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한 뒤 1년동안 미국 내 재생에너지 발전이 급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음 1년 동안에는 더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된다. 이는 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 시장의 '전성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뒤 1년 동안 미국 내 전력 생산에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의 기여도가 크게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트럼프 정부의 화석연료 발전 활성화 정책에도 재생에너지 중심 전환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자리잡으며 배터리를 비롯한 관련 산업에 ‘전성기’를 예고하고 있다.
29일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최신 월간 보고서를 보면 1월 미국 내 전력 공급량에서 재생에너지의 비중은 25.1%로 집계됐다. 발전량은 지난해 1월보다 11.5% 증가했다.
설치 용량을 기준으로 보면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의 비중은 36.6%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에 석탄 발전으로 생산된 전력량은 12.8%, 천연가스 발전은 3.4% 감소했다. 재생에너지가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에너지정보청이 올해 1월과 지난해 1월 수치를 비교해 내놓은 이번 보고서는 2025년 1월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첫 1년의 변화를 보여준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바이든 정부의 재생에너지 지원 정책을 대거 축소하거나 폐지하고 화석연료 발전 산업을 활성화하는 정책을 앞세웠기 때문이다.
에너지 전문지 일렉트렉에 따르면 비영리단체 선데이캠페인이 해당 보고서와 관련해 “2026년에는 이러한 추세가 더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바라봤다.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이 늘어나면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도 함께 증가한다. 전력망 안정성을 높이려면 에너지를 저장한 뒤 필요할 때 공급하는 일이 필수기 때문이다.
에너지정보청은 재생에너지 발전에 필수로 쓰이는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설치량도 올해 1월에서 내년 1월 사이에 약 43.9%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일렉트렉은 이를 종합하면 트럼프 2기 정부 2년차에 태양광과 풍력발전, 에너지저장장치 용량 증가폭이 60%에 이르면서 첫 1년보다 두 배 넘게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트럼프 임기 2년차의 원자력 발전 용량은 사실상 늘어나지 않고 화석연료 발전 용량은 오히려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선데이캠페인은 “에너지정보청의 이번 보고서는 트럼프 정부가 재생에너지로 전환을 막는 데 실패했다는 점을 의미한다”며 “다음 1년 동안에는 재생에너지 산업에 성장세가 더욱 쏠리는 양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 ▲ 미국 뉴욕주에 설치된 에너지저장장치 설비 참고용 사진. <연합뉴스> |
이러한 변화는 자연히 미국 태양광과 풍력 발전, 배터리 공급망에 포함된 기업들에 수혜로 돌아올 공산이 크다.
특히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에너지저장장치와 배터리 분야에서 본격적으로 전성기가 열릴 수 있다는 전망도 고개를 든다.
미국 태양광에너지산업협회(SEIA)의 최근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미국 배터리 기반 에너지저장장치 신규 설치 용량은 연간 29% 증가한 57기가와트시(GWh)로 집계됐다.
2026년에는 70GWh, 2030년에는 110GWh로 가파른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SEIA는 “에너지저장장치는 미국 에너지 공급망의 미래에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며 “지속가능한 고성장 시대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해 에너지저장장치 신규 용량의 약 3분의2는 텍사스주를 비롯해 2024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했던 주에 설치됐다는 집계도 제시됐다.
트럼프 정부의 화석연료 활성화 및 재생에너지 지원 축소 정책이 지지를 얻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SEIA는 중국산 배터리와 부품 수입에 불이익을 주는 트럼프 정부의 해외우려기관(FEOC) 규제 등 영향으로 올해 전망이 다소 불확실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전했다.
미국 에너지저장장치 업계가 그동안 원가가 낮은 중국 배터리 공급망에 크게 의존해 왔기 때문이다.
ESS 전문지 에너지스토리지뉴스는 이와 관련해 “한국 배터리 제조사들이 미국 내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라인을 에너지저장장치로 전환하고 있다”며 “이는 현지 수요를 충족하기 충분한 수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갖추고 있는 한국 기업들이 중국산 배터리 수요를 대체하며 에너지저장장치 시장의 가파른 성장에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에너지스토리지뉴스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이 모두 미국에서 ESS용 배터리 공급 계약을 잇따라 발표하고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 요인으로 제시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