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코모로 국적의 초대형 원유운반선 헬가가 4월24일 이라크 바스라항 인근 해상에서 원유 적재를 위해 정박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한국 해운 선사 장금상선의 대규모 유조선 확보 전략에 주목한 외신 보도가 나왔다.
장금상선이 대규모 유조선단을 앞세워 원유 해상 운임을 조정해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따른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은 해운업계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장금상선이 유조선 공급을 제한해서 운임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이라고 보도했다.
장금상선의 대규모 선단이 이러한 분석의 배경으로 지목됐다. 장금상선은 지난 2월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전부터 70억 달러(약 10조8천억 원)를 들여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선단을 꾸렸다.
VLCC는 석유를 약 200만 배럴(3억1780만 ℓ)를 실을 수 있는 30만 재화중량톤(DWT)급 안팎의 대형 유조선을 뜻한다.
이러한 투자로 장금상선은 세계 VLCC 선단의 약 10%를 운용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리스 선박 중개업체인 엑스클루시브쉽브로커는 장금상선이 160척 이상의 유조선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VLCC인 것으로 보고 있다.
장금상선이 대규모 선단을 앞세워 일부 선박의 공급을 조절해 운임 협상력을 높이면 해협 개방에 따른 이득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해운서비스 업체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3월 VLCC 하루 평균 운임은 38만5천 달러(약 6억 원)를 넘어섰다. 클락슨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전쟁 초기에 비해 유조선 운임은 다소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더욱 복잡해진 무역 패턴과 높은 유조선 가격이 전쟁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는 해운업계 관계자 발언을 전했다.
장금상선그룹은 중국 물류기업 시노트란스와 1989년 합작 설립한 시노코유한공사를 중심으로 해운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집단이다. 지난해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의 발표에 따른 재계 순위는 32위다.
이번 장금상선의 VLCC 확보에 세계 1위 해운 선사인 메디테리언쉬핑컴퍼니(MSC)의 잔루이지 아폰테 공동 창업자가 자금을 댔다는 관측이 나왔다.
시장조사업체 크플러에 따르면 장금상선은 이렇게 선점한 VLCC로 호르무즈 해협과 걸프만 외곽 항만을 오가며 원유를 운송했다. 일부 선박은 임대해 부유식 원유 저장시설로 활용했다.
이러한 움직임으로 해협 개방에 따른 수혜를 가져갈 수 있었다는 것이다.
장금상선이 운임 상승에 연계된 파생상품 거래에서도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관계자 발언도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나왔다.
해운 선사는 운임, 용선료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으로 운임 변동 리스크를 관리하곤 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장금상선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으로 늘어날 원유 물동량의 최대 수혜 기업 가운데 하나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