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달 27일 촬영된 네팔 홍수 참사 피해 지역 위성 사진. 갈색 토사로 뒤덮인 곳은 원래 마을이 위치해 있던 곳이다. <연합뉴스> |
이에 기존 기상 관측 체계의 공백을 메울 수 있도록 위성 데이터를 활용한 대응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전문가의 목소리가 잇달아 나온다.
11일 글로벌 재물보험사 FM은 비즈니스포스트에 보낸 논평을 통해 기후변화로 자연재해의 양상이 복잡해짐에 따라 기존에는 피해 발생 범위를 파악하는 것에 그쳤던 위성 데이터의 역할이 사전 예측까지 넓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FM은 1835년 미국 로드아일랜드주에서 설립된 재물보험사다. 자체 리서치 캠퍼스를 운영하면서 각종 재난 등이 기업에 입히는 피해와 이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 등을 연구하고 있다.
또 재물보험이란 기업의 공장과 설비 등 자산이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었을 때 보상하는 보험을 말한다. FM은 2023년에 한국 지사를 처음 설립하고 국내 기업 보험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줄리안 올리버 FM 아시아태평양 자연재해 및 연구그룹 총괄은 논평에서 "위성 데이터는 세 가지 실무적 질문에 답하는 데 활용된다"며 "대기 중에서 어떤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지, 지형과 토지 특성이 재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재난 예측 모델이 실제 현장에서 발생한 상황을 제대로 재현했는지 확인하는 것 등이다"고 말했다.
FM은 특히 홍수 대비 차원에서 위성 데이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봤다.
기상기관들이 주로 예보에 활용하는 지상 강우계는 특정 지점에 내린 비의 양은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 하지만 관측시설이 부족하거나 불균형하게 설치된 지역에서는 전체 강우 범위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 ▲ 노르웨이에 위치한 한 발사장에서 독일 기업이 제작한 로켓이 인공위성을 싣고 발사되고 있다. <연합뉴스> |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지난 50년(1970~2021년) 동안 발생한 기후변화 관련 재해의 84%는 홍수, 가뭄, 집중호우 등 물로 인한 재해였다.
위성 데이터를 활용해 홍수가 발생하기 전에 충분한 대책을 세울 수 있다면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지난달 26일 발생한 네팔 홍수 참사도 위성 데이터를 활용한 조기경보체계를 구축했다면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일(현지시각) 국제 학술지 네이처는 자체 사설을 통해 위성 관측을 통해 네팔 홍수가 발생하기 전에 관련 징후가 위성에 포착됐다고 전했다.
마누체르 시르자이 미국 버지니아 공과대 지구물리학자는 네이처와 인터뷰에서 "참사 발생 며칠 전에 촬영된 위성 사진을 보면 빙하 일부와 그 위에 있던 암석의 붕괴는 몇 주 전부터 가속화되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위성 데이터와 연계된 사전 경고 체계가 없었기 때문에 홍수 피해를 제때 예방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국내에서는 위성 데이터 등을 인공지능(AI) 기술과 결합해 물 관련 재해를 예방하는 대책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9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와 관련된 논의를 '2026년 국제물주간' 행사에서 진행했다고 밝혔다.
금한승 기후부 제1차관은 행사에서 "기후부 출범을 통해 마련된 물과 에너지 정책 통합이 AI를 만나 기후위기 대응 역량으로 발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FM은 이런 노력이 제조업 시설이 집중돼 있고 인구 밀집도가 높은 한국에서 특히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올리버 총괄은 "지구관측자료, 한국의 데이터, 재해 모델, FM의 엔지니어링 전문성까지 결합된다면 기업의 자연재해 노출 정도와 예상 피해를 예측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실질적 회복탄력성 강화를 향한 투자 대상과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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