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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에서 거래 '탄소 감축 실적' 부적격 논란 커져, 연내 출범 자발적 탄소시장 제도 보완 시급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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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에서 거래 '탄소 감축 실적' 부적격 논란 커져, 연내 출범 자발적 탄소시장 제도 보완 시급
▲ 올해 4월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국형 자발적 탄소시장 얼라이언스' 출범식에서 주요 인사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기획예산처>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자발적 민간 탄소시장에서 거래되는 '탄소 감축 실적(탄소 크레딧)'의 대다수가 부실하다는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정부는 연내 '한국형 자발적 탄소시장(K-VCM)' 개설과 관련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탄소 크레딧 평가의 부실 문제를 그대로 둔다면 시장 신뢰도와 실효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국내 기후단체 플랜1.5는 이슈브리프를 통해 대한상공회의소와 기후변화재단 등이 운영하는 자발적 탄소시장에서 발행·거래되는 탄소 크레딧의 약 90%가 부적격하다고 분석했다.

자발적 탄소시장은 기업과 개인 등 다양한 주체가 자발적 탄소 감축 사업을 추진해 발생한 탄소 크레딧을 거래하는 시장을 말한다. 정부가 기업 등에 탄소 배출권을 할당하고 이를 기업들이 거래하는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와 구분된다.

플랜1.5가 탄소 크레딧 평가를 분석한 결과, 대한상의가 감축사업으로 인정한 사업 대다수에서 '경제적 추가성' 평가가 누락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제적 추가성은 크레딧 수익이 없으면 사업 진행이 어렵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을 말한다. 탄소 크레딧 평가에서 핵심 요소로 꼽힌다.

또 실제 제품 사용에 따른 정확한 탄소 감축량 모니터링 역시 어려운 것으로 확인됐다.

경제적 추가성과 탄소 감축량 모니터링 이 두 가지는 감축사업 자격을 갖추기 위한 핵심 기준임에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온 등 주요 대기업들이 등록한 탄소 감축 사업에서조차도 누락됐다.

탄소 감축 사업은 주로 고효율·저전력 제품 공급, 전기차 배터리, 윤활유, 엔진오일 판매 등으로 구성됐다.

플랜1.5는 "자발적 탄소시장을 통해 기후테크 스타트업들이 도움을 받는다는 일부 긍정적 효과는 있을 수 있으나, 거래되는 해당 기술들의 탄소 감축 실적 비중은 매우 미미하다"며 "감축사업 자격이 없는 대기업들의 제품 판매에서 오는 불량 탄소 크레딧의 남발이 예상된다는 측면에서 볼 때 장점보다는 단점이 압도적으로 높다"고 강조했다.

대한상의가 발행하는 탄소 크레딧의 부적격성이 지적되면서 정부가 연내 설립을 추진 중인 한국형 자발적 탄소시장의 실효성 논란도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기획예산처는 지난 2일 대한상의와 업무협약을 맺고 한국형 자발적 탄소시장 운영을 위한 파트너로 확정한 바 있다. 앞서 대한상의는 지난 4월에 기획예산처, 한국거래소와 함께 한국형 자발적 탄소시장 얼라이언스에 참여하기로 했다.

기획예산처는 연내 자발적 탄소시장 육성과 감축 실적 거래 촉진을 위한 법률 제정을 추진하고 한국거래소에 시장을 개설할 방침을 세웠다.
 
민간에서 거래 '탄소 감축 실적' 부적격 논란 커져, 연내 출범 자발적 탄소시장 제도 보완 시급
▲ 2023년 3월 열린 대한상의와 기후변화센터(현 기후변화재단)의 공동 주관으로 열린 자발적 탄소시장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 모습. 대한상의는 기후변화재단과 함께 한국형 자발적 탄소시장 형성을 위한 노력을 몇 년째 기울여오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더구나 대한상의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기후변화재단의 탄소 크레딧 거래 플랫폼 '아오라'의 문제도 제기됐다. 플랜1.5에 따르면 아오라에서 판매되는 탄소 크레딧의 약 90%는 2021년 이전 발행된 '구형 크레딧'으로 파악됐다.

구형 크레딧은 2021년 전후로 탄소 크레딧의 국제 기준이 강화되기 이전에 발행돼 실질적인 감축 효과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정부가 자발적 탄소시장에서 확보한 감축 실적을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 반영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 이와 관련한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효성에 문제가 있는 크레딧을 활용한 감축 실적은 국제적으로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권경락 플랜1.5 정책활동가는 보고서에서 "대한상의와 기후변화재단이 운영하는 자발적 탄소 크레딧의 감축 효과가 거의 없는 엉터리라는 것이 드러났다"며 "정부는 자발적 탄소시장을 지원하기 위한 입법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불량 크레딧이 거래되지 않도록 관련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탄소 크레딧 제도에서 경제적 추가성 평가 항목을 추가하고, 감축량의 실제 측정 가능성을 높이며, 이와 함께 제3자를 통한 검증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도 이러한 문제를 인지하고 있어 향후 제정될 자발적 탄소시장법에 담길 보완책이 자발적 탄소 감축 시장의 안착 여부에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획예산처는 지난 4월 대한상의 토론회에서 법률을 통해 탄소 크레딧의 발행·유통·소각 전 과정을 관리하고 평가기관의 평가지표를 공개해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재계 관계자들은 자발적 탄소시장이 감축 기술 개발 노력을 직접 보상하는 중요한 시스템이라며 사회적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토론회와 함께 열린 한국형 자발적 탄소시장 얼라이언스 출범식에서 "자발적 탄소시장은 기술의 가치를 평가하고 자본 투자를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감축 기술의 성과를 보상함으로써 탄소중립이 새로운 성장 기회로 이어질 수 있는 인센티브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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