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통합요금제 시행을 계기로 통신3사의 요금 할인이 장기 가입자 우대에서 보편적 신규 가입자 할인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소비자 혜택의 실질적 확대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챗GPT 생성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8월부터 LTE와 5세대 이동통신(5G)을 구분하지 않는 통합요금제가 시행되는 가운데 통신 3사의 이동통신 결합상품 개편을 둘러싸고 소비자 혜택 축소 논란이 일고 있다.
참여연대는 통합요금제 시행으로 장기 가입자 중심의 할인 혜택이 줄고, 통신사의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이 높아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통신3사는 가입 연수와 가족 형태에 관계없이 더 많은 이용자가 할인받도록 상품 구조를 개선한 것이라고 반박 주장하고 있다.
통합요금제 도입을 계기로 통신업계의 요금 할인이 장기·다회선 가입자 우대에서 가입 즉시 적용되는 보편적 가입자 할인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정보통신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참여연대는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공개질의서를 보내 통합요금제의 실질적 통신비 절감 효과와 통신사 ARPU 상승 가능성, 결합상품 개편에 따른 소비자 영향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참여연대는 통합요금제가 LTE 가입자의 5G 이동을 촉진하는 데 비해 통신비를 낮추는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주장했다. 결합상품 개편까지 맞물리면 장기 가입자의 할인 혜택은 줄고, 통신사의 수익은 늘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그러면서 SK텔레콤의 온가족할인 신규 가입 종료, KT의 맞춤형 결합 신규 회선 추가 중단, LG유플러스의 일부 저가요금제 결합할인 대상 제외 등을 장기 가입자 혜택 축소 사례로 제시했다.
과기정통부가 결합상품 약관 변경과 정책 효과를 충분히 검토했는지, 통신비 절감 효과를 어떤 기준으로 판단했는지도 공개해야 한다고 참여연대 측은 주장했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측은 “통합요금제 출시로 인한 가계통신비 인하 효과는 미미한 데 비해 가입자 당 매출이 높은 5G 서비스로 전환과 결합 할인 프로그램 축소로, 오히려 가계 통신비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며 “당장 8월1일부터 큰 틀의 요금제와 결합 할인 프로그램 개편이 예정된 만큼 과기정통부가 빠르게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통신 3사는 이번 개편이 기존 가입자 혜택을 줄이기 위한 조치가 아니라 LTE와 5G 구분을 없애고, 결합상품 가입 문턱을 낮춰 할인 대상 폭을 넓히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SK텔레콤은 기존 월 3만3천 원 요금제인 ‘T플랜 세이브’가 월 3만9천 원으로 인상됐다는 참여연대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기존 T플랜 세이브를 유지하면서 데이터 6GB를 제공하는 신규 요금제 ‘라이트39’를 추가했을 뿐이며, 기존 가입자가 라이트39로 자동 전환되거나 상품을 변경해야 하는 것도 아니라는 주장이다.
온가족할인도 신규 가입만 종료될 뿐 기존 가입자 할인 혜택은 유지되며, ‘요즘가족결합’으로 변경할 의무도 없다고 설명했다.
온가족할인은 가족 구성원의 SK텔레콤 가입 연수를 합산해 휴대전화 요금을 할인하는 장기 가입자 중심 상품이다. 반면 요즘가족결합은 가입연수와 관계없이 휴대전화 회선 수나 인터넷·IPTV 결합 여부에 따라 즉시 할인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SK텔레콤은 이번 개편으로 할인 체계를 ‘장기·다회선·대면형’에서 ‘즉시·보편·비대면형’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가입연수와 가족관계, 대면 가입 등 기존 진입장벽을 없애 누구나 가입 즉시 할인받도록 상품구조를 바꿨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개편 뒤 무선 결합상품 신규 가입자가 기존보다 약 3배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KT도 맞춤형 결합상품이 이미 2010년 신규 가입이 종료된 상품으로, 이번 신규 회선 추가 중단은 운영체계를 정비하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기존 가입자 결합과 할인 혜택은 그대로 유지된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참여연대의 주장과 관련해 가입자에게 더 나은 요금제를 제공하기 위한 개편인 만큼,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상품을 지속해 개선하겠다고 했다.
이번 논란은 기존 장기 가입자에 혜택을 집중할 것인지, 가입 기간과 가족 형태에 관계없이 할인 대상을 넓힐 것인지를 둘러싼 통신사 요금 할인을 둘러싼 충돌로 풀이된다.
통신 3사는 1~2인 가구 증가와 가입자 번호이동 확대 등 시장환경 변화를 고려하면, 가입 연수와 다회선 중심의 기존 결합상품만으로 다양한 소비자 수요를 반영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장기간 한 통신사를 이용하거나 여러 회선을 묶어야 높은 할인율을 받을 수 있는 기존 상품구조가 소규모 가구와 신규 가입자에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참여연대는 할인 대상을 넓힌다는 명분 아래 기존 장기 가입자에 돌아가던 요금할인 혜택이 줄어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기존 가입자 할인율을 당장 낮추지 않더라도 신규 가입과 회선 추가를 제한하면, 장기적으로 장기 가입 우대상품의 비중과 혜택이 축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통합요금제와 결합상품 개편의 평가는 향후 상품 수나 할인 대상의 확대보다 가입자별 실제 통신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따라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보편적 할인 확대가 전체 소비자의 통신비 부담을 낮출지, 장기 가입자에 집중됐던 혜택을 신규 가입자에 재분배하는 데 그칠지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익명을 요구한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잘 해보려고 내놓은 요금제인 만큼, 그 과정에서 소비자에 불편한 점이 있다면 점차 보완해 고객들이 만족할 만한 요금제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