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14일 서울고법 가사1부(부장판사 이상주)에 재상고장을 제출하면서,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재산분할 소송이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된다. < 연합뉴스 > |
[비즈니스포스트]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 소송이 다시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됐다.
최 회장 측은 14일 재산분할 소송 파기환송심 재판부인 서울고등법원 가사1부(부장판사 이상주)에 재상고장을 제출했다.
최 회장 대리인단은 입장문을 통해 "
최태원 회장은 여러 사정을 고려해 고심 끝에 상고장을 제출했다"며 "주주들과 그룹 경영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자세로 향후 절차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최 회장의 재상고가 재산분할금 규모를 낮추는 것 뿐만 아니라 지급 시점을 늦추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파기환송심 판결이 확정될 경우 최 회장은 확정일 다음 날부터 재산분할금 지급을 완료할 때까지 연 5%의 지연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재산분할금 9440억 원을 기준으로 하면 연간 지연이자는 약 472억 원에 달한다. 하루 기준으로는 1억3천만 원 수준이다.
하지만 재상고를 하면 대법원 판단이 나올 때까지 최 회장이 대규모 재산분할금 지급과 지연이자 부담을 유예할 수 있다.
이번 소송은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을 넘어 SK그룹 성장 과정에서 노 관장 측의 기여와 최 회장 보유 SK 주식의 재산분할 대상 여부 등을 둘러싼 법적 판단으로 확대됐다.
고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의 장남인 최 회장과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인 노 관장은 미국 시카고대 유학 중 만나 1988년 결혼했다. 두 사람은 슬하에 세 자녀를 뒀다.
하지만 최 회장이 2015년 한 언론에 편지를 보내 혼외 자녀의 존재와 노 관장과의 파경 사실을 공개하면서 결혼 생활이 사실상 끝났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최 회장은 2017년 이혼 조정을 신청했지만 조정이 성립되지 않았고, 이듬해인 2018년 2월 정식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노 관장은 2019년 12월 이혼에 응하겠다며 맞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2022년 12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금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에서는 재산분할 규모가 크게 늘었다. 서울고법은 2024년 5월 최 회장이 지급해야 할 위자료를 20억 원, 재산분할금을 1조3808억 원으로 각각 산정했다.
2심 재판부는 SK그룹 성장 과정에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 원과 노 관장의 기여가 있었다고 판단하면서,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 역시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불법 자금에 해당하는 만큼 해당 자금이 SK에 유입됐더라도 이를 노 관장의 재산 형성 기여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파기환송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지난 7월24일 대법원의 판단 취지를 반영하면서도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 자체는 재산분할 대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산분할 규모는 2심의 1조3808억 원에서 9440억 원으로 낮췄다.
최 회장이 이번에 재상고하면서 재산분할금 규모와 지급 시점은 대법원의 최종 판결에 달리게 됐다.
대법원은 사실인정에 관한 문제가 아닌 법리 오해나 심리 미진 등을 들여다보는 법률심이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