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소비자가 7일 중국 광둥성 광저우에서 열린 화웨이 신제품 출시 행사장에서 기린9050프로 AP를 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기업은 미국의 첨단 반도체 기술 수출 제한을 받고 있는데 반도체를 수직으로 쌓아 연결하는 패키징 기술로 성능을 개선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증권사 번스타인이 21일 펴낸 보고서를 인용해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AP 기린9050프로와 애플 최신 칩 성능 격차가 4년에서 3년으로 좁혀졌다”고 보도했다.
AP는 연산과 그래픽, 메모리 기능 등을 하나의 칩에 통합한 부품이다.
번스타인은 7나노 공정을 적용해 생산한 것으로 추정되는 기린9050프로가 반도체 성능을 측정하는 긱벤치6 멀티코어 테스트에서 애플의 3나노 기반 A17 프로를 앞섰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애플이 2023년 출시한 A17 프로는 3나노 공정을 적용한 스마트폰용 프로세서다.
다만 기린9050프로는 애플의 최신 2나노 기반 A20 프로와 비교하면 성능이 약 30%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웨이는 지난 7일 화면을 두 번 접어 휴대할 수 있는 형태의 트라이폴드 스마트폰 메이트XT2를 공개했다.
여기에 기린9050프로가 탑재되는데 이 칩이 애플과 기술 격차를 좁혔다는 증권사 분석이 나온 것이다.
번스타인은 “화웨이의 기술 수준은 과소평가됐다”며 “반도체 설계(아키텍처) 방식을 개선해 기술을 따라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번스타인은 기린9050프로가 중국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 SMIC의 ‘N+2’ 또는 ‘N+3’ 공정 기술을 활용해 생산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미국의 대중 반도체 제재로 중국에서 사용할 수 없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대신 심자외선(DUV) 노광 기술을 활용해 구현한 7나노급 공정이다.
EUV와 DUV 노광장비는 반도체 미세 가공에 사용되는 두 가지 핵심 기술로 EUV는 DUV보다 파장이 짧은 빛을 사용해 회로 선폭을 줄일 수 있다. 회로 선폭이 줄면 칩의 크기가 작아지고 성능과 전력 효율이 향상된다.
번스타인은 화웨이가 반도체 패키징 기술 가운데 하나인 로직폴딩을 활용해 미국 제재를 극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로직폴딩은 반도체 내부의 로직 회로를 수직으로 적층하고 층 사이를 촘촘하게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신호가 칩 내부에서 이동해야 하는 거리를 줄여 미세 공정에만 의존하지 않고도 연산 성능을 높일 수 있다.
화웨이는 최근 같은 기술 체계를 앞으로 출시할 인공지능(AI) 반도체에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2028년과 2029년 각각 출시 예정인 어센드970과 어센드980에도 관련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미국의 제재로 대만 파운드리 TSMC의 첨단 제조공정을 이용할 수 없게 된 화웨이가 설계와 패키징, 시스템 수준 기술을 활용해 상대적으로 뒤처진 제조공정의 한계를 보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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