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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그림자 선단' 규제 완화에도 유조선 호황 지속 전망, 장금상선 HMM 팬오션 투자 빛 본다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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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그림자 선단' 규제 완화에도 유조선 호황 지속 전망, 장금상선 HMM 팬오션 투자 빛 본다
▲ 카메룬 국기를 게양한 붉은색 유조선 토아 파요호가 8월2일 이탈리아 판텔레리아섬 서쪽 공해상에서 이탈리아 해군 함정과 헬리콥터로부터 검문을 받고 있다. 이탈리아 국방부는 해당 선박이 러시아의 그림자 함대 일부라고 지목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러시아·이란과 관련한 일명 ‘그림자 선단’ 유조선에 대한 제재 완화를 검토하고 있지만 유조선 공급 부족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조선 공급 부족이 이어지면 이란 전쟁이 발발하기 전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을 대거 확보한 장금상선과 VLCC 투자를 늘리고 있는 HMM과 팬오션 등이 고운임 수혜를 더 누릴 수 있다.

19일 로이터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을 종합하면 경유 가격 상승세를 진정시키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그림자 선단 제재 완화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미국 트럼프 정부는 러시아·이란산 원유 등을 운송해 온 그림자 선단의 유조선을 일반적 상업 운항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제재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림자 선단은 불투명한 소유·운항 구조와 기만적 운송 관행 등을 활용해 제재 대상 원유를 운송하는 선단을 뜻한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주로 러시아와 북한, 이란 등과 원유 거래를 하는 선박과 선주·운항사 등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해 거래를 제한해 왔다. 

로이터는 에너지 컨설팅 업체 에너지애스펙츠의 분석을 인용해 미국의 제재 대상인 유조선이 세계 선대의 13~19%를 차지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제재 대상 유조선이 노후하고 정비 상태가 열악해 이들을 향한 제재가 완화된다고 해도 실제 공급 확대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선박 추적업체 케이플러 또한 현재 연료 가격 상승과 유조선 운임 급등의 직접적 원인은 이란 전쟁이라고 평가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도 보도했다.

미국 정부의 그림자 선단 제재 완화가 유가 진정을 위한 제대로 된 해법이 아닐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 세계 원유 운송 시장은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상선 피습 등의 영향을 받아 유조선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전쟁 영향권인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해 장거리 항로를 택하는 선박이 늘어 운송 기간이 증가한 점도 배를 구하기 힘들게 만들었다.

이에 미국을 비롯한 각국은 경유를 비롯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병목 지점인 유조선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미국 정부는 그림자 선단 제재 완화를 검토하는 것이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 11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세계 석유 포럼에 참석해 “그림자 선단에 속하는 선박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면 운임 상승을 부추기는 유조선 부족을 어느 정도 해소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이란 전쟁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통항 위험과 항로 우회에 따라 원유 수송 선박이 부족해 용선료(선박 임대 비용)가 치솟았다. 

닛케이아시아는 조사업체 클락슨리서치 자료를 인용해 지난 10월 3년 계약 기준 VLCC 하루 용선료가 올해 1월 당시보다 두 배 상승한 10만9천 달러(약 1억4500만 원)를 웃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치솟은 용선료가 원유 가격에 반영되어 연료비 상승으로 이어지자 미국 정부가 해결책으로 그림자 선단 제재 완화를 고민하고 있지만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트럼프 '그림자 선단' 규제 완화에도 유조선 호황 지속 전망, 장금상선 HMM 팬오션 투자 빛 본다
▲ 원유 100만 배럴을 실은 유조선 오데사호가 5월8일 충남 서산 대산항에 진입해 HD현대오일뱅크의 해상 원유 하역 설비(SPM)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면 한국 선사인 HMM과 장금상선 및 팬오션 등이 현재 유조선 부족으로 누리는 고운임 특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장금상선은 이란 전쟁 발발 전부터 VLCC를 공격적으로 확보해 고운임 수혜를 누리는 대표 사례로 부상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장금상선은 전쟁 전 수십 척의 유조선을 매입해 고운임에 따른 수혜를 보고 있다.

장금상선은 세계 최대 선사인 스위스 MSC와 손잡고 중고 VLCC를 70척 이상을 사들였으며 장기 용선 선박까지 합친 유조선 운용 규모는 약 150척으로 추산된다.

HMM과 팬오션 등도 유조선 부족에 따른 운임 개선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HMM은 현재 운항 중인 VLCC 13척에 6척을 신규 발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HD현대중공업과 올해 중국 헝리중공업에 각각 2척과 4척을 발주했다. 각 조선사에 발주한 선박은 내년 하반기와 2029년경 인도될 예정이다. 

신규 발주 선박을 인도받기까지는 시차가 있지만 현재 운영하는 VLCC로도 운임 급등 수혜를 누릴 수 있다. 

팬오션은 지난 2월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로부터 그들이 소유한 SK해운의 VLCC 10척을 사들이는 계약을 체결했다. 

HMM과 팬오션은 원유 운반선 운임 확대로 최근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나증권은 지난 14일 보고서를 통해 HMM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257% 증가한 1조600억 원으로 추정했다. 

상상인증권은 19일 보고서에서 팬오션 또한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 증가한 1974억 원을 거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팬오션이 VLCC 계약으로 중장기 이익 확대가 가능하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결국 미국 정부의 그림자 선단 제재 완화에 따라 일부 선박의 일반적 상업 운항 복귀로 이어지더라도 전쟁 위험과 장거리 우회 운송이 지속되는 한 유조선 고운임이 빠르게 꺾이지 않아 장금상선과 HMM, 팬오션의 투자가 긍정적 성과로 돌아올 가능성이 고개를 든다. 

로이터는 “선박 보험사는 유럽연합(EU)과 영국 등 다른 지역의 규제를 준수해야 해 미국 정부의 조치만으로 운임이 낮아지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해운업계 소식통 발언을 전했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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