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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콜마 미국 선케어 '개발부터 생산까지', 윤상현 콜마랩스 앞세워 신제품 수요 확보하나

김예원 기자 ywkim@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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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콜마 미국 선케어 '개발부터 생산까지', 윤상현 콜마랩스 앞세워 신제품 수요 확보하나
▲ 윤상현 콜마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2025년 7월16일(현지시각) 미국 펜실베니아주 스콧 타운십에서 열린 콜마USA 제2공장 준공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한국콜마>
[비즈니스포스트] 윤상현 콜마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미국 선케어 시장에서 현지 브랜드의 신제품 개발부터 생산까지 이어지는 수주 확보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선케어는 규제와 제품 검증 부담으로 인해 한 번 정한 제조사를 바꾸기 쉽지 않다. 다만 최근 미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자외선 차단 성분이 추가된 덕분에 신규 개발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윤 부회장이 시장의 틈새를 파고들 기회도 커지고 있다.

30일 한국콜마 상황을 종합하면 미국 사업지주회사이자 제품개발·영업 거점인 콜마랩스(HK Kolmar Laboratories)가 현지 브랜드와 제품 개발 접점을 넓히고 있다.

콜마랩스는 16~17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화장품 박람회 ‘메이크업 인 뉴욕 2026’에 참가해 현지 고객들로부터 제품과 기술에 관한 의견을 받았다. 스킨케어와 색조뿐 아니라 일반의약품(OTC), 퍼스널케어를 주요 분야로 내세우고 미국과 한국 연구조직이 함께 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콜마랩스는 현지 브랜드와 제품을 기획하고 처방을 개발하며 실제 생산은 자회사 콜마USA가 담당한다. 미국 브랜드가 원하는 자외선 차단 성능과 발림성, 백탁 정도 등을 콜마랩스와 정하면 미국 규정에 맞는 처방을 개발한 뒤 콜마USA 공장에서 양산하는 구조다.

윤 부회장은 예전부터 미국사업의 방향을 단순 생산거점보다 폭넓게 제시해왔다.

한국콜마는 윤 부회장 주도로 지난해 7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콜마USA 제2공장을 준공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기존 1공장이 색조 제품에 집중했다면 제2공장은 기초와 선케어 제품을 주로 생산한다. 두 공장을 합친 미국 생산능력은 연간 약 3억 개다. 

윤 부회장은 당시 준공식에서 “제2공장은 단순한 공장이 아닌 새로운 비전과 협력의 출발점”이라며 “다양한 밸류체인 파트너들과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며 북미 최대의 화장품 제조 허브로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 부회장은 미국 제2공장이 주로 생산하게 된 선케어 제품과 관련해서 K뷰티 브랜드와 글로벌 화장품기업의 현지 생산 물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워둔 상태인데 이 시장을 공략하는 것은 생각보다 녹록지 않다.

미국에서는 선케어 제품과 같은 자외선 차단제가 일반의약품(OTC) 품목으로 분류된다. 이미 판매 중인 제품은 처방과 원료, 자외선 차단 효과, 안정성 검증 등이 함께 맞물려 있어 브랜드가 기존 ODM 기업을 다른 업체로 단순히 바꾸기가 쉽지 않다.

미국 현지 브랜드 물량을 새로 따내야 하는 한국콜마 입장에서는 진입이 쉽지 않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물론 신규 브랜드가 선크림을 처음 만들거나 기존 브랜드가 제품을 새로 출시·리뉴얼할 때는 새로운 ODM 기업이 진입할 여지가 생긴다. 콜마랩스가 이 단계에서 처방을 맡으면 이후 반복되는 양산 물량도 콜마USA로 연결될 가능성이 커진다.

최근 미국의 규제 변화는 이런 신규 개발수요를 늘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올해 6월 ‘베모트리지놀’을 자외선 차단제 유효성분으로 허용했다. 

베모트리지놀은 피부 노화에 영향을 주는 장파장 자외선과 피부를 붉게 만드는 중파장 자외선을 함께 차단한다. 여기에 햇빛에 노출돼도 성능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미국에서 새로운 자외선 차단 유효성분이 허용된 것은 1999년 이후 27년 만이다. 
 
한국콜마 미국 선케어 '개발부터 생산까지', 윤상현 콜마랩스 앞세워 신제품 수요 확보하나
▲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메이크업 인 뉴욕 2026'의 콜마 부스. <콜마랩스 링크드인>

미국에서는 8월부터 실제 공급도 시작됐다.

글로벌 화학기업 바스프는 베모트리지놀을 ‘티노소브 S’라는 이름으로 미국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바스프에 따르면 이 성분은 다른 자외선 차단 성분의 안정성도 높여 차단 효과를 오래 유지하면서 사용감을 개선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미국 브랜드 입장에서는 기존 제품의 처방을 바꾸거나 새로운 선케어 제품을 개발할 선택지가 늘어난 셈이다.

이해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베모트리지놀의 OTC 자외선 차단제 허용 수혜는 새 성분을 제품으로 빠르게 구현할 수 있는 ODM에 집중될 것”이라며 “한국콜마는 업계 최초로 FDA OTC 인증을 받은 만큼 이 경쟁에서 가장 앞선 위치에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베모트리지놀은 유럽과 호주, 아시아 등에서 수십 년간 사용돼 온 성분으로 한국콜마도 관련 연구개발 경험과 노하우를 충분히 축적하고 있다”며 “승인 발표 이후 자외선차단제 관련 문의 가운데 약 80%가 베모트리지놀과 관련된 만큼 글로벌 고객사의 제품화 수요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윤 부회장에게 신규 고객 확보가 중요한 이유는 미국 생산능력을 아직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콜마USA의 가동률은 2023년 30.3%, 2024년 49.5%에서 제2공장 생산능력이 반영된 2025년 12.0%로 낮아졌다. 올해 상반기에도 9.8%에 머물렀다.

콜마랩스의 연결기준 순손실도 2023년 393억 원, 2024년 503억 원, 2025년 129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78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이미 생산시설을 확대해 놓은 만큼 윤 부회장에게는 단순히 국내 고객사의 미국 판매 물량을 현지에서 만드는 것을 넘어 미국 브랜드 자체를 신규 고객으로 확보하는 일이 중요해진 상황이다.

선케어는 한국콜마가 국내에서 가장 오랫동안 기술을 축적한 분야 가운데 하나다.

한국콜마는 2013년 국내 화장품 ODM업계 최초로 미국 FDA OTC 인증을 받은 뒤 자외선 차단 기술 투자를 이어왔다. 2022년에는 업계 최초로 자외선 차단 제품만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UV테크이노베이션연구소’를 설립했다. 출범 당시 약 50건이던 관련 특허는 2025년 100여 건까지 늘었다.

제품 성능을 자체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기반도 갖췄다.

한국콜마는 2025년 8월 프랑스 BIPEA가 주관한 자외선차단제 국제 숙련도 시험에 화장품 제조업체 최초로 합격했다. BIPEA는 자외선차단제 임상평가의 정확성을 검증하는 세계 유일의 기관이다. 같은 해 12월에는 한국인정기구(KOLAS)로부터 자외선 차단 분야 국제 공인시험성적서 발급 자격도 확보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지난해 완공한 미국 제2공장은 스킨케어와 선케어 제품을 집중 생산할 수 있고 현지 OTC 규제 기준에 맞춘 최신 설비를 갖추고 있다”며 “한국에서 축적한 연구개발 역량과 생산 노하우를 현지 공장에 연결해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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