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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누르기 방지' 여권 내부 논쟁 뜨겁다, 민주당 'PBR 0.8배 하한' vs 정부 '선별 재평가'

권석천 기자 bamco@businesspost.co.kr 2026-08-05 15:5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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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정부와 여당이 대주주의 상속·증여세 절감을 위한 ‘주가누르기’ 관행을 막기 위해 나섰지만 제도 적용 범위를 놓고 뜨거운 논쟁을 벌이고 있다.  

정부가 의심기업을 선별해 과세가액을 다시 산정하는 방식을 선택한 반면 민주당 쪽은 순자산가치의 80%를 평가 하한으로 설정해 주가를 낮출 유인 자체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가누르기 방지' 여권 내부 논쟁 뜨겁다, 민주당 'PBR 0.8배 하한' vs 정부 '선별 재평가'
▲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국회 소통관에서 주가 누르기 방지법 대표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훈기 의원은 5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부안을 두고 “오히려 기업에 ‘주가 누르기 기업’이 되지 않을 수 있는 회피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어 “우리 자본시장의 고질적인 저평가에는 주가가 낮을수록 최대 주주의 상속·증여세 부담이 줄어드는 잘못된 세제 구조도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이 최대 주주에게도 유리하도록 경제적 유인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날 주가누르기 방지법안(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앞서 주가누르기 방지법을 처음 발의한 이소영 민주당 의원도 정부안을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이소영 의원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정부안)은 나쁜 법안”이라며 “이제 정부의 가이드 대로 13반기 중에 딱 2번만 최하위 리스트에서 벗어나면 적용을 회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또한 “어렵게 어렵게 이 법의 적용대상이 된다 해도, 효과는 ‘최근 주가의 1.3배’다. PBR이 0.1인 회사는 0.13을 기준으로 세금을 내면 된다. 설사 적용대상이 되어도 껌값 아닌가”라며 “정부안의 세금 산정 기준은 최근 6년 반 동안 주가가 한번이라도 높으면 세금을 올라간다는 의미다. 정부안은 오히려 주가누르기를 장기적으로 하라고 권하는 황당한 안”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와 민주당 의원들은 상장주식에 대한 현행 상속·증여세 평가방식이 대주주와 일반주주의 이해를 엇갈리게 만든다는 진단에도는 동의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행법은 상장주식의 상속·증여재산 가액을 평가기준일 전후 각 2개월 동안 형성된 평균 주가로 평가한다. 주가가 낮아질수록 최대주주의 상속·증여세 부담도 함께 줄어 배당 확대나 자사주 소각 등 기업가치 제고에 소극적일 유인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 의원들이 제시한 해법은 출발점부터 다르다.

정부안은 모든 저PBR 기업에 동일한 평가 하한을 적용하기보다 일정한 요건을 충족한 기업만 ‘주가누르기 기업’으로 추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구체적으로 최근 13개 반기 가운데 12개 반기 동안 PBR이 코스피 업종별 하위 25% 또는 코스닥 업종별 하위 10%에 들어간 장기 저PBR 기업이나, 중복상장·교환사채 발행 등 특정 행위 뒤 주가가 크게 하락한 기업을 우선 대상으로 한다. 

추정요건을 충족하면 국세청 평가심의위원회가 실제 적용 여부를 판단하고, 납세자가 주가누르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입증하면 현행 평가방식을 유지할 수 있다.

정부안은 또한 장기 저PBR 기업의 주식을 현행 평가액의 1.3배와 최근 6개월부터 최대 6년6개월까지의 기간별 평균주가 가운데 가장 높은 금액으로 평가하도록 했다. 장기 저PBR 기업이 아니면서 별도의 추정요건을 충족한 기업에는 최근 6개월·1년·2년·3년 평균주가 가운데 가장 높은 금액을 적용한다.

이를테면 정부는 기업의 업황과 경영상황을 고려해 주가누르기 가능성이 높은 사례만 걸러내는 ‘선별 재평가’ 방식을 선택한 셈이다. 반면 민주당 의원안은 객관적 하한선을 법률에 명시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주가누르기 방지' 여권 내부 논쟁 뜨겁다, 민주당 'PBR 0.8배 하한' vs 정부 '선별 재평가'
▲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월16일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소영 의원이 지난해 5월 발의한 주가누르기 방지법안(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상장주식의 시가가 1주당 순자산가치의 80%보다 낮으면 비상장주식 평가방식을 적용하도록 했다. 최종 평가액도 순자산가치의 80% 아래로 내려갈 수 없게 했다. 통상 ‘PBR 0.8배 하한’으로 불리지만 법안이 직접 규정하는 기준은 최대주주 보유주식의 시가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1주당 순자산가치의 80%를 비교하는 방식이다.

이소영 의원안은 주가누르기 행위나 의도를 국세청이 개별적으로 판정하지 않는다. 주가가 평가 하한보다 낮아지는 순간 새로운 평가방식을 적용해 대주주가 주가를 추가로 떨어뜨려도 세금이 더 줄지 않게 만드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훈기 의원안 역시 이소영 의원이 제시한 순자산가치 80% 하한이라는 기본원칙을 이어받았다. 이에 따라 정부안과 이소영·이훈기 의원안은 세 개의 서로 다른 정책 방향이라기보다 정부의 선별 재평가와 민주당 의원들의 평가 하한 설정이라는 두 갈래로 나뉜다.

다만 이훈기 의원안은 이소영 의원안이 일률적 기준을 적용한다는 비판을 고려해 적용 요건을 세분화했다.

평가기준을 회계상 장부가치가 아닌 세법상 순자산가치로 명시하고 자본잠식 상태인 기업, 회생절차를 진행하는 기업, 경영정상화 약정을 이행하거나 국가 주도의 구조조정·사업재편을 진행하는 기업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상장 자회사와 손자회사부터 평가 하한을 단계적으로 적용해 모회사의 주식가치에 반영함으로써 계열사의 저평가를 이용해 모회사 평가액을 낮추는 우회도 차단하도록 했다.

세 부담 완화장치에서도 두 의원안은 차이를 보인다.

이소영 의원안은 상장사 최대주주 주식의 20% 할증평가를 폐지하고 최대주주 보유 상장주식으로 상속세를 물납할 수 있도록 했다. 이훈기 의원안은 물납 허용은 유지하면서 최대주주 20% 할증평가 폐지 범위를 상장주식뿐 아니라 비상장주식까지 확대했다.

다만 현재 이소영·이훈기 의원안은 민주당의 공식 당론으로 채택되지 않았다. 민주당 원내 지도부는 공식 회의에서 주가누르기 방지법 도입을 자본시장 정상화를 위한 후속 과제로 제시했을 뿐이다.

이소영 의원안은 2025년 5월 국회에 제출된 뒤 재정경제기획위원 전체회의에 한 차례, 세 차례 조세소위원회에 상정됐지만 의결되지 않은 채 소관위 심사 단계에 머물러 있다.

정부안은 현재 세제개편안으로 발표된 단계이고 이훈기 의원안은 새로 발의된 만큼, 향후 정부 세법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세 방안은 세법 소관 상임위에서 함께 비교·심사될 것으로 보인다. 권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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