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27년 범용 메모리 가격 하락이 예상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매출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매출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차지하는 비중이 2027년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범용 메모리 가격이 올해를 정점으로 내년에는 안정화되거나 하락할 가능성이 큰 반면, HBM 가격은 올해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HBM 공정 전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16일 반도체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D램·낸드 등 범용 메모리 평균판매가격(ASP)이 2027년을 기점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대규모 증설에 나서며 2027년에는 범용 메모리의 공급과 수요가 어느정도 안정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평택 4·5라인, SK하이닉스는 용인 1라인, 마이크론은 미국 보이시 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다.
중국 반도체 기업도 메모리 증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창신메모리(CXMT) 상하이 1공장, 양쯔메모리(YMTC) 3공장이 2027년 가동을 시작한다.
CXMT의 D램 생산능력은 올해 4분기 월 30만 장에서 2028년 4분기 월 50만~60만 장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같은 시점 SK하이닉스의 예상 생산능력인 월 62만 장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YMTC 역시 낸드 시장점유율이 올해 1분기 13%까지 오르며 8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3분기 우한 1·2공장이 완전 가동에 들어가면 시장점유율은 15%까지 확대될 것으로 분석된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2027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범용 D램 가격이 올해보다 각각 33%, 35% 하락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으며 "2027년 공급 증가가 범용 메모리 업황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마트폰과 PC 등 주요 전방 시장의 수요 회복이 더딘 점도 악재다.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세트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급격히 높아진 가운데, 스마트폰 내 메모리 원가율은 과거 10년 평균 11%에서 2026년 3분기 기준 46%까지 치솟았다. 노트북 PC 역시 평균 3.7%에서 25%까지 오르면서 세트업체들은 메모리 구매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 ▲ HBM4 양산 확대에 속도 조절을 해온 SK하이닉스도 2027년 범용 메모리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HBM 공정 전환을 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 SK하이닉스 > |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027년 범용 D램과 낸드보다 HBM 생산량을 확대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범용 D램의 가격 상승이 가팔라지면서, 기업들은 HBM을 생산하는 대신 범용 D램을 생산하는 것이 더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올해 HBM 공급물량은 지난해 말 고객사와 계약을 체결해, 최근의 D램 가격 상승분이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특히 HBM 1개를 포기하면 범용 D램 3개를 생산할 수 있는 데다 수율(완성품 비율) 차이까지 고려하면, 현재 범용 D램의 마진은 HBM을 훨씬 웃돌고 있다.
하지만 2027년에 공급하는 HBM 물량은 최근의 D램 가격 상승을 반영해 계약하는 만큼, 범용 D램의 수익성을 다시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2027년 엔비디아 AI 가속기 '베라 루빈'에 탑재되는 HBM4(6세대)의 가격은 올해보다 65% 인상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에 삼성전자는 HBM4를 중심으로 HBM 출하량을 대폭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삼성전자의 2027년 HBM 출하량은 올해보다 10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를 바탕으로 HBM 시장점유율 1위를 회복할 가능성도 떠오른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2027년 삼성전자 HBM 평균판매가격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상승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HBM4 점유율도 44%로 1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HBM 투자 속도를 조절하던 SK하이닉스도 범용 D램 라인의 HBM 공정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HBM4 양산 출하를 시작했으며, 하반기부터 생산량을 본격적으로 늘린다. SK하이닉스의 내년 HBM 출하량은 올해보다 4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글로벌 HBM 시장은 2028년까지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HBM 시장 규모는 올해 약 104조 원에서 2027년 260조 원, 2028년에는 400조 원까지 4배 가까이 커질 것"이라며 "엔비디아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 울트라'의 HBM 탑재량 하향 조정에도, HBM은 고성장 사이클에 진입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