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국 중간선거가 유권자들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전쟁 및 AI 데이터센터 정책을 더 뚜렷하게 심판할 계기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휘발유와 경유 가격, 전기요금 상승이 표심에 큰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
미국과 이란 전쟁, 정부의 인공지능(AI) 산업 정책이 에너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번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행정부를 심판하는 분위기가 더 뚜렷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나온다.
11일 월스트리트저널과 악시오스 등 외신을 종합하면 미국 유권자 다수가 에너지 가격을 비롯한 물가 상승을 정당 및 후보자 지지에 중요한 고려 사항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정제유 가격 상승이 농업 및 운송업 종사자, 일반 소비자들에 부담을 키우고 있다. 이는 식료품과 상품 판매가에 반영돼 물가 상승에 2차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현지시각 3일 기준으로 미국 평균 디젤 가격은 갤런당 6.36달러, 휘발유 가격은 4.38달러를 기록했다. 1년 전에는 각각 평균 3.7달러, 3.15달러였던 것과 비교해 크게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아이오와주와 펜실베이니아주, 오하이오주 등 중간선거 격전지로 꼽히는 여러 지역에서 유가 상승을 이유로 민주당을 지지하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전기요금 상승세도 전체 물가 상승률을 웃돌면서 소비자들 및 사업장에 경제적 압박을 더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유권자들은 중간선거를 1개월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휘발유와 디젤, 전기요금 동시 상승에 타격을 받고 있다”며 “에너지 비용 상승의 상당 부분은 미국과 이란 전쟁의 영향을 받았다”고 전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말 이란을 공습한 뒤 중동의 에너지 생산 설비가 공격을 받고 주요 수출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며 글로벌 공급 차질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은 전기요금의 경우 지역마다 상승 원인이 다르게 나타났다고 전했다. 전력 공급량이 부족한 지역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가 전기요금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기관 S&P글로벌은 펜실베이니아주와 텍사스주, 버지니아주 등 데이터센터가 다수 들어선 지역에서 중간선거를 앞두고 관련 규제나 공약이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 소속의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는 데이터센터 건설 승인 간소화를 철회하고 개발사가 전력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공화당의 그레그 애봇 텍사스 주지사도 인공지능 데이터센터가 전력망에 미칠 영향을 조사해야 한다며 환경당국의 신규 건설 허가를 중단하도록 했다.
S&P글로벌은 이러한 사례를 들어 “데이터센터에 대한 주민 반발이 미국 중간선거 득표수를 좌우할 수 있다”며 관련 공약이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 ▲ 9월22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주유소에 휘발유와 디젤 가격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
악시오스도 “미국의 이번 중간선거는 결국 에너지 선거”라고 평가하며 민주당과 공화당의 주요 격전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례를 전했다.
미시간주에서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는 1년간 데이터센터 건설 중단 및 한시적 디젤 수출 중단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민주당 후보는 데이터센터 개발에 재생에너지 발전 확충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오하이오주 상원의원 선거에서는 존 허스테드 공화당 후보가 데이터센터에서 신규 발전소 및 전력망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반면 셰로드 브라운 민주당 후보는 공화당에서 오하이오주의 데이터센터 유치를 적극 추진해 왔다는 점을 들어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알래스카에서도 디젤 가격 상승에 따른 대책이 중간선거를 앞둔 상원의원 후보들 사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민주당 메리 펠톨라 후보는 미국과 이란 전쟁을 디젤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공화당의 댄 설리번 후보는 알래스카의 자체 에너지 생산 확대를 대책으로 제시했다.
악시오스는 결국 미국의 여러 격전지에서 에너지 가격 상승을 두고 정치적 공방이 벌어지고 있어 이번 중간선거가 이란 전쟁 및 데이터센터 산업과 관련한 심판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 전쟁 및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산업 활성화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 다만 이는 임기 초 제시했던 미국 전기요금 인하 공약과 상충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미국 중간선거는 일반적으로 행정부의 여러 정책에 관련한 유권자들의 민심을 판단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한다.
결국 휘발유와 디젤, 전기요금 상승이 ‘에너지 선거’로 평가받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측에 매우 불리한 요소로 작용하게 될 수 있다.
2026년 미국 중간선거는 11월3일 진행되며 상원의원 100석 가운데 35석, 하원의원 전체, 주지사 50석 중 36석 등을 선출한다. 따라서 미국 정치권의 판도가 크게 바뀔 잠재력이 있다.
이런 가운데 7일(현지시각) 미국의 보수 성향 매체 내셔널리뷰는 바이든 정부 시절의 발전소 온실가스 배출 규제가 전기 요금 상승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며 민주당을 비판하는 내용의 논평을 냈다.
내셔널리뷰는 민주당 주지사들이 해당 규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미국 가정의 전기요금 부담을 키우고 발전 설비 확충을 위축시킬 것”이라며 “정치적 의도를 바탕에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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