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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가격 상승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딜레마, HBM 생산 늘리면 중국 CXMT에 '기회'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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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가격 상승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딜레마, HBM 생산 늘리면 중국 CXMT에 '기회'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 생산 확대에 역량을 분산하며 중국 CXMT에 성장 기회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HBM3E 및 HBM4 고대역폭 메모리 전시용 샘플.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서버용 D램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메모리반도체 제조사에 오히려 고민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장기 경쟁력을 위해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에 집중할수록 D램 공급 역량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어 당장 수익성 하락을 감수해야 하는 딜레마에 놓였기 때문이다.

11일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중국 메모리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스(CXMT)의 이자 및 세금 차감 전(EBIT) 이익률은 82% 안팎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에서 70% 안팎, SK하이닉스가 약 76%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고 미국 마이크론과 샌디스크, 일본 키오시아의 이익률도 상회하는 수준이다.

닛케이아시아는 CXMT가 범용 D램 전문 기업이라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범용 D램의 평균 가격이 HBM이나 낸드플래시보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램과 HBM, 낸드플래시를 모두 생산해 글로벌 고객사에 공급한다.

닛케이아시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특히 HBM 공급 능력을 키우는 데 역량을 집중하면서 D램 가격 상승에 상대적으로 수혜를 덜 봤다고 분석했다.

HBM 특성상 생산에 투입해야 하는 자원이 범용 D램보다 많기 때문에 HBM의 생산 비중을 늘리면 자연히 다른 메모리반도체의 공급 확대 여력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빅테크 기업들에 주로 공급하는 HBM 특성상 장기 계약을 체결하는 사례가 많아 D램처럼 단기간에 가격이 크게 오르기 어렵다는 점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1분기부터 DDR5 규격 D램의 수익성이 HBM보다 높아졌다는 시장 조사기관 트렌드포스의 분석도 근거로 제시됐다.

회계법인 KPMG FAS의 오카모토 준 파트너는 닛케이아시아에 “현재 시장 상황에서는 범용 D램의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호황기에 더 큰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의 중장기 성장성을 바라보며 연구개발 및 설비 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D램 가격 상승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딜레마, HBM 생산 늘리면 중국 CXMT에 '기회'
▲ 중국 CXMT의 메모리반도체 기술 전시장 사진. <연합뉴스>
투자전문지 모틀리풀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030년까지 HBM 시장이 현재의 7배 수준으로 성장해 연간 2460억 달러(약 331조 원)의 매출을 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한다.

반면 범용 D램은 수요와 공급 상황 변화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안정적 미래 성장동력으로 자리잡기 쉽지 않다.

결국 지금의 시장 상황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딜레마를 안기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HBM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여 중장기 성장 기회를 넓히는 일도 중요하지만 당장 D램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상황에서 이익을 극대화하려면 HBM에만 자원을 집중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D램 수요 증가에 대응하는 일에 한계를 맞은 사이에 CXMT가 점유율을 키워낼 기회를 얻는다면 앞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도 있다.

CXMT는 지난 7월 중국 상하이 증시에 상장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한 뒤 반도체 생산 공장을 공격적으로 증설하고 있다.

D램 가격 상승으로 벌어들인 막대한 현금을 HBM 연구개발 및 생산 투자에 활용하는 정황도 파악된다.

CXMT는 현재 글로벌 HBM 시장에서 존재감이 사실상 전무하다. HBM 특성상 기술 장벽이 높아 후발주자인 중국 업체들이 단기간에 이를 상용화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CXMT가 D램 호황에 수혜를 극대화한 뒤 HBM 분야에서도 점차 경쟁력을 확보해 나간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앞으로 더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결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장기 경쟁 구도와 현재 시장 상황을 긴밀하게 고려해 범용 D램과 HBM 사이에 균형잡힌 생산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과제가 무거워지고 있는 셈이다.

닛케이아시아는 “한국과 미국, 일본 기업이 지배하던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CXMT가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며 “공격적 수준의 증설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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