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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직접 사과'로 '탱크데이 논란' 진화 시도, '일베 놀이터' 된 스타벅스 이미지 회복 물음표

김예원 기자 ywkim@businesspost.co.kr 2026-05-26 10:4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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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42604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용진</a> '직접 사과'로 '탱크데이 논란' 진화 시도, '일베 놀이터' 된 스타벅스 이미지 회복 물음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스타벅스 논란과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과 관련해 직접 사과하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정 회장의 사과가 스타벅스의 브랜드 이미지 회복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오랜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타벅스가 이미 일부 극우 성향 온라인 이용자들의 조롱성 소비 대상으로 낙인되며 신세계그룹에도 부담을 키울 것으로 여겨진다.

26일 정용진 회장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조선팰리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직접 사과문을 발표했다.

정 회장은 “이번 일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며 “5·18민주화운동 유가족과 박종철 열사 유가족, 광주 시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은 내부조사 결과 해당 마케팅이 특정 목적을 갖고 기획됐다는 명확한 근거는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기획과 승인 과정에서 사회적·역사적 민감성을 걸러내지 못한 점은 인정했다.

신세계그룹은 사태의 최종 책임자인 손정현 전 SCK컴퍼니 대표를 이미 해임했다. 관련 임직원 5명도 직무에서 배제했다. 경찰 조사에서 고의성이 확인되면 추가 조치에 나서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정 회장의 사과와 책임자 문책은 사태 수습을 위한 조치로 여겨진다. 특히 과거 논란이 생겼을 때 온라인으로만 사과했던 그가 직접 대중 앞에 서서 고개를 세 차례 숙였다는 점은 사태의 엄중함을 스스로 잘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하지만 논란의 성격을 고려하면 소비자 신뢰가 단기간에 회복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가장 큰 부담은 스타벅스가 일부 온라인 공간에서 정치적 조롱의 대상으로 소비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스타벅스 이용을 조롱하거나 5·18민주화운동을 희화화하는 취지의 게시물이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인 ‘일베’ 이용자들 사이에서 스타벅스를 조롱성 소비 대상으로 삼는 듯한 게시물이 확산하면서 논란은 더 민감해졌다.

이는 단순 불매운동보다 더 까다로운 변수일 수 있다. 불매 여론은 시간이 지나며 약해질 수 있고 기업의 사과와 후속 조치가 이어지면 여론이 진정될 여지도 있다.

하지만 브랜드가 특정 정치 성향이나 역사 왜곡 논란과 연결되면 회복 과정은 더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스타벅스를 이용하는 행위 자체가 정치적 의미를 담고 있는 것처럼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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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스타벅스 논란과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스타벅스의 핵심 자산은 일상적이고 대중적인 이미지라는 것이 외식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출근길 커피, 약속 장소, 업무 공간, 선물용 교환권 등으로 소비돼 왔고 특정 이념이나 진영과 거리를 둔 브랜드라는 점이 강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탱크데이 논란은 이 이미지를 흔들고 있다. 이미 일부 소비자는 스타벅스 이용 자체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흐름이 감지된다. 커피를 구매하는 단순한 행동이 원하지 않는 정치적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 거리를 두고 있는 것이다.

논란의 출발점은 스타벅스의 대용량 텀블러 ‘탱크 시리즈’ 프로모션이다.

행사명으로 쓰인 ‘탱크데이’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탱크 투입을 떠올리게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홍보 문구에 쓰인 ‘책상에 탁’이라는 표현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당시 경찰의 은폐성 발표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나왔다.

민주화운동과 국가폭력의 기억이 상업적 홍보 문구로 소비됐다는 점에서 소비자 반발은 단순 불쾌감을 넘어 역사 인식 문제로 번졌다.

소비 지표에도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스타벅스는 매장 방문 매출뿐 아니라 모바일 교환권, 선불카드, 멤버십 기반이 탄탄하다. 논란이 길어지면 선물용 교환권 수요와 선불카드 충전, 멤버십 이용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특히 스타벅스 교환권은 오랫동안 무난한 선물의 대표 상품으로 꼽혀 왔다. 하지만 브랜드가 논란의 대상이 되면 선물용 수요는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받는 사람이 불편하게 여길 수 있다는 우려가 생기기 때문이다.

실제 전날인 25일 오후 카카오톡 선물하기 ‘교환권’ 카테고리 인기 순위에서 스타벅스 교환권은 10위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톡 선물하기 교환권 부문에서 스타벅스 상품권은 2019년 이후 7년 동안 1위를 지켜왔다.

선불카드 환불 요구도 변수다. SNS에서는 스타벅스 기프티콘과 카드 환불 방법이 공유되고 있다. 아직은 제한적 움직임으로 보이지만 불매 여론과 결합하면 소비자 이슈로 확대될 수 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선불 충전금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신유형 상품권 표준약관에 따라 일정 부분을 사용해야 환불할 수 있는 규정이 있다”며 “관련 부처와 협의해 조속히 조치하고 향후 발표를 통해 공지하겠다”고 말했다.

공공부문에서 스타벅스를 공식 구매처에서 제외하려는 움직임도 부담이다.

최근 일부 정부 부처가 포상이나 복지포인트 지급 품목에서 스타벅스를 제외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부문의 이런 조치는 민간 소비자 여론과 맞물려 브랜드 이미지에 상징적 타격을 줄 수 있다.

이번 사태가 정 회장의 과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발언과 무관하지 않다는 시선도 적지 않다.

정 회장은 과거 ‘멸공(공산주의를 멸함)’ 표현으로 정치적 논란을 겪었다. 신세계그룹은 정 회장의 과거 발언과 이번 프로모션은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일부 소비자는 두 사안을 연결해 받아들이고 있다.

정 회장이 이미 정치적 성격을 공식적으로 밝혔던 만큼 최고경영자의 인식이 스타벅스의 탱크데이 마케팅에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없다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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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세계그룹이 26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조선팰리스에서 스타벅스 마케팅 논란과 관련한 내부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이규봉 경영지원총괄 전무, 전상진 경영전략실 경영총괄 부사장, 김수완 대외협력본부장 부사장, 양종환 감사팀장 상무. <비즈니스포스트>
앞으로 관건은 신세계그룹이 스타벅스를 정치적 논란에서 얼마나 빨리 떼어낼 수 있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은 내부 리스크 관리 체계와 마케팅 검수 절차를 전면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법무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 담당 부서를 검증 과정에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제도 개선 발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결재 시스템 부실이 아니라 사회적 감수성과 역사 인식 부족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가족과 광주 시민,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는 후속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 방문이나 직접 소통,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검증 체계 등이 논란 진정의 계기가 될 수 있다. 

경찰 조사 결과도 향후 여론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

신세계그룹 내부조사에서는 탱크데이 마케팅과 관련해 조롱의 고의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 직원이 휴대폰 제출을 거부했고 사내 메신저 기록도 충분히 남아 있지 않아 조사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에서 새로운 정황이 나오면 논란은 다시 커질 수 있다. 반대로 고의성이 확인되지 않고 신세계그룹이 실질적 후속 대책을 내놓는다면 여론은 점차 진정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온라인 조롱성 소비가 계속되면 브랜드 회복 속도는 늦어질 수밖에 없다. 신세계그룹이 빠르게 사과하고 제도를 고쳐도 일부 이용자들이 스타벅스를 정치적 상징처럼 소비하면 브랜드 가치 훼손은 이어질 수 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이번 기회에 기업의 사회적 가치와 책임에 대해 숙고하는 계기로 삼겠다”며 “밑바닥부터 다시 신뢰를 쌓아올려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기업으로 다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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