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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 경쟁 손가락 기술에 달려, 삼성전자가 중국 기업 선택하자 현대차 보스턴다이나믹스 차별화 승부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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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 경쟁 손가락 기술에 달려, 삼성전자가 중국 기업 선택하자 현대차 보스턴다이나믹스 차별화 승부
▲ 현대차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용 손이 네 손가락을 360도 돌리는 시험을 하고 있다. <보스턴다이나믹스 유튜브 영상 갈무리>
[비즈니스포스트] 인간형 이족보행 로봇(휴머노이드) 경쟁이 걷기와 달리기 등 동작을 넘어 실제 산업 현장에서 물체를 정교하게 다루는 손 제조 기술로 옮겨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를 고객사로 확보했다고 밝힌 중국 링커봇이 로봇 손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아틀라스에 중국 업체의 다섯 손가락 대신 네 손가락 손을 적용해 차별화를 노리고 있다. 

16일 블룸버그를 비롯한 외신을 종합하면 로봇 손은 보스턴다이나믹스와 테슬라 등이 경쟁하는 세계 휴머노이드 시장 경쟁에서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블룸버그는 로봇 손으로 정교한 기술을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휴머노이드의 상업화 지연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중국 유니트리를 비롯한 로봇 개발사는 휴머노이드가 공중제비와 달리기 등 고난도 동작을 시연하는 모습을 그동안 홍보해 왔다. 

그럼에도 실제 산업 현장에서 활용도는 아직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많은데 정교한 손 기술을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공급 확대에 병목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으로 풀이된다. 

세계 휴머노이드 손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중국 업체에서도 비슷한 견해를 내놨다.

중국 로봇손 개발사 링커봇의 알렉스 저우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를 통해 휴머노이드 손으로 사람 손과 유사한 기능을 구현하기 전까지는 생산현장에 휴머노이드 보급 확대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링커봇은 로봇 손 링커핸드를 판매하고 있다. 다섯 손가락 구조인 링커핸드는 나사 조임, 바늘 꿰기, 파지(움켜쥠), 고정밀 제조 등 표준화한 500개 이상의 인간 손동작을 구현한다.

조사기관 스마트애널리틱스글로벌에 따르면 링커봇은 올해 기준 세계 휴머노이드 손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미국 빅테크 메타, 독일 산업 자동화 기업 지멘스 등이 링커봇의 로봇 손 고객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릴 가전 박람회 CES에 휴머노이드를 처음 공개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은 전기차와 드론 등 산업에서 축적한 공급망을 바탕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의 핵심 부품인 로봇 손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데 업계 1위조차도 손가락 기술 난도가 높다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컨설팅업체 맥킨지의 어니 켈카르 파트너는 블룸버그를 통해 “정교한 손이 없다면 휴머노이드는 수레를 밀거나 큰 물체를 옮기는 등 제한적 작업만 수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휴머노이드 옵티머스를 제작 중인 테슬라도 로봇 손 개발에는 애를 먹고 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테슬라 공장에서 열린 테슬라 차량 소유주 커뮤니티 행사 ‘X 테이크오버’에 화상으로 참석해 “손으로 나사를 집어 드라이버로 조이는 작업도 로봇에겐 어려운 일이다”고 밝혔다. 
 
휴머노이드 경쟁 손가락 기술에 달려, 삼성전자가 중국 기업 선택하자 현대차 보스턴다이나믹스 차별화 승부
▲ 관람객들이 4월20일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산업 전시회장에서 중국 링커봇이 개발한 로봇 손 링커핸드를 구경하고 있다. <링커봇>
테슬라는 올 연말 옵티머스 양산해 이를 자사 전기차 제조 공장에 투입해 생산 효율을 높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는데 본격 생산까지 중요한 기술적 과제가 남았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테슬라 전문 매체 테슬라라티는 “손은 수년 전부터 옵티머스를 개발해 온 테슬라 엔지니어들에게 가장 큰 과제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했다.

테슬라를 비롯한 휴머노이드 개발사들은 우선 산업 현장에 제품을 투입해 생산 효율을 높이고 나아가 가정용으로 판매해 시장을 넓히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이러한 휴머노이드 개발사의 구상에 글로벌 증권업계에서는 낙관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 

증권사 골드만삭스는 2035년 글로벌 휴머노이드 출하량 전망치를 기존 138만 대에서 약 650만 대로 상향했다. 시장 규모 전망치도 1380억 달러(약 185조 원) 수준으로 늘려 잡았다.

지난해 휴머노이드 세계 시장 출하량은 1만5천 대 안팎으로 추산되는데 10년 만에 시장이 400배 넘게 커진다는 전망이 나온 것이다. 

이러한 낙관적인 전망 속에 현대차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중국업체에 맞서 차별화한 로봇 손을 개발해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지난 1일 유튜브 공식 계정을 통해 네 손가락 구조를 도입한 아틀라스의 차세대 손 부품을 공개했다. 

다섯 번째 손가락인 새끼손가락을 제외해 엄지의 움직임을 정교하게 만들어 공구를 쥐고 방아쇠를 누르는 등 손가락 사이에서 물체를 조작하는 일이 장점으로 제시됐다. 

손가락 수를 줄이는 대신 부품과 구동장치 수를 줄여 제조 비용과 고장 가능성을 낮추고 산업 현장에 필요한 강도와 내구성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부터 2028년까지 미국에 투자하는 260억 달러(약 35조 원) 가운데 수십억 달러를 활용해 연산 3만 대의 로봇을 생산하는 공장을 미국에 신설할 계획을 세웠다. 

이러한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현대차와 기아의 현지 완성차 공장에 휴머노이드 2만5천 대 이상을 도입해 부품을 분류하고 중장기 조립 업무까지 맡기려 하는데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이에 적합 손을 설계한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링커봇과 테슬라 등이 로봇 손의 정밀도와 생산 규모를 개선에 주력하는 가운데 보스턴다이나믹스도 네 손가락 구조라는 차별화 포인트를 앞세워 경쟁을 벌여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제조업 전문 매체 인터레스팅엔지니어링은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아틀라스는 제조 과정에서 효율성을 어떻게 개선할지 고민을 반영해 설계됐다”고 평가했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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