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시우(왼쪽), 김태환 카카오게임즈 신임 공동대표가 5일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라인야후에 인수된 후 처음 모습을 드러내며 향후 회사 경영전략을 밝혔다. <카카오게임즈> |
[비즈니스포스트] 최대주주가 라인야후로 변경된 이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나선 김태환, 이시우 카카오게임즈 공동대표가 회사의 냉정한 현주소를 진단하며 ‘기본으로 돌아가겠다’는 경영 방침을 밝혔다.
올해 2분기까지 7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데다, 올해 하반기 최대 기대작 '오딘Q' 출시가 내년 초로 연기된 가운데, 화려한 청사진을 제시하는 대신 기본에 입각해 시장의 신뢰부터 회복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5일 오전 열린 카카오게임즈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새 경영진은 적자 고리를 끊어내고, 근본적 사업 재편을 단행해 내년 1분기 흑자 전환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최대주주가 카카오에서 라인야후로 바뀐 뒤 지난 6월 새로 선임된 김태환, 이시우 공동대표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장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였던 라인야후 그룹 내 계열사 ‘라인게임즈’와의 합병 가능성에 대해 김태환 공동대표는 "계획이 없다"며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김 대표가 과거 라인게임즈 최고전략책임자(CSO) 출신의 전략 및 인수합병(M&A) 전문가라는 점에서 시장에선 그동안 카카오게임즈와 라인게임즈의 합병설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김 대표는 “공식이나 비공식적으로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가 라인게임즈와 카카오게임즈의 관계”라며 “카카오게임즈는 라인게임즈와의 합병이나 포괄적 주식 교환 등 기업 결합을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두 신임 대표 앞에 놓인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다.
이날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약 750억 원, 영업손실 약 23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 급감했으며, 영업손실 역시 지속되면서 7개 분기 연속 적자의 늪에 빠졌다.
여기에 실적 반등의 핵심 열쇠였던 신작 일정마저 차질을 빚고 있다. 올해 3분기 출시 예정이었던 대형 기대작 '오딘Q: 발키리스 콜'의 출시 시기가 내년 초로 연기됐다.
오딘Q는 회사의 핵심 지식재산(IP)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후속작으로, 올해 하반기 나올 신작 가운데 실적 기여 기대가 가장 컸던 게임이다.
이시우 대표는 "오딘Q는 회사에서도 가장 기대하는 신작이자, 저와 김태환 대표에게도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라면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시장의 경쟁 환경을 고려해 가장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는 시점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오딘Q는 당초 2025년 내 출시가 예상됐지만 2026년으로 한 차례 밀린 데 이어, 이번에 2027년 초로 재차 연기됐다. 여기에 연내 출시를 목표로 했던 '프로젝트C'도 출시 시기가 ‘미정’으로 변경됐다. '아키에이지 크로니클'은 개발 자회사인 엑스엘게임즈가 직접 서비스까지 담당하는 구조로 전환했다.
| ▲ 카카오게임즈의 최대 기대작인 '오딘Q: 발키리스 콜'은 출시가 또다시 연기되며 2027년 1월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게임은 회사의 대표작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후속작이다. <카카오게임즈> |
실적 반등 시점이 뒤로 밀리자 시장도 곧바로 반응했다. 이날 코스피가 4% 이상 급등하는 강세장 속에서도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7% 가까이 급락한 77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가운데 두 대표가 내놓은 해법은 ‘기본기 강화’와 ‘신뢰 회복’이다. 우선 반복돼 온 신작 개발 지연 체계부터 바로잡기로 했다.
이시우 대표는 "그동안 여러 신작의 출시 일정이 지연되면서 신작 일정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많이 악화된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돌이켜 보면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큰 성공 이후 회사가 대형 프로젝트 여러 개를 동시에 추진하며 한 번에 너무 큰 도약을 하려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카카오게임즈에서 최고사업책임자(CBO)로 오딘의 흥행과 핵심 사업을 직접 챙겨온 내부 인사다. 이 대표는 개발 중인 신작들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조정을 거친 만큼 이날 공개된 일정이 밀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태환 대표는 수익성 개선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넥슨과 라인게임즈를 거치며 사업개발과 인수합병(M&A)을 이끌어온 M&A 전문가다. 그는 "넥슨에서 근무하던 시절, 게임 업계에서 가장 많은 M&A를 진행했고,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김 대표는 "비핵심 사업이나 비효율적 사업을 재검토해 과감한 사업 재편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조직 규모 확장을 억제하고, 자체 결제 시스템 도입을 검토해 수수료 비용도 절감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지금 회사에 필요한 것은 막연한 장밋빛 비전보다 기본을 바로 세우고, 빈틈없는 실행으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올해 4분기부터 매출을 회복해 오딘Q가 나오는 내년 1분기 흑자 전환을 이룬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신권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2분기와 3분기를 실적의 저점으로 보고 있다”며 “4분기부터 신작 출시를 통해 매출 회복을 이뤄내고, 내년 1분기 흑자 전환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