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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클로징 벨' 울린 랜딩인터내셔널 정새라, 'K뷰티 해외 진출' 숨은 조력자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6-05-22 14:3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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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클로징 벨' 울린 랜딩인터내셔널 정새라, 'K뷰티 해외 진출' 숨은 조력자
▲ 정새라 랜딩인터내셔널 대표가 15일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 나스닥에서 열린 '클로징 벨' 행사에서 기념패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랜딩인터내셔널>
[비즈니스포스트] 15일(현지시각) 미국 증권거래소 나스닥 폐장을 알리는 ‘클로징 벨’ 행사에 한국계 여성이 연단에 올랐다.

2012년 설립된 글로벌 뷰티 유통회사 랜딩인터내셔널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정새라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K뷰티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의 일상 속에 자리잡으면서, 이것이 단순한 뷰티 트렌드 이상이라는 의미를 깨달았다”며 “오늘은 뷰티 제품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 날로, 한국 문화의 힘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날”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나스닥 클로징 벨 행사에 참석하게 된 계기는 11일부터 17일까지 열린 ‘내셔널 K뷰티위크’ 때문이다. 이 행사는 랜딩인터내셔널이 미국 최대 뷰티 유통채널인 얼타뷰티와 협력해 만든 행사로 ‘K뷰티의 모든 것을 기념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랜딩인터내셔널은 미국 국경일 달력 등록기관인 ‘내셔널데이캘린더’에 ‘내셔널 K뷰티위크’를 신청했고 이를 승인받았다. 앞으로 매년 5월 둘째 주마다 기념행사가 열리는데 미국 국가 차원에서 K뷰티를 주목하고 기념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정 대표는 이 행사를 통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플로리다주, 뉴욕주 등 주요 도시에서 소비자들이 체험하고 즐기는 방식의 축제 형식을 빌려 한국 화장품 브랜드를 알렸다.

랜딩인터내셔널은 일반인에게 생소하지만 한국 화장품 업계에서는 인지도가 꽤 있는 유명한 유통사다. 아모레퍼시픽과 코스알엑스 등 수많은 K뷰티 브랜드의 초기 미국 진출을 지원한 것으로 유명하다.

북미에서만 매출 90% 이상을 내는 코스알엑스가 미국에서 소위 잘 나가는 브랜드로 자리잡게 된 데도 랜딩인터내셔널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다.

코스알엑스의 대표 제품인 ‘달팽이 점액 에센스’는 ‘달팽이 점액’ 생성 과정과 관련한 소비자들의 염려 때문에 출시 초반 현지인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코스알엑스는 이후 참신한 브랜드 스토리를 구축해 이런 의구심을 해소해 현지 대표 제품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코스알엑스는 이후 미국의 주요 유통채널인 얼타뷰티와 타깃 등에 성공적으로 입점했는데 이 과정에서 홍보와 마케팅, 인플루언서 협업, 매장 직원 교육 등을 총괄한 곳이 바로 랜딩인터내셔널이다.

랜딩인터내셔널의 존재감은 미국 현지 기업들도 인정하고 있다.

얼타뷰티와는 10년가량 되는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는데 지난해에는 매장 안에 전용 공간 ‘K뷰티월드’를 운영하기도 했다. 3월에는 미군 유통채널 전문기업인 ‘밀러터리프레스티지마케팅’과 독점 파트너십을 체결해 군 관련 종사자 1천만 명에게 한국 화장품을 알리는 역할을 맡았다.

미국의 패션 월간지 보그는 올해 1월 2025년의 K뷰티 트렌드를 총정리하고 2026년 트렌드를 전망하는 기사에서 “현재 K뷰티 소매 시장은 이제 막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며 “2026년에는 훨씬 더 많은 브랜드와 새 카테고리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정새라 대표의 인터뷰를 싣기도 했다.

랜딩인터내셔널이 한국 화장품의 미국 진출을 위해 얼마나 많은 기반을 닦아왔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들이라 할 수 있다.

정 대표는 한국과 미국에서 두루 교육을 받은 인물로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있는 보스턴대학에서 홍보학과 동아시아학을 전공했다.

1998년 미국의 멤버십 플랫폼 기업인 스튜던트어드밴티지(Student Advantage)라는 회사에서 리서치 애널리스트로 3년 넘게 근무했다. 이후 아모레퍼시픽과 존슨앤드존슨, 고스마일 등 주요 뷰티 기업을 고객사로 보유한 시장조사기관 페리스코프솔루션의 최고경영자를 10년 넘게 역임했다.

정새라 대표가 본격적으로 화장품 업계에 발을 들인 시기는 랜딩인터내셔널 설립한 2012년이다.

한국 브랜드들이 미국을 이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장면을 많이 보면서 단순히 브랜드를 소개하는 것을 넘어 발주와 재고, 가격 흐름까지 투명하게 연결해 줄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회사를 설립했다고 한다.

정 대표는 랜딩인터내셔널의 역할과 관련해 지난해 2월 포브스코리아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단순한 유통사가 아니다”며 “브랜드와 유통 채널을 연결하고 매장 직원 교육과 오프라인 마케팅 활동을 포함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유일한 파트너”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정 대표는 랜딩인터내셔널을 통해 미국 화장품 시장 진출과 관련한 국내 브랜드들의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 미국 유통채널에서 일한 직원들을 중심으로 팀을 구성해 현지 뷰티숍에 한국 브랜드를 꾸준히 입점시킨 결과 현재 모두 브랜드 225곳의 제품 1천여 개를 해외 소비자들에게 소개했다.
 
나스닥 '클로징 벨' 울린 랜딩인터내셔널 정새라, 'K뷰티 해외 진출' 숨은 조력자
▲ 정새라 랜딩인터내셔널 대표는 한국 화장품 브랜드들의 효과적 미국 진출을 돕기 위해 보고서까지 발간하며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랜딩인터내셔널>
정 대표는 한국 화장품 브랜드들이 미국에 좀 더 효과적으로 진입할 수 있기 위한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데도 열심이다. 이와 관련한 보고서를 회사 차원에서 따로 펴내기까지 할 정도다.

지난해 초 세상 밖으로 나온 이 보고서의 이름은 ‘K뷰티 제2의 물결’이다. 부제로는 ‘K뷰티 리테일에 관한 완벽 안내서’라는 이름이 달려 있다.

정 대표는 미국에서 K뷰티가 확산하는 단계를 ‘제1 물결’과 ‘제2 물결’로 구분한다.

가수 싸이씨가 강남스타일이라는 노래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것을 계기로 한국을 향한 관심이 높아진 2013년경부터 시작된 K뷰티 관심 확대 흐름이 바로 정 대표가 정의하는 K뷰티의 ‘제1 물결’이다.

하지만 이 흐름은 2019년경 사실상 쇠퇴했는데 한국 문화가 세계적으로 관심을 한 몸에 받기 시작한 2023년부터 다시 K뷰티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제2 물결’이 쳤다.

정 대표는 이와 관련해 한 인터뷰에서 “유럽산 화장품에 동경을 가졌던 미국인들이 이제는 K뷰티를 더 찾게 됐다는 것이 이 흐름의 특징”이라고 짚었다. 

한국이 2024년 미국 화장품 수입 시장에서 오랜 기간 1위를 지켜온 프랑스를 제치고 선두에 오른 뒤 이런 흐름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 것은 정 대표의 판단을 뒷받침하는 근거다.

정 대표는 K뷰티가 미국에서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는 것은 맞지만 여전히 가야할 길이 멀다고 얘기한다.

그가 지난해 미국 주요 5대 도시에서 소비자 1만2천 명을 대상으로 ‘한국 화장품을 아는지, 쓸 의향이 있는지’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80%가 한국 화장품을 모른다고 대답했다.

정 대표는 이와 관련해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제 시작이기에 성장 가능성도 높지만 현지 브랜와의 경쟁도 치열해질 수 있다”며 “브랜드력을 키워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K뷰티 제2의 물결’ 보고서에서 K뷰티 브랜드가 앞으로 미국에 효과적으로 진출하려면 다양판 피부 톤과 유형, 그리고 각 인구 집단에서 나타나는 특정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포용적 제품을 개발해야 하며 마케팅 자료에도 이러한 커뮤니티의 사람들을 등장시켜 진성성 있는 연결을 형성해야 한다고 짚었다.

미국에 거주하는 흑인과 히스패닉 사람들은 자칫 K뷰티 브랜드로부터 소외되고 있다고 판단할 여지가 적지 않다는 점에 착안해 이들을 포용할 수 있는 제품 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장애를 가진 소비자를 포함한 모든 소비자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패키징을 설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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