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값 최대 70% 더 오른다, 2분기 영업이익 삼성전자 70조·SK하이닉스 60조 찍나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026년 2분기 메모리반도체 가격 인상으로 각각 70조 원, 60조 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026년 2분기 역대 분기 최대 수준을 한참 뛰어넘는 60조~70조 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올해 1분기 가격이 직전 분기 대비 90% 가까이 상승한 데 이어, 2분기에도 50% 이상 추가 인상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 '터보퀀트'와 같은 인공지능(AI) 효율화 기술이 메모리 수요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시각도 있지만, 오히려 이는 AI 연산량 증가와 메모리 탑재량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2일 반도체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올해 2분기 메모리 가격 협상을 시작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주요 고객사의 주문 강도가 예상보다 더 강한 것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등 미국 빅테크는 높아진 메모리 원가 부담에도 가격 인상을 일정 부분 수용하고 있으며, 대규모 선수금 지급 조건까지 제시하며 메모리 공급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 빅테크 4사의 올해 AI 데이터센터 투자 예상액은 6500억 달러(약 980조 원)로, 지난해 대비 6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도 원활한 수급을 위해 메모리 판가 인상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애플이 영업이익 희생을 감수하고, 모바일 D램을 대거 구매해 시장 가격을 폭등시키는 전략을 펼칠 수 있다"이며 "원가 구조가 취약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을 공략하는, 일종의 중국시장 점유율 확장을 위한 치킨게임의 서막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급등이 예상되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2분기 D램 고정거래 가격이 전분기 대비 58~63%, 낸드는 70%~75% 인상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최근 D램 현물가격이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인 분석이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3월27일 PC용 DDR5 16GB기가바이트(GB) 현물가격은 37.5달러로 한 달 전보다 5.2% 떨어졌다.

하지만 이는 소규모 유통사들이 메모리 재고를 털어내기 위해 가격을 낮추면서 현물가격이 하락 압받을 받는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AI 데이터센터 수요는 여전히 견조해 고정가격 협상에서는 메모리 제조사가 여전히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수림 DS투자증권은 연구원은 "메모리 시장의 실질적 수익성과 실적을 결정하는 것은 현물 가격이 아니라 고정거래 계약 가격"이라며 "메모리 제조사 평균판매단가(ASP) 기준으로 올해 4분기까지는 계약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모리값 최대 70% 더 오른다, 2분기 영업이익 삼성전자 70조·SK하이닉스 60조 찍나

▲  삼성전자 HBM3E, HBM4 고대역폭 메모리 전시용 샘플. <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각각 50조 원, 40조 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란 게 증권사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49조5527억 원이다. 지난해 3분기보다 959.71% 증가하고,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인 36조8902억 원보다도 10조 원 이상 증가하는 것이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40조8559억 원으로,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31조1761억 원보다 3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메모리 가격 상승세를 반영해 2분기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는 증권사도 늘고 있다.

KB증권은 3월 들어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41조 원에서 51조 원으로,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은 34조 원에서 40조 원으로 수정했다.

메모리 가격을 반영해 파격적인 실적 전망을 내놓은 증권사도 있다. iM증권은 최근 삼성전자가 2분기 70조 원의 영업이익 낼 것이란 전망을 내놨는데, 이는 기존의 51조 원에서 20조 원 가까이 상향 조정한 것이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기존 50조 원에서 60조 원으로 높여잡았다.

최근 일각에서는 구글이 공개한 터보퀀트가 메모리 반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터보퀀트는 AI가 사용하는 데이터를 압축해 메모리 사용량을 기존 대비 약 6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이다.

하지만 메모리 효율성이 높아질수록, 자원 비용이 하락해 전체 메모리 사용량은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는 시각이 더 우세하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구글 터보퀀트와 같은 AI 효율화 기술은 AI 추론 시장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동시, 연산량 증가와 메모리 탑재량 확대를 유도하며 전체 AI 수요 증가를 가속화할 것"이라며 "1990년대 인터넷 도입 이후 종이 사용량 급증 사례와 유사하게 효율 개선이 오히려 수요를 확대시키는 '리바운드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