으로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
유상증자 발표 시점을 두고는 논란이 더 커졌다.
유상증자 발표 이틀 전 한화솔루션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남정운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경영 현황을 직접 설명했지만, 향후 증자 계획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또한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신임 사외이사 등이 회사의 유상증자 계획을 검토할 시간도 충분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결국 유상증자 발표 당일 한화솔루션의 주가는 전일 대비 10% 이상 하락하며 시장의 충격을 반영했다.
한화솔루션 소액주주들은 경영진의 소통 부재를 비판하며 집단행동을 예고했다.
한화솔루션 최고경영진은 유상증자 이후 자사주를 사들이며 책임경영 의지를 내보였지만 주주들의 화를 가라앉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한화솔루션의 최고재무책임자(CFO)가 투자자와 소통하는 과정에서 금융감독원과 사전 교감이 있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금감원은 한화솔루션 CFO의 발언이 있었던 당일 설명자료를 내고 증권신고서 내용을 사전에 조율하거나 승인하는 사례는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한화솔루션은 이후 해당 CFO에게 대기발령 조치를 내렸다.
이후 금감원은 한화솔루션에 여러 차례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금감원은 2026년 4월9일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고, 한화솔루션은 2026년 4월17일 유상증자에 대한 여러 주주 등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증자 규모를 기존 2조4천억 원에서 1조8천억 원으로 줄인다고 발표했다.
증자 규모 축소에 따른 채무 상환 금액 부족분 6천억 원은 자산 매각 및 자본성 자금 조달로 확보하기로 했다.
책임경영 의지를 보이기 위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2026년 5월부터 한화솔루션 무보수 경영에 나서기로 했으며 최소 배당 기반 주주환원 추진, 투자자 설명회 등 소통 강화 추진 등이 정정신고서에 담겼다.
조달 자금은 탠덤 태양전지 파일럿·양산 투자와 탑콘(TOPCon, 차세대 기술이 적용된 태양광 셀) 증설에 9077억 원을 배정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규모는 종전 계획대로 가는 대신 채무상환에는 당초 대비 크게 줄은 2636억 원을 쓰기로 했다.
한화솔루션은 추가 자본성 조달 3천억 원과 자산 매각 4078억 원을 포함한 자구안을 이행해 차입금 9714억 원을 상환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풍산 탄약 사업 인수 무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풍산 탄약제조 사업 인수가 무산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6년 4월 방산 경쟁력 강화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풍산의 탄약 사업 인수를 검토했으나 풍산이 매각 의사를 철회하며 없던 일이 됐다.
풍산은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사업 구조 개편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탄약 사업 매각과 관련해 현재 추진하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풍산은 소구경 탄환부터 대구경 탄환까지 생산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탄약 제조 기업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풍산의 탄약 사업 인수를 위한 입찰제안서를 제출한 지 1주일 만에 풍산 측이 매각 의사를 철회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풍산 탄약 사업의 예상 가치는 1조5천억 원 안팎이었다.
인수 무산의 가장 큰 이유는 회사 가치에 대한 눈높이 차이였다.
인수가 성사되면 그룹 방산 사업의 외형 확대는 물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탄약 생산에서 무기 플랫폼 제작과 수출까지 이어지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출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개인 회사 한화에너지 상장 안개 속
김동관을 포함한 한화 오너 삼형제가 개인적으로 소유한 한화에너지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했지만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여수와 군산 등 산업단지에 열과 전력을 공급하는 집단에너지 사업을 하고 있다.
지분율은 김동관이 50%,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25%,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이 25% 등 오너 3세들의 개인 회사였으나 2025년 12월
김동원 사장·
김동선 부사장이 각각 지분 5%·15%를 사모펀드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 컨소시엄에 매각하며 지분율에 변화가 생겼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해당 지분 거래 계약은 프리IPO의 성격을 띠고 있으며 향후 6년 이내 한화에너지를 상장한다는 조항이 담겨 있다.
한화에너지가 2025년 8월 상장 관련 절차를 중단한 이후 나온 유일한 상장 관련 움직임이었다.
앞서 한화에너지는 2025년 3월 상장 대표주관사와 공동주관사 등을 선정한 만큼 연내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위한 실사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이재명 정부의 주가 부양 정책 추진과 국회에서의 상법 개정안 통과가 잇달으면서 절차가 멈춰 있다. 향후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한화에너지의 차입금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하면, 기업공개를 통한 자본 확충의 필요성은 상당하다.
한화에너지의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2022년 3조284억 원에서 2024년 4조9564억 원으로 급증했다.
한화에너지는 그룹 지배구조 상단에 있는 회사 한화의 지분 22.16%를 보유하고 있는만큼 한화그룹 오너 3세로의 지분 승계에 있어 핵심 고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던 곳이다.
한화에너지의 상장 과정에서 김동관을 비롯한 오너 삼형제가 개인 지분을 팔아 확보한 현금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보유한 한화 지분 상속·수증에서 발생하는 세금 마련에 사용하거나, 한화와 한화에너지가 추후 합병을 통해 한화에너지의 주주인 삼형제가 한화 지분율을 확대하는 것이 한화그룹 3세 지분 승계의 마지막 절차로 여겨진다.
| ▲ (왼쪽부터)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2022년 11월11일 한화그룹 창업주 김종희 회장의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증시 사상 최대 ‘4.2조’ 유상증자 마무리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국 증시 사상 최대 규모의 유상증자를 마쳤다.
2025년 7월9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주배정 유상증자 대금 2조9천여억 원의 주금이 납입됐다. 앞서 같은 해 4월 실시한 1조3천억 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합쳐 회사는 4조2천억 원이 넘는 자본을 확충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조달한 자금과 영업활동 현금흐름, 금융권 차입 등을 통해 방산·조선·에너지 부문에 2028년까지 총 11조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내놨다.
세부적으로 2028년까지 해외 방산 거점 확보에 6조2700억 원을 투입하고 신제품 연구개발에 1조5600억 원, 지상방산 인프라 투자에 2조3천억 원, 항공우주산업 인프라 구축에 9500억 원 등을 투자한다.
투자에 따른 회사의 연결기준 실적 목표는 2035년 매출 70조 원, 영업이익 10조 원으로 잡고 있다.
2025년도 잠정실적 매출 26조3124억 원, 영업이익 3조1255억 원을 감안하면 향후 10년 동안 매출은 2.5배, 영업이익은 3배 이상 성장시킨다는 목표를 내놓은 것이다.
세계 방산 시장은 국지적 분쟁 리스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위비 인상 압박 등으로 상당한 성장이 예상된다.
한화그룹은 2024년 기준 17위 수준인 글로벌 방산 시장 입지를 한층 끌어올리려면 해외 생산 거점 마련, 연구개발 등에 대한 적기 투자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는 국내 증시 역사상 최대 규모이다 보니 2025년 3월20일 최초 발표 당시부터 투자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었다.
최초 계획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1주당 60만5천 원씩 총 3조6천억 원을 발행한다는 내용이었다. 보통주 1주당 신주배정수는 0.1047011530주였으며 할인율로는 15%를 책정했다.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당시 “목적이 아무리 정당하고 납득 가능하더라도 전혀 예상치 못했던 대규모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 입장에서 달갑지만은 않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변용진 연구원은 “회사가 제시한 투자 계획은 2030년까지이며 기간이 5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유입될 현금에 더해 적정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병행했다면 유상증자 규모는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 입장에서는 역대 최고 수준인 현재 주가가 증자 추진에 최적의 조건”이라며 “시장의 질책을 일부 감수하고서라도 높은 주가를 최대한 활용해 주주 이익보다는 부채비율 최소화와 이자비용 절감 등 회사의 이익을 더 우선시했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김동관과 다른 두 형제가 보유한 회사인 한화에너지와 그 산하 회사가 유상증자 발표에 앞서 보유하고 있던 한화오션 지분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1조3천억 원에 매각한 것을 두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이사회가 한화오션 지분 인수 건을 승인한 지 불과 1달 만에 13%의 주식 희석이 예상되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강행할 때 일반주주들의 피해를 고려했는가”라며 직격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5년 4월 수정된 유상증자 계획을 내놓았다.
총 유상증자 조달 금액 가운데 1조3천억 원을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조달하고, 한화에너지와 산하 회사인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싱가포르’ 등이 여기에 참여하기로 하는 등의 변경된 내용이 들어갔다.
특히 기존 주주배정 유상증자의 할인율 15%를 유지하면서, 한화에너지 등이 참여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는 할인율 0%를 적용해 지분 희석을 최소화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기존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2조3천억 원 규모로 진행됐다. 다만 금융감독원은 수정된 유상증자 발표 이후에도 두 차례 정정을 요구하는 등 유상증자 절차 진행이 차일피일 미뤄졌다.
2025년 6월27일 유상증자 발행가액이 1주당 68만4천 원, 이에 따른 총 조달 규모는 2조9188억 원으로 확정됐다.
| ▲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2023년 10월22일(현지시각) 리야드 야마마궁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왕세자 겸 총리와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
△뚝심으로 키운 사업 ‘태양광‘, 중국 저가 공세에 미국 ‘솔라허브’로 승부수
태양광 사업은 김동관이 그룹 경영에 발을 들인 초기부터 챙겨온 대표적인 사업이다.
김동관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이사로서 태양광 모듈 제조·태양광 발전 사업 등의 태양광 사업을 지휘하고 있다. 과거 태양광 사업에 나선 국내 기업 대부분이 사업을 철수했지만, 김동관은 뚝심 있게 태양광 사업을 챙기고 있다.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사업은 중국 기업들의 태양광 모듈 ‘저가 공세’로 긴 부진에 빠져 있다가 2026년 상반기 들어 수익을 내고 있다.
한화솔루션 신재생에너지 부문은 2026년 상반기 매출 4조5932억 원, 영업이익 2333억 원을 거뒀다. 1년 전과 비교해 매출은 50.8% 늘고 영업이익은 12.9% 줄었다.
상반기 실적만 놓고 보면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2025년 연간으로 영업손실 957억 원을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재생에너지 부문의 수익성이 회복된 것으로 여겨진다.
모듈 판매 가격 상승과 개발 자산 매각, 주택용 에너지 사업의 안정적 매출 기반 확보로 실적이 증가했다.
앞서 한화솔루션 신재생에너지 부문은 2024년 매출 5조7658억 원, 영업손실 2575억 원을 냈다. 2023년과 비교해 매출은 11.6% 줄고 영업손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주요 사업 지역인 미국에서의 태양광 모듈 가격은 2024년 분기별로 1분기 1와트당 0.12달러, 2분기와 3분기 0.10달러, 4분기 0.8달러로 2023년의 절반 이하로 하락했다.
앞서 2022년과 2023년에는 영업이익으로 각각 3686억 원, 5398억 원을 거두며 긴 부진을 털고 2011년 태양광 사업 진출 이후 최대 실적을 냈다.
당시 한화솔루션 태양광 사업은 주력 시장인 미국과 유럽 등에서 공급 부족 현상이 생길 정도로 태양광 모듈 판매가 호조를 보여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모듈 평균 판매 가격(ASP)이 상대적으로 높은 미국 주거용과 상업용 태양광 시장에서 2022년 기준 각각 5년 연속, 4년 연속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김동관은 ‘솔라허브 프로젝트’를 밀어붙이며 북미 태양광 시장 공략에 승부수를 던졌다.
솔라허브는 총 3조 원을 들여 조지아주 카터스빌에 각 3.3GW 규모의 잉곳·웨이퍼·셀·모듈 통합 생산단지를 건립하는 투자 계획으로, 폴리실리콘부터 ‘잉곳 → 웨이퍼 → 셀 → 모듈’로 이어지는 태양광 장비 수직계열화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2023년 1월 최초 발표 당시 완공 목표 기한은 당초 2024년 말이었으나 실제 완공 시점은 2026년 6월이었다.
프로젝트 완료를 통해 한화솔루션이 기존에 운영하고 있던 달튼 공장과 합쳐 연간 태양광 모듈 생산능력이 8.4GW로 늘어나 북미 최대 규모를 갖추게 됐다. 해당 용량은 미국 가구 기준 약 130만 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잉곳은 2025년 12월부터 양산을 시작했다. 순차적으로 웨이퍼는 2026년 2월, 셀은 2026년 3분기 양산에 들어간 만큼 2027년부터 본격적인 수직계열화 효과가 나타날 전망이다.
한화솔루션은 2022년 인수한 미국의 친환경 폴리실리콘 제조기업 REC실리콘을 통해 연간 1만6천 톤의 폴리실리콘을 양산하게 될 것을 감안해 이를 솔라허브에 투입하는 계획도 검토했다.
김동관은 2011년 한화솔라원에서부터 그룹의 태양광 사업을 직접 챙겼다. 이후 태양광 사업 계열사(한화큐셀·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한화솔루션) 등에서 일해왔다.
2012년에는 독일 태양광 기업 큐셀 인수를 주도했고, 이후에도 태양광 사업 관련 굵직한 투자를 결정했다.
그룹에서 가장 먼저 대표이사를 맡은 곳도 한화솔루션이었다.
경영 환경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도 김동관은 태양광 투자를 지속했다. 태양광 사업에서 적자가 나기 시작한 2020년 4분기에도 1조2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조달 자금 가운데 1조 원을 태양광 사업에 투입했다.
당시 유상증자를 결정하며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해 기후변화 대응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며 “10년 이상 신재생에너지 사업에서 쌓아온 역량을 발판으로 지속가능한 미래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실질적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 ▲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2025년 8월26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한화필리조선소에서 열린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 명명식 행사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국-미국 조선산업 협력 ‘마스가’ 선봉장, 미국 필리조선소에 7조 투자
김동관은 한국과 미국의 조선산업 협력, 이른바 ‘마스가(MASGA)’를 위해 힘을 쏟아내고 있다.
마스가는 ‘미국의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라는 문장의 앞글자를 딴 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구호로 자국의 산업을 다시 재건하겠다는 슬로건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조선업에 맞춰 한국 정부가 다시 제안한 것이다.
한화그룹이 2024년 12월 인수한 한화필리조선소(현 한화필리조선소)는 양국 조선 협력을 상징하는 장소로 여겨진다.
이재명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차 미국을 방문한 2025년 8월26일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한화필리조선소에서 열린 ‘스테이트 오브 메인(State of Maine)’호 명명식에 참석했다.
이날 한화그룹은 한화필리조선소에 총 50억 달러 규모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도크 2개, 안벽 3개 등을 추가로 확보하고, 약 39만6694㎡(12만 평) 규모의 블록 생산기지를 세운다.
투자를 완료하면 필리조선소의 건조 능력은 연간 1~1.5척에서 20척으로 늘어난다.
한화오션의 자동화 설비, 스마트 야드, 안전 시스템 등도 한화필리조선소에 도입해 LNG 운반선을 건조하고 함정 블록·모듈 공급뿐만 아니라 더 장기적으로는 함정 건조도 추진한다.
투자 재원으로는 한미 관세협상의 결과인 1500억 달러 규모의 조선산업 협력 투자펀드를 활용한다. 이 펀드는 직접 투자와 보증·대출 형태로 마련되며 정책금융 기관들이 투자를 주도한다.
김동관은 한국-미국 관세협상 타결에도 기여했다.
2025년 7월28일 협상 지원을 위해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관세협상 시한을 하루 앞둔 7월30일(현지 시간) 존 펠란 미국 해군성 장관과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등이 한화필리조선소를 방문했다. 김동관은 이들에게 필리조선소 현장을 안내했다.
한화그룹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펠란 장관과 보트 국장의 현장 방문 결과를 보고받고 한국-미국 간 상호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춘다는 최종 결정을 내렸다.
중국과의 해양패권 경쟁에 고삐를 죄기로 한 미국이 자국 조선산업의 재건을 위해서는 한국 조선산업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 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세협상 결과물 가운데 양국이 1500억 달러 규모로 조성하기로 한 한미 조선협력 펀드가 주목을 받았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7월31일 관세협상 타결 관련 브리핑에서 “한미 조선협력펀드 1500억 달러는 선박 건조, 유지·보수·정비(MRO), 조선 기자재 등 조선산업 생태계 전반을 포괄한다”며 “한국 조선사들의 투자 수요에 기반해 프로젝트에 투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마스가 프로젝트에 대해 “미국에서 나오고 있는 많은 조선, 선박 수요를 우리 기업이 앞으로 가져갈 수 있는 기회를 창출한다는 의미”라며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구체적 단계마다 협력해 나가자고 했고, 국내 기업이 미국 조선소에 투자한다든지 할 경우 거기에 맞춰 업무협약(MOU) 등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오른쪽 두 번째)이 2025년 10월30일 경남 거제시 한화오션 거제조선소를 방문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조선소 내부를 돌아보며 대화하고 있다. <한화오션> |
△한화그룹 승계를 위한 지분 수증
김동관을 비롯한 한화가 삼형제는 미래 한화그룹의 승계를 위해 지분을 꾸준히 모으고 있다.
한화그룹은 오너 일가의 승계 목적이라는 시선을 불식시키기 위해
김승연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한화 지분 가운데 절반을 김 회장의 세 아들에게 증여한다고 2025년 3월 밝혔다.
한화는 한화그룹 계열사 가운데 다수의 지분을 보유한 회사로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김승연 회장은 22.65% 가운데 11.32%를 2025년 4월 세 아들에게 증여했다.
증여 이후 한화의 지분율은 2025년 9월30일 기준 한화에너지 22.15%,
김승연 회장 11.33%, 김동관 9.76%,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5.38%,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 5.38% 등으로 변화를 거쳤다.
한화그룹 측은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불필요한 논란과 오해를 신속히 해소하고 본연의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지분 증여를 결정했다”며 “정상적·필수적 사업 활동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 및 한화오션 지분 인수가 승계와 연관되지 않도록 차단하고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그룹은 일각에서 꾸준히 제기한 ‘한화-한화에너지 합병을 위해 한화의 기업가치를 낮추려 한다’는 의혹이 해소되는 기회가 될 것으로도 기대했다.
삼형제가 증여로 납부하게 되는 증여세는 2218억 원으로, 투명하고 성실하게 납부하겠다는 의지도 내보였다.
재계에서는 한화의 대주주인 한화에너지를 한화에 합병시키며 김동관과 형제들이 한화의 지배지분을 거머쥘 것이라는 승계 시나리오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화에너지는 김동관이 지분 50%를 들고 있고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과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각 25%를 보유하는 등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지배하는 오너 일가 소유의 회사다.
한화에너지는 틈틈이 한화 지분을 모으며 지배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2024년 12월9일 고려아연으로부터 한화 보통주 543만6380주(지분율 5.73%)를 1주당 2만7950원 시간 외 매매로 매수했다. 거래 후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은 18.75%로 늘어났다.
해당 지분은 한화그룹과 고려아연이 전략적 제휴를 맺으며 상호 확보한 지분이었다. 고려아연의 지분 매각에도 한화그룹은 고려아연 지분 보유 상태를 유지했다.
이에 앞서 한화에너지는 한화 주식을 공개매수했다.
한화에너지는 2024년 7월26일 공개매수에 응한 주식 총 389만8993주를 전량 매수했다. 매수 가격은 1주당 3만 원으로 총 매수 금액은 1170억 원이었다.
매수 후 한화에너지 지분은 기존 9.7%에서 14.9%로 뛰었다.
공개매수 발표 당시 목표 수량은 총 600만 주였는데 목표의 64.5%만 채운 것이다. 공개매수 가격을 고려하면 큰 차익을 기대하기 힘들어 응모율이 저조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7월5일 공개매수 발표 종가는 2만9050원이었다.
김동관을 비롯한 삼형제는
김승연 회장으로부터 2007년 한화 주식을 증여받았다. 이를 처분한 뒤 한화S&C가 실시한 유상증자에 참여해 대주주가 됐다. 한화S&C는 2021년 한화에너지를 역흡수합병하며 현재에 이르렀다.
한화그룹의 성과 보상 제도인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제도 역시 김동관의 지분율 확대 수단이라는 해석이 많다.
매년 경영 성과에 따라 부여받은 RSU는 10년이 지난 시점에 절반은 보통주로 전환되며, 나머지는 미래 시점 주가와 연동해 현금을 지급한다.
한화가 김동관에게 해마다 부여한 RSU는 2026년 상반기 기준으로 누적 100만4170주에 이른다. 이 가운데 5만9622주가 취소돼 반기 말 RSU 보유량은 94만4548주다.
한화 이외에도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각각 RSU를 받고 있다.
△미국 내 사업 투자법인 ‘한화퓨처프루프’ 중심으로 재편
한화그룹은 미국 내 신사업 투자를 주도할 법인 한화퓨처프루프를 2023년 3월 세우고 그룹 계열사들의 역량을 한데 모으고 있다.
한화퓨처프루프는 에너지저장시스템, LNG 인프라, 청정 에너지 운송, 항공우주·방산, 오픈이노베이션 등 5개 분야에 투자를 예고했다.
최고경영자로는 김동관의 측근으로 알려진 인물인 전태원 한화 전략부문 전략기획실장 전무가 선임됐으며, 이준우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에너지신사업TF장, 안성진 한화 전략부문 전략기획실 전략1팀 임원 등이 합류했다.
설립 당시 한화퓨처프루프의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분 50%를, 한화솔루션이 50%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후 2025년 12월 설립된 한화디펜스에너지가 한화솔루션의 지분 50%를 1조1407억 원에 인수해 새로운 대주주가 되며 투자영역 확장을 예고했다.
한화디펜스앤에너지는 한화오션(한화오션USA) 37.5%, 한화시스템(한화시스템USA) 37.5%, 한화솔루션(한화큐셀아메리카홀딩스) 25% 등의 비율로 출자해 2025년 12월 설립된 법인이다.
이번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한화솔루션의 전문 사업영역이었던 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 분야에 치중된 한화퓨처프루프의 투자를 방산·우주, 조선·해양 등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화그룹의 한화퓨처프루프 지배구조 개편을 두고 실적 부진에 빠진 한화솔루션에 현금 유입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사실상 한화솔루션이 한화퓨처프루프 지분 37.5%를 8855억 원에 매각한 셈이었기 때문이다.
한화솔루션 연결 부채비율은 2025년 9월말 기준 189.3%으로 통상 관리선으로 여겨지는 200%에 가까워졌고 순차입금은 12조5228억 원으로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의 13.4배에 달하는 등 재무구조에 적신호가 들어온 상황이었다.
이같은 계열사 우회 지원 비판에 대해 한화그룹 측은 “미국 정부가 조선·해양 산업을 부흥시키기 위해 ‘마스가’를 추진하고 있다”라며 “한화퓨처프루프는 이런 변화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미국 내 전략적 투자 플랫폼이며 연관 부문 계열사의 지분 투자로 한화퓨처프루프의 역할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한화그룹 계열사들은 2026년 8월23일 한화퓨처프루프가 실시하는 1억5천만 달러(약 2082억 원) 규모 유상증자에도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 ▲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앞줄 왼쪽 세번째)이 2024년 5월20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앞줄 오른쪽 세번째)과 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화커뮤니케이션위원회> |
△고려아연과 지분교환하며 파트너십 구축, ‘세인트폴 동문’ 최윤범의 백기사 행보
한화그룹은 고려아연과 2022년 11월 ‘수소·배터리 분야 동맹’을 맺고 전략적 지분 교환을 실시했다.
고려아연이 수소·배터리 분야 신사업 진출을 위해 한화그룹을 비롯 글로벌 자원기업 트라피구라, LG화학 등을 우군으로 확보한 것인데 한화그룹은 수소 가치사슬, 탄소포집, 풍력발전, 자원개발 등 4개 분야에서 고려아연과 협력키로 했다.
한화그룹은 고려아연의 해외 자회사를 통해서 도입할 예정인 그린 암모니아를 위한 암모니아 탱크터미널과 암모니아 크래킹설비 건설을 비롯해 수소연료전지 발전, 수소가스터빈 발전 시설 건설에 참여하기로 했다.
수소는 액화점이 낮아 부피를 줄여 운송하기에 많은 비용과 절차가 요구됨에 따라 수소를 액화 암모니아로 합성해 저장·운송하고 수요처에서 다시 수소로 분해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수소 경제의 실현을 위해 암모니아 합성·저장·운송·분해 설비가 요구되는 이유다.
고려아연은 한화가 미국에 투자를 검토하는 블루 암모니아 사업에 참여한다.
양사의 상호 지분투자규모는 1568억 원으로 고려아연 보통주 23만8359주와 한화 보통주 543만6380주를 맞교환했다.
한화그룹 계열사들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 지분율은 한화 1.14%, 한화임팩트 1.81%, 한화파워시스템글로벌 4.8% 등으로 한화그룹은 고려아연 주요 주주가운데 오너일가인 장씨와 최씨 일가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H2에너지USA(현 한화파워시스템글로벌)은 2022년 8월 고려아연이 실시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4700억 원을 들여 지분 약 4.8%를 취득했다. 한화임팩트는 장내매수를 통해 1.88%를,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한화가 자사주 맞교환으로 지분 1.2%를 취득했다.
다만 2026년 2월 기준 양사의 신재생에너지·수소 사업의 협력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고려아연은 그린수소 생산과 관련해 2030년까지 연간 28만 톤의 생산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먼저 해당 태양광 발전소와 연계한 PEM수전해기를 운영해 연간 155톤의 그린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수소연료전지 트럭의 연료로 사용하는 ‘선HQ 그린수소’ 실증사업을 위해 ‘선HQ허브’를 2023년 착공했다.
선HQ허브를 발판삼아 노스 퀸즐랜드 재생 에너지 구역(QREZ) 내 최대 발전용량 3천MW를 갖춘 ‘콜린스빌 그린 에너지 허브’를 조성해 그린수소·그린 암모니아 생산시설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2023년 7월에는 한화임팩트, SK가스와 함께 ‘한국-호주 수소 컨소시엄’을 결성하고 2032년까지 연간 100만 톤 이상의 그린 암모니아를 호주에서 한국으로 수출하는 공급망을 구축키로 했다.
요컨대 호주에서 재생에너지를 통해 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암모니아로 변환해 한국으로 운송하는 수소생태계를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재계에서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향후 경영권 분쟁을 염두에 두고 우호세력을 확보하기 위해 양사의 지분교환을 실시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실제로 김동관과 최윤범 회장이 미국 세인트폴 고등학교 동문으로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2024년 9월엔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선언하자 김동관과 최윤범 회장이 서울 모처에서 회동을 가지고 경영권 분쟁 상황을 공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우조선해양 인수 ‘재도전’ 성공, 15년 그룹 숙원 이뤄
김동관은 해양 사업 진출을 위해 인수합병시장에 매물로 나온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성공시킨 뒤 한화오션으로 재출범시켰다.
인수 이후 한화오션은 조선, 특수선, 해양, 풍력, 플랜트 등 조선을 중심으로 에너지 분야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며 한화그룹 핵심 계열사로 자리를 잡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전과 사업경쟁력 원복은 초대형 인수합병(M&A)에서 김동관의 수완을 보여준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한화오션은 2024년 연결기준 매출 10조7760억 원, 영업이익 2379억 원을 거뒀다. 2023년보다 매출은 45.8% 늘었다. 영업손익은 2020년 이후 4년만에 흑자전환했다.
상선·특수선·해양 등 전 사업 부문에 걸쳐 견조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한화그룹의 품에 안긴 이듬해인 2024년에는 2분기 적자를 내기도 했으나 4분기 들어서는 공정안정화, 고선가 물량 건조 등에 힘입어 영업익 흑자 규모가 대폭 늘었다.
한화오션이 조선업 호황으로 2025년 수익성 개선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김동관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결정과 통합 작업(PMI)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그룹은 2023년 8월17일 대우조선해양 출신 임원 47명 가운데 36명을 내보내며 ‘한화맨’으로 대대적 인사를 실시했다.
같은 해 12월부터 3차례에 걸친 고위임원 인사에서 8명을 교체하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은 2023년 5월23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사명을 한화오션으로 변경했다. 1978년부터 사용했던 ‘대우’라는 이름표를 떼고 한화그룹의 일원으로 출범한 것이다.
같은해 6월 대우조선해양이 실시한 2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컨버전스, 한화에너지 등 한화그룹 계열사들이 참여했다. 증자 후 한화그룹 측 지분율은 48.16%였다.
김동관에게 있어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육·해·공을 아우르는 방산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는 ‘화룡점정’이라는 의미를 지닌 일이었다.
인수 이전 한화그룹은 한국을 대표하는 방산기업으로 꼽혔으나 육상·공중에 비해 해상 분야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잠수함, 수상함 등의 건조능력을 갖춘 대우조선해양을 통해 이를 만회하겠다는 의지를 실현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앞서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심으로 한화 방산부문, 한화디펜스 등 3사 통합을 추진했다. 각 사가 보유했던 기술간 시너지를 창출하고 해외판로 등을 통합하겠다는 의도였다.
방산뿐 아니라 에너지 분야에서도 ‘생산-운송-발전’의 가치사슬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봤다.
한화그룹은 이미 액화천연가스(LNG)를 미국에서 수입해 통영에코파워에서 발전을 하는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LNG 해상 생산기술(FLNG)과 운반(LNG운반선), 연안 재기화 설비(FSRU)와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23년 4월 조건부 기업결합 승인을 내면서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의 법적 요건이 충족됐다.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2008년부터 장장 15년의 세월이 걸렸다. 최초 인수를 시도했다 고배를 마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숙원을 아들인 김동관이 풀어냈다.
한화 전략부문 대표이사가 된 김동관은 2021년 무렵부터 해운·조선 시장이 장기 부진에서 벗어날 조짐이 보이자 대우조선해양 인수작업을 추진했다.
산업은행은 2008년 10월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한화그룹을 선정했으나 2009년 1월 인수대금 납부방식을 놓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협상이 결렬됐다.
새로운 원매자를 찾아나선 산업은행은 현대중공업그룹(HD현대그룹)을 선택했으나 유럽연합 경쟁당국이 기업결합을 승인하지 않으며 14년 만에 한화그룹이 재도전 자격을 얻었다.
산업은행과 김동관이 합의한 대우조선해양의 인수대금은 2조 원이었다. 앞서 2008년 인수시도 당시에 한화그룹이 제안한 금액은 6조 원이 넘었던 점을 감안하면 3분의 1 가격으로 손에 넣게 된 셈이었다.
세월의 흐름에 따른 기업가치 변화를 감안해도 21년 동안 모두 11조8천억 원 규모의 공적 자금을 투입했던 기업을 2조 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일부서는 ‘헐값 매각’이라는 시선이 나오기도 했다.
| ▲ 김동관 한화그룹 수석부회장.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한화솔루션 몸집 키워
한화솔루션(옛 한화케미칼)은 2020년 출범 이후 계열사 합병 등을 통해 몸집을 빠르게 키웠다.
2020년 12월에는 기존 주력사업인 태양광과 소재, 화학과는 다소 거리가 먼 한화갤러리아와 한화도시개발 합병까지 결정했다.
한화솔루션은 2021년 2분기 말 기준 자산 13조9천억 원을 보유했다. 한화솔루션의 전신인 한화케미칼은 2018년까지만 해도 7조 원대 규모의 자산을 보유해 한화와 자산 규모 1, 2위를 다퉜는데 3년 사이 자산 규모가 2배 가까이 늘었다.
한화그룹에서 개별 자산규모가 10조 원이 넘는 계열사는 한화솔루션이 유일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공정자산 규모가 10조 원을 넘으면 상호출자가 제한되는 대기업집단으로 규정하는 만큼 한화솔루션을 하나의 대기업집단으로도 볼 수 있다.
공정자산은 공정위가 공시대상 기업집단의 자산 규모를 따질 때 사용하는 개념으로 보험사 등 금융계열사는 전체 자산이 아닌 자본총액과 자본금 중 큰 금액을 쓴다. 2021년 5월 기준 공정자산 규모가 10조 원이 넘는 대기업집단은 40개에 그쳤다.
시장에서는 한화솔루션의 몸집 확대를 놓고 김동관의 경영 경험을 늘리기 위한 선택이라는 시선도 나왔다.
김동관은 한화그룹 입사 이후 10년 넘게 사실상 개별 사업인 태양광에 전념해 그룹의 주력사업으로 키우는 데 성공했지만 그룹 경영 전반의 큰 그림을 그리는 경험은 많이 쌓지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
한화솔루션이 태양광뿐 아니라 화학, 소재, 수소, 유통, 도시개발 등 여러 사업을 직접 진행하는 만큼 김동관이 경영 경험을 쌓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화그룹이 한화솔루션이라는 이름을 정할 때부터 외형 확장을 향한 큰 그림을 그렸을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화솔루션은 LG에너지솔루션, 현대에너지솔루션 등 다른 대기업집단 계열사와 달리 그룹이름 ‘한화’에 ‘솔루션’이라는 단어를 바로 붙여 놓고 있다.
한화솔루션이 출범할 때부터 모든 사업을 다 할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놨다는 이야기가 시장에서 나왔다.
일각에서는 태양광 등 친환경사업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한화갤러리아와 한화도시개발 합병을 바라보는 견해도 있다.
한화도시개발은 산업단지 개발사업 등을 하는데 산업단지 탄소배출 감소 시스템 등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한화솔루션의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가능성이 크다.
한화갤러리아는 백화점 사업 등을 하는 유통업체인 만큼 현금창출 능력이 상대적으로 좋아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가 지나면 친환경사업 투자를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한화솔루션은 2023년 갤러리아 부문 인적분할, 첨단소재 부문 일부 사업의 물적분할을 결정하며 태양광 사업 등 에너지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했다. 한화솔루션은 해당 분할로 기존 5개 사업부문을 큐셀(태양광), 케미칼(기초소재), 인사이트(한국 태양광 개발사업) 등 3개 부문으로 줄였다.
△삼성그룹과 2조 원 규모 빅딜, 방산과 화학 계열사 인수
김동관은 한화그룹이 삼성그룹의 방산과 화학 계열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역할을 했다.
한화그룹은 2014년 삼성그룹의 방산부문 계열사인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화학부문 계열사인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을 인수했는데 김동관이 이 작업을 주도했다.
김동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하버드대학 동문인 점이 거래 성사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김동관은 프랑스 탈레스와 토탈을 방문해 삼성그룹과의 빅딜 취지를 설명하고 파트너로서 이해를 구했다고 한다.
한화그룹이 삼성그룹 계열사들을 껴안으면서 김동관의 경영권 입지도 한층 탄탄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당시 김동관은 한화S&C지분 50%를 보유하고 있었다. 한화S&C는 한화에너지 지분을 100%, 한화에너지는 삼성그룹 계열사였던 한화종합화학 지분 30%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다. 한화종합화학은 삼성토탈이었던 한화토탈의 최대주주다.
이에 따라 당시 ‘김동관→에이치솔루션(옛 한화S&C)→한화에너지→한화종합화학→한화토탈’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완성됐다.
△
김승연 회장 공백기에 태양광 사업 지켜
김동관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경영 공백기간 최고위 의사결정에 참여하진 않았으나 그룹이 미래를 보고 육성하던 태양광 사업을 지켰다.
김연배 한화생명 부회장은 2015년 8월 한화그룹에 사의를 표명했다.
김연배 부회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최측근으로 2013년 김 회장이 구속된 뒤 출범한 한화그룹 비상경영위원장을 맡아 한화그룹 경영을 이끌어 왔다.
김 부회장의 사임은 비상경영체제가 완전히 끝났음을 의미했다.
김 회장이 옥중에 있을 당시 김 부회장과 홍기준 전 한화케미칼 부회장, 홍원기 전 한화호텔앤리조트 부회장 등 3명은 각각 금융, 제조, 서비스 부문을 총괄해 비상경영위원회를 이끌었다.
비상경영위원회 체제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김 회장이 2014년 2월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부터다.
홍기준 전 부회장이 2014년 4월 물러났고 직전 연말인사에서 비상경영위원회 실무총괄위원이었던 최금암 전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장이 여천NCC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당시 이미 비상경영위원회가 사실상 해체됐다는 시선이 많았다.
그동안 위원회는
김승연 회장의 복귀까지 대규모 투자와 신규사업 계획 수립, 임원 인사 등 주요 사안에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역할을 했다.
위원회 출범 전 한화그룹을 실질적으로 이끌었던 최금암 그룹경영기획실장은 비상경영위원회 실무총괄위원으로 활동했다.
김동관은 한화솔라원 실장을 맡고 있었다. 그동안 그룹 주요 회의에 거의 빠지지 않고 참석해왔지만 비상경영위원회 명단에는 포함돼 있지 않았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2012년 8월 법정구속 확정으로 자리를 비우자 업계에서는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이 흔들릴 것이라는 시선이 나왔다.
한화그룹은 당시
김승연 회장 주도로 태양광 사업을 신사업으로 삼고 강력하게 힘을 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동관이 김 회장 부재 상황에서도 태양광 사업을 육성할 수 있을지에 이목이 쏠렸다.
김동관은 2012년 독일의 태양광셀 제조기업인 큐셀을 인수해 한화큐셀로 이름을 바꾸면서 태양광 사업과 관련해 굵직굵직한 투자를 진두지휘했다.
2013년 8월 한화큐셀 전략마케팅실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독일에 상주하면서 한화큐셀을 안정화하는 데 힘을 쏟았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당시 “2010년 인수한 한화솔라원은 김동관의 노력이 크게 작용해 사업이 안정화됐다”며 “한화큐셀도 조기 안정화 작업이 필요하다고 판단돼 자리를 옮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2년 큐셀이 한화그룹에 인수될 때만 해도 큐셀의 임직원 사이에 패배의식이 상당했다고 한다.
김동관은 큐셀의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면담과 상황설명회를 열고 셀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모듈 중심으로 생산구조를 재편했다. 이런 노력은 한화큐셀 직원들의 사기 진작 측면에서도 긍정적 효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2010년 한화그룹 입사
김동관은 2010년 한화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한화에 차장으로 입사해 다보스 포럼에서 공식적으로 얼굴을 알렸다.
당시 인터뷰를 통해 기업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든다는 만족감과 기업가치가 직원의 사기를 북돋는다며 기업의 이타주의를 강조했다.
이듬해인 2011년 한화그룹 태양광 계열사로 자리를 옮겼다. 김동관이 2010년 공식석상에서 기업의 이타주의를 언급한 것은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는 시선도 나왔다.
한화그룹의 전폭적 지원에도 불구하고 김동관이 한화그룹 태양광 사업을 이끄는 일이 쉽지만은 않으리라는 관측도 존재했다.
김동관이 태양광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2011년은 태양광 업황이 급속도로 나빠지던 시기였다. 당시 김동관이 몸담았던 한화솔라원도 2011년 심각한 경영난을 겪었다.
김동관은 이미 안정적으로 사업구조가 갖춰진 계열사에서 경영수업을 받는 다른 오너 2~3세와 다른 길을 간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동관이 경영난에 빠진 한화솔라원에서 일하는 것을 놓고
김승연 회장의 경험이 작용했다는 시각도 있었다.
김승연 회장은 선친인 김종희 전 회장이 별세하자 29살에 그룹 회장에 올랐다. 김동관도 이처럼 곧바로 현장에 투입해 업무 경험을 쌓는 것이 경영능력을 키우는 데 더 좋을 것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 ▲ 한화그룹 오너일가 3대. (왼쪽부터)고 김종희 한국화약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수석부회장. <한화> |
△한화그룹이 걸어온 길
한화그룹은 방산, 해양, 화학, 에너지, 우주항공, 금융, 기계, 유통·서비스 등의 사업을 하고 있는 재계서열 5위(2026년 공정위 발표 기준)의 대기업집단이다.
창업주인 현암 김종희 한국화약그룹 회장이 1952년 설립한 한국화약주식회사(현 한화)가 회사의 모태다.
한국화약은 1953년 조선화약공판 주식회사를 불하 받았으며 1957년 다이너마이트 국산화를 시작으로 1959년 화약류 완전국산화를 이루며 사세를 키웠다.
이후 1965년 한국화성공업(현 한화솔루션) 설립, 1966년 태평물산(현 한화 글로벌 부문), 1973년 대일유업(현 빙그레) 인수, 태평개발(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설립, 1975년 학교법인 천안북일학원(현 북일학원) 설립, 1976년 성도증권(한화투자증권) 인수 등으로 몸집을 키웠다.
한화그룹의 역사를 바꿔놓은 가장 큰 사건은 1977년 11월11일 전북 이리시(현 익산시) 발생한 이리역 열차 폭발사고다. 한국화약의 제품을 싣은 열차가 도심 한복판에서 폭발을 일으켜 사망자 59명, 부상자1343명, 이재민 7800여 명이 발생했다.
사고의 책임은 운송을 맡은 철도청에 있었지만, 김종희 회장은 즉각 대국민사과를 발표하고 자신의 전 재산인 90억 원을 피해보상을 위해 기꺼이 냈다.
한화그룹은 직원들의 급여 일부를 갹출하고 보너스를 반환시키는 등 피해보상 기금 마련에 힘썼으며 직원들을 ‘헌혈’에 강제 동참시키는 등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했다.
다만 사고 발생 4년 뒤인 1981년 김종희 회장은 지병으로 향년 59세로 별세했고, 이리역 폭발 사고 직후 유학 중이다가 귀국해 경영수업을 받던 장남인
김승연이 29세의 나이로 그룹 2대 회장에 오르게 됐다.
한국화약그룹은 1992년 그룹명을 한화그룹으로 바꿨다.
김승연은 1999년 여천NCC 설립, 2000년 동양백화점인수, 2002년 대한생명(현 한화생명) 인수, 2012년 큐셀(현 한화솔루션) 인수 등 적극적인 인수합병(M&A)를 통해 그룹 사세를 더욱 확장시켰다.
2014년 삼성그룹과의 2조 원 규모의 ‘빅딜’을 통해 한화그룹은 내수 위주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수출로 확대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인수한 계열사는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삼성테크윈), 한화시스템(삼성텔레스), 한화임팩트(삼성종합화학), 한화토탈에너지스(삼성토탈) 등으로 2020년대 들어 그룹의 실적을 지탱하고 있는 핵심 계열사로 여겨진다.
2023년에는 대우조선해양(한화오션)을 2조 원에 인수하는데 성공하며 약 15년에 걸친 숙원을 이뤄냈다.
그룹 지배구조는 실질적으로 지주사 격인 한화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솔루션, 한화생명, 한화갤러리아, 한화비전, 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등을 거느리는 ‘핵심 축’이 있으며 오너일가의 개인회사인 ‘한화에너지→한화임팩트→한화토탈에너지스·한화엔진’ 등으로 이어지는 또다른 축이 있다.
한화의 최대 주주는 한화에너지로 지분율은 22.15%이다.
김승연 회장 등의 특수관계인 합산 지분율은 55.84%이다.
한화는 2025년 연결기준 매출 74조7474억 원, 영업이익 4조1560억 원을 거뒀다. 2024년보다 매출은 34% 늘고 영업이익은 72% 성장했다.
한화그룹은 핵심 가치를 ‘신용과 의리’로 내세우고 있다.
김승연 회장의 화통한 성격을 보여주는 다양한 일화가 함께 전해지면서 국내 재계에서 기업의 핵심가치가 가장 널리, 성공적으로 대중들에게 각인된 사례로 손꼽힌다.
이는 김종희 선대회장의 “화약인들은 정직해야 한다. 또 정확해야 한다. 약속된 시간과 장소에서 반드시 폭발하는 화약처럼”이라는 어록에서도 잘 드러난다.
한화그룹이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2000년부터 매년 서울 여의도 일대 한강에서 진행하는 ‘세계불꽃축제’는 매년 100만 명 규모의 인파가 몰려드는 한국의 대표 축제로 자리잡고 있다.
한화그룹 오너일가와 삼성그룹 오너일가의 대를 이은 친분이 유명하다.
김승연 회장은 중대한 경영 의사결정을 앞두고는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을 찾아 조언을 구할 정도로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고, 이러한 관계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오너 3세들까지도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