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국환경공단이 국가물산업클러스터의 운영을 연정하며 국내 물산업 기술의 중심기관 역할을 이어가게 됐다.
올해 초 취임한 임상준 환경공단 이사장은 최근 자원 경쟁의 하나로 대표되는 물산업에서 경쟁력 있는 기업 육성과 3년 내 국내 매출 10조 원 증대를 위해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 임상준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이 물산업 규로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
9일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환경부로부터 2019년부터 시작된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제1기 관련해 '적합' 통보를 받으면서 위탁운영을 연장해 물산업 기술 담당 기관으로서 역할을 강화하게 됐다.
국가물산업클러스터는 대구 달성군 구지면 대구국가산업단지 안에 약 14만 5천㎡(4만4천 평)규모로 조성됐다. 2409억 원의 국비를 들여 2016년 착공해 2019년 준공됐다.
환경공단은 한국수자원공사와 2019년 시작된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위탁 운영 공모에서 맞붙어 최종 운영자로 지정됐다.
그 뒤 지난해 환경부가 선정한 학계 및 전문가 9명위원회가 2023년으로 완료된 1기 성과평가를 진행했고 환경공단은 87점을 받았다. 평가에서 100점 만점 가운데 70점 이상을 받으면 ’적합‘으로 판정된다.
환경공단은 적합 판정과 함께 1기 운영에 따른 연속성을 감안해 2기(2024년~2028년)에도 국가물산업클러스터의 위탁 운영을 맡게 된 것이다.
지난 1월 취임한 임상준 이사장으로서는 취임 초부터 1기 국가물산업클러스터의 성과를 더욱 키워가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안게 됐다.
환경공단은 국가물산업클러스터를 통해 물산업 관련 기술 개발과 실증, 기업들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국내 물산업 시장이 초기단계인 점을 고려하면 국가물산업클러스터는 국내 물산업의 성장 기반 확대를 위한 기술개발을 이끌어가는 기관으로 평가된다.
물산업은 수자원 개발, 생활‧공업용수 공급, 하수 및 폐수처리 등 물순환과 관련된 제조, 건설, 운영의 가치사슬과 관련된 산업이다.
환경공단에 따르면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입주기업들은 2023년 매출 1조4385억 원과 해외 수출 1065억 원을 달성했다. 운영 초기인 2020년보다 비교해 매출은 97.2%, 수출은 111.2% 늘어난 것이다.
국가물산업클러스터에 입주한 기업은 지난해 기준 148곳으로 2020년보다 51.6% 증가했다. 입주기업들은 환경신기술 분야 3건, 환경신제품 4건, 미국국립과학재단(NSF) 인증 3건으로 모두 10건의 기술 인증을 신규 취득했다.
국가물산업클러스터는 앞으로 글로벌 최상위 기술 인증 10건과 해외 매출 7천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가지고 있다.
정부에서도 물산업 조성을 위한 허브로서 국가물산업클러스터의 역할을 강화해나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환경부가 지난해 3월 내놓은 ‘제2차 물관리기술 발전 및 물산업 진흥 기본계획(안)’에서는 국가물산업클러스터를 제1차 기본계획(2019~2023)의 물산업 인프라 구축의 성과로 평가했다.
2기 기본계획에서는 국내 물산업 규모를 2022년 47조4천억 원에서 2028년까지 60조 원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3년 기준 국내 물산업 매출은 50조9970억 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임상준 이사장은 국가물산업클러스터를 통해 물산업 규모를 10조 원가량 더 늘릴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공단은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운영 2기 기간에 주요 수처리 기술 국산화 및 차세대 원천기술 확보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해외 물산업 진출도 돕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를 위해 국가물산업클러스터의 실증화시설을 고도화하고 실제 규모 실증으로 실적확보 등 국내 물기업들의 사업화를 지원한다.
국가물산업클러스터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서는 현지에 테스트베드(시험 적용)를 제공하고 현지 사업화를 촉진한다.
환경공단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연계 사업을 발굴해 물 시장 규모를 확대하고 해외진출 활성화하기 위한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국가물산업클러스터는 지난해 10월에는 대기업인 포스코이앤씨와 국가 물산업 발전 및 동반성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3월 기준 포스코이앤씨는 국가물산업클러스터에 입주해 네트워크를 쌓고 있다.
국가물산업클러스터 관계자는 “입주 중소기업과 대기업간 공동 연구를 통한 기술개발 및 판로 개척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조감도. <국가물산업클러스터> |
올해 임기를 시작한 임상준 환경공단 이사장은 2기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위탁운영에 따라 물산업 지원 조직으로서의 입지를 다지는데 더욱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임 이사장은 최근 탄핵 인용으로 파면된 윤석열 정권의 '알박기 인사' 논란에서 거론되는 인물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힌다.
임 이사장은 2022년 3월부터 5월까지 대통령으로 당선됐던 윤석열 정권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조정분과에서 일한 뒤 7월부터 윤석열 정권의 대통령비서실 국정과제비서관을 맡았다.
다만 임 이사장은 관료 출신으로 국무총리실과 국무조정실 등 굵직한 행정 경력을 가지고 있어 환경공단 이사장으로서 업무 전문성은 가진 인사로 평가된다.
임 이사장은 1994년에 제37회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2001년 국무조정실 인사팀장을 거쳐 2006년부터는 국무총리실에서 국제협력과장, 정책공보과장, 의정과장 등을 담당했다.
2013년에는 국무조정실에서 갈등관리지원관, 농림국토해양정책관 등을 맡았고 2022년 윤석열 대통령직 인수위 참여 전에는 기획총괄정책관을 역임했다.
임 이사장은 2023년 7월부터 2024년 6월까지 환경부 차관으로 일했다. 그 뒤 지난 1월 환경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환경공단 관계자는 "국가물산업클러스터를 통해 단순히 기업을 지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물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시장 환경을 조성하는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인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