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퍼시픽 팰리세이드 일대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헬기가 물을 뿌리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이 상반기에 입은 기후재난 피해 규모가 역대 최고수준이었다는 집계 결과가 나왔다.
22일(현지시각) 가디언은 국제 기후단체 클라이밋센트럴 보고서를 인용해 상반기에만 미국이 기상재난으로 입은 기후피해가 약 1010억 달러(약 144조 원)에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1980년 공식 기록이 시작된 이래 가장 큰 규모다.
올해 초 발생한 로스앤젤레스 산불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로스엔젤레스 산불이 낸 경제 피해 규모는 610억 달러(약 87조 원) 안팎으로 추산됐다.
클라이밋센트럴은 해를 거듭할수록 기후피해가 커지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1985~1995년 기상재난 누적 피해액은 2990억 달러(약 429조 원) 전후에 불과했는데 2014~2024년 기간에는 1조4천억 달러(약 2005조 원) 수준으로 대폭 증가했다.
해양대기청에서 약 20년 근무한 아담 스미스 클라이밋센트럴 연구원은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2017년 이후 막대한 피해를 불러오는 기상재난이 확실히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클라이밋센트럴이 집계한 데이터는 올해 6월까지 발생한 피해만을 기록했기 때문에 7월에 발생한 텍사스 홍수 사태는 포함되지 않았다.
또 미국은 아직 허리케인 시즌에 피해를 입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 미국의 전체 기후피해 규모는 훨씬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클라이밋센트럴은 최근 발생한 재난 피해가 미국 연방정부의 재난대응체계 약화로 커진 만큼 올해 대형 허리케인 소식이 없는 것이 다행이라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7월 재난대응체계 중심을 연방정부에서 주 정부로 옮기겠다며 연방재난관리청(FEMA)을 연말까지 해산하겠다고 발표했다.
사만다 몬타노 메사추세츠 해양 아카데미 재난 전문가는 가디언을 통해 "미국 어느 지역도 기후변화에 피해를 입지 않은 곳이 없지만 안타깝게도 연방재난관리청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무능한 기관으로 전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방재난관리청은 전에는 5시간 내로 통보만 받으면 바로 대응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었으나 이들 인력을 모두 해고해 지금은 효과적인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며 "우리는 올해 이미 겪은 것보다 더 큰 재난을 겪지 않아 정말로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