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각)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 부대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하며 손짓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유엔 기후총회 개최국인 브라질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화석연료 퇴출을 위한 조치를 의제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G20 정상회의에서는 기후총회의 주요 합의 사항들을 이어서 논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각)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 기자회견에서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을 위한 로드맵'(탈화석연료 로드맵)을 G20 정상회의 안건으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브라질은 이번 COP30 개최국으로 G20 회원국이기도 하다.
앞서 유럽연합(EU), 콜롬비아, 페루 등 약 80여 개국은 18일 COP30 현장에서 탈화석연료 로드맵은 함께 발표했다.
이들 국가는 COP30 최종 합의문에 의무 사항으로 탈화석연료 로드맵 가입을 명시할 것을 촉구했다. 탈화석연료 로드맵은 2023년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최종 합의문에 포함된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을 이행한다'는 문구의 실제 이행 계획으로 평가된다.
G20 정상회의는 22일(현지시각)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다. COP30이 21일에 종료되니 곧바로 이어서 열리게 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브라질은 이번 남아공 G20 정상회의를 COP30의 연장선으로 활용하려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G20 정상회의에서 탈화석연료 로드맵이 합의된다면 글로벌 기후대응은 크게 탄력을 받게 된다. G20 국가들은 글로벌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70%를 배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세계 2위 온실가스 배출국이자 최대 경제대국인 미국이 COP30에 이어 G20 정상회의도 불참한다는 점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 남아공이 백인 농부들의 인권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고 있다며 G20 정상회의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 과정에서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각) 유럽연합 쪽과 함께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정상회의에 어떤 식으로든 참석하겠다는 입장 변화에 관한 통보를 전달했다"며 "이에 관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반면 백악관 측은 즉각 라마포사 대통령의 발언을 부인하고 나섰다.
캐롤라인 래빗 백악관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남아공에 대표를 보내는 것은 단지 미국이 G20 의장 승계국인 것을 확인받고 이를 인계받기 위함이지 공식 회담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이번 남아공 G20 정상회의에서 미국까지 아우르는 탈화석연료 로드맵 관련 협의를 진행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각) 공동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와 별도로 21일 현재 브라질 COP30 현장에서는 탈화석연료 로드맵의 최종 합의문 포함 여부를 놓고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주요 외신들이 전했다.
블룸버그는 20일(현지시각) 외교 관계자 취재를 종합해 아직도 수십개 국이 탈화석연료 로드맵을 최종 합의문에 포함하는 것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후총회 최종 합의문은 원칙상 참여국 전원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협상 종료를 단 하루 앞둔 시점에 탈화석연료 로드맵이 이렇게 거센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는 것은 결국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남아공 G20 정상회의에 탈화석연료 로드맵을 의제로 올리겠다고 선언한 브라질도 정작 이를 놓고 내부적으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룰라 대통령과 마리나 실바 환경 장관 등은 로드맵을 지지하고 있으나 여러 내각 고위 관료들이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과 콜롬비아 등 여러 국가들은 어려운 상황에도 계속 탈화석연료 로드맵을 지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콜롬비아는 21일 회의 종료를 앞두고 공식 지지 성명도 따로 내놓겠다고 했다.
붑커 훅스트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기후위원은 20일(현지시각)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 로드맵을 매우 지지한다"며 "배출량 감축에 있어 우리는 높은 목표를 유지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실행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