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영 기자 young@businesspost.co.kr2026-05-26 11:4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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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의 비반도체 계열 직원들이 주축이 된 제3노조가 현재 실시 중인 노사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멈춰달라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은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투표 절차를 중단해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서를 26일 수원지방법원에 제출했다.
▲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투표 절차를 중단해달라는 취지의 가처분 신청서를 26일 수원지방법원에 제출했다. < 연합뉴스 >
박재용 동행노조 위원장은 "교섭권이라는 강력한 권한을 가진 대표노조가 소수 노동조합의 평등권과 투표 참여권을 무시했다"며 "동행노조는 이번 합의 과정에서 소외당한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조합원들의 권익을 지키고,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끝까지 연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이번 잠정합의는 잘못된 결정일지라도 교섭대표노조의 방침만 따르면 그만이라는 대표조합과 사측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결과물"이라며 "우리가 바라는 것은 과도한 보상이 아니라, 최소한 한 직장 안에서 불합리한 차별을 받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행노조는 이번 가처분 신청에 그치지 않고 투표 자체를 무효화하기 위한 본안 소송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
노조 측은 지난 24일 낸 공지문에서 "투표 중지 및 효력정지 가처분을 비롯해 투표무효 확인 소송, 공정대표 의무 위반 제기 등을 전담할 법률대리인으로 법무법인 대정을 선임했다"고 전했다.
현재 삼성전자 노사는 오는 27일 오전 10시 마감을 목표로 2026년 임금협약 잠정합의안에 대한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 중이며, 투표율은 이미 90% 선에 육박한 상태다.
동행노조는 사내 최대 조직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지부(초기업노조)가 DX 부문 임직원들의 세력 결집을 견제하기 위해 소수 노조인 자신들을 의도적으로 배제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투표 개시 전인 지난 20일과 21일 동행노조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각 노조는 2026년 임금협약 잠정합의안 투표에 동참해달라. 조합원 명부는 21일 오후 2시 기준으로 정리해달라. 초기업노조는 모든 노조의 투표권을 철저히 존중하겠다"고 공지했다.
이 메일이 발송된 이후 당시 2600여 명 수준이던 동행노조의 조합원 수는 단 하루 만에 1만3천여 명으로 폭증했다.
하지만 투표 당일 오전 최 위원장은 입장을 바꿔 "이번 잠정합의안은 동행노조가 공동교섭단에서 탈퇴한 이후인 2026년 5월20일에 공동교섭단과 회사 간에 체결된 것"이라며 "따라서 투표 자격은 교섭단에 끝까지 참여한 초기업노조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의 21일 오후 2시 기준 조합원으로 제한된다"고 통보했다.
동행노조가 스스로 교섭단에서 물러난 만큼 투표권을 줄 수 없다는 논리다.
앞서 동행노조는 초기업노조, 전삼노와 연대해 공동교섭단을 구성하고 사측과의 협상에 임했으나, DX 부문 직원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에 따라 교섭단을 탈퇴했다.
동행노조 측은 초기업노조의 결정을 두고 "상생과 존중을 기치로 내건 노동조합이 이처럼 안팎이 다른 행보를 보이는 것은 민주적 절차를 짓밟고 독선을 부리는 기만행위"라고 비판했다.
현재 DX 부문 직원들을 중심으로 한 사내 일부 구성원들은 이번 잠정합의안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잠정합의안 내용에 따르면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직원들은 실적에 따라 약 2억1천만 원에서 최대 6억 원에 달하는 성과급을 챙길 수 있는 반면, 일부 DX 부문 직원들은 600만 원 상당의 자사주를 받는 데 그칠 가능성이 높다. 김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