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2026-05-21 16:5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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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6·3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우세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부동산 민심을 앞세워 추격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정 후보가 여전히 앞서고 있지만 한 달여 전과 비교해 두 후보의 격차가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서울 표심이 다시 요동치는 모습이다. 전월세 문제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안전 논란까지 겹치며 선거 쟁점도 복잡해지고 있다.
▲ 부동산 민심과 GTX 안전 공방이 격돌하며 서울시장 선거판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6·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1일 0시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앞줄 가운데)가 정청래 대표(앞줄 왼쪽) 등과 함께 택배 업무를 체험하기 위해 서울 광진구 동서울우편집중국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21일 최근 서울시장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정 후보 우세 속 오 후보의 반등 흐름이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채널A 의뢰로 리서치앤리서치가 17~19일 서울 거주 8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울시장 지지도 조사에서 정 후보는 43.9%, 오 후보는 35.7%를 기록했다. 격차는 8.2%포인트로 오차범위 밖이다. 다만 7주 전 같은 기관 조사에서 14.6%포인트였던 격차가 많이 줄었다.
조선일보 의뢰로 메트릭스가 16~17일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는 정 후보 40%, 오 후보 37%로 오차범위 안 접전 양상도 나타났다.
특히 서울 강남 지역에서 오 후보 지지세가 살아나는 흐름이 눈에 띈다. 리서치앤리서치 조사에서 오 후보는 서초·강남·송파·강동구 등 강남4구에서 43.4%를 얻어 정 후보(33.5%)를 앞섰다. 메트릭스 조사에서도 오 후보는 서초·강남·송파구 등 동남권에서 오차범위 밖으로 우위를 보였다.
정치권에서는 서울시장 선거가 정당 대결보다 ‘부동산’ 쟁점이 부각되는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정부 국정 지지율은 높지만 부동산 정책 평가를 두고 서울에서는 부유세 우려에 부정 응답도 적지 않아 부동산 이슈가 별도의 독립 변수로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오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와 대규모 주택 공급 등 부동산 이슈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오 후보는 20일 관훈토론회에서 “비정상적인 집값과 전셋값, 혹독한 월세는 이 정권의 이념 과잉이 만든 부동산 지옥”이라며 정부의 실거주 중심 정책과 다주택자 규제를 정면 비판했다.
재건축·재개발 규제와 실거주 요건 강화,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논란 등이 이어지면서 서울의 주택 보유자 사이의 불안 심리가 확산하고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오 후보는 민간 중심 정비사업을 통해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관훈토론회에서 “2031년까지 31만 호 착공을 목표로 재개발, 재건축의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겠다”며 “현재 578개 구역에서 정비사업이 진행 중이고, 통상적으로 사업이 추진되면 착공 가능한 물량”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는 오 후보의 부동산 공세에 기존 오세훈 시정의 공급 공약 미이행 책임론으로 역공하는 모습이다.
정 후보는 전날 관훈토론회에서 “오 후보가 약속한 36만호 공급이 제대로 이행됐다면 지금의 전월세난은 없었을 것”이라며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실제 착공 물량은 연평균 3만9천 호 수준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정 후보는 동시에 민주당 특유의 규제 강화 이미지와 차별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소득 없는 1주택자 재산세 감면과 재개발·재건축 기간 단축, 공급 확대 등을 함께 제시하며 중도층과 실수요층 공략에 나섰다.
특히 정 후보는 성동구청장 시절 구축한 생활밀착형 행정가 이미지를 선거 핵심 자산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는 ‘30분 통근도시’를 1호 공약으로 제시하며 버스 노선 개편과 공공셔틀 도입, 강북횡단선·동부선 추진 등을 통한 교통 체계 개편 구상을 밝혔다.
정 후보 측은 GTX-A 삼성역 철근 누락 논란과 싱크홀 사고 등을 계기로 오 후보의 ‘개발 행정 리스크’ 부각에도 나서고 있다. 정 후보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안전을 최우선시하지 않는 행정 철학이 반복적 사고로 이어지고 있다”며 GTX 공사 중지 필요성까지 주장했다.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1일 서울 강북구 삼양사거리에서 열린 첫 유세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GTX 관련 공방은 삼성역 공사 현장의 하중 지지 기둥 80개 중 50개에 철근이 원래 계획보다 절반만 쓰인 사실이 확인되면서 시작됐다. 특히 시공사가 지난해 11월 서울시에 이를 보고했음에도 서울시가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에 5개월이 지난 올해 4월 말에야 공식 보고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당은 ‘늑장 보고 및 조직적 은폐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1일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를 단장으로 하는 ‘서울 삼성역 GTX 철근 누락 은폐 의혹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를 전격 구성하며 총공세를 예고했다.
반면 오 후보 측은 선거를 겨냥한 악의적 정치 공세라며 반박하고 있다. 오 후보는 “4월 말 예비후보 등록 전까지 실무 부서로부터 관련 내용을 직접 보고받은 적이 없다”며 은폐 의혹을 부인했다. 서울시 역시 입장문을 통해 실무 부서가 국가철도공단에 매달 제출한 감리일지 등에 해당 시공 오류가 기재되어 있어 늑장 보고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오 후보는 정 후보의 공사 중단 발언을 겨냥해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 시민의 삶을 중지시키겠다는 협박이자 엄포”라며 “대통령 뒤에 숨지 말고 직접 나와 (GTX-A 단일 주제로) 직접 토론하자”고 역공을 펼쳤다.
결국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오 후보의 ‘부동산 공급 확대론’과 정 후보의 ‘생활주거·안전 행정론’이 충돌하는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이번 서울시장 선거가 부동산 문제만으로 좌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고물가와 생활비 부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전월세 부담과 교통, 안전, 생활 인프라 등 일상 체감형 이슈가 복합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부동산 민심 재결집을 노리는 오 후보의 전략이 실제 중도층 확장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정 후보가 구축한 생활행정 경쟁력이 우세 흐름을 이어갈지가 서울시장 선거의 최대 관전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