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올해 농작물 생산량 급감 전망, 이란 전쟁과 가뭄으로 농가 '이중고'

▲ 5월16일 캔자스주에서 가뭄으로 갈라진 땅 위에 밀 한 줄기가 떨어져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농가들이 이란 전쟁으로 오른 비료값과 극심한 가뭄으로 올해 흉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일(현지시각) 로이터는 미국의 주요 곡창지대로 꼽히는 텍사스, 캔자스, 오클라호마, 사우스다코타, 네브라스카, 켄터키주 농가들이 이란 전쟁 영향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켄터키주 농업국 자료를 인용해 이란 전쟁이 발발한 뒤 요소 비료 가격은 55%, 기타 질소 비료 가격은 33% 상승했다고 전했다. 

이란 전쟁으로 인해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전 세계 화학비료 유통에 차질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질소 비료를 생산하려면 액화천연가스(LNG)가 필요한데 중동의 LNG 생산 시설 파괴 및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LNG 유통이 역시 타격을 받았다. 

로이터는 농부들이 이란 전쟁 이전부터 가뭄과 비용 상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상 정책으로 위축된 수출 시장, 농산품 가격 하락 등으로 고전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오클라호마에서 밀과 수수, 대두를 재배하는 농부 토미 샐리스버리씨는 "작물 가격은 70년대~80년대 수준에 머물러 있는데 생산 원가는 상승했다"고 말했다. 

텍사스에서 옥수수와 목화, 수수를 키우는 농부 톰 그레고리씨는 "2월에는 비료 가격이 1톤당 402달러(약 60만 원)이었는데 4월엔 1톤당 558달러(약 84만 원)로 올랐다"며 "봄에 파종할 때 비료를 최대한 아껴 쓸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생산 단가가 상승해 작물 수확량을 늘려서 수익을 내려 했으나 올해는 비료 가격 상승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이런 상황에서 가뭄이 심해져 수확량이 줄며 농부들의 수익은 더욱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정부와 민간의 합동 연구 프로젝트 '가뭄 모니터' 보고서를 보면 올해 5월12일 기준으로 미국 본토의 61% 이상 면적에 가뭄이 들었다. 2025년 5월13일 기준 33%에서 2배 가까이 급등했다.

심한 가뭄과 비료 가격 상승은 특히 밀 농가에 큰 영향을 줬다.

미국 농무부는 제빵용 밀가루를 만드는 데 쓰이는 경질 적색 겨울밀의 2026년 생산량이 1957년 이래 최소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네브라스카대학교 링컨 캠퍼스가 만든 '미국 농산물과 가뭄 인터랙티브 지도'를 보면 올해 5월12일 기준 겨울밀 농경지의 71%가 가뭄을 겪고 있다. 

텍사스에서 밀과 수수를 키우는 농부 스콧 얼벡씨는 "지난 가을도 가뭄으로 작물이 거의 자라지 않았다"며 "현재 가뭄으로 작물이 말라죽는 일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텍사스 서부 지역의 농부 코디 카슨씨는 로이터에 가뭄으로 이번 겨울밀 수확량이 예상치의 4분의1로 급감했다고 말했다. 유자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