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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킴벌리 '고배당 축포' 정조준, 이제훈 수익 감소 기류에도 배당 기대 부응하나

김민정 기자 heydayk@businesspost.co.kr 2025-02-19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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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유한킴벌리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 변화를 선택하며 향후 성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15일 신임 CEO로 취임한 이제훈 대표이사 사장은 시장 축소 우려 속에서도 대주주의 고배당 기조에 부응할 수 있도록 유한킴벌리 이익을 창출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유한킴벌리 '고배당 축포' 정조준, 이제훈 수익 감소 기류에도 배당 기대 부응하나
▲ 이제훈 대표이사 사장이 유한킴벌리 시장 축소 우려 속에서 고배당 기조를 유지하며 이익을 창출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19일 유한킴벌리 안팎을 종합하면 올해도 순이익 대부분을 배당금으로 집행하는 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유한킴벌리 배당성향은 100%에 가깝다. 일부 연도에는 순이익을 초과하는 배당도 단행했다. 

고배당 기조는 유한킴벌리의 지배구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유한킴벌리는 킴벌리클라크가 70%, 유한양행이 3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비상장사에 소액주주가 없기 때문에 배당금은 두 대주주에게 고스란히 흘러들어간다.

킴벌리클라크는 배당 관련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2005년 미국에서 헝가리로 국적도 바꿨다. 2004년까지 배당성향(배당금총액/당기순이익)이 최대 60%를 넘기지 않다가 2005년에는 당기순이익 892억 원의 2배가 넘는 2163억 원의 폭탄 배당을 실시했다. 이후 배당금액은 꾸준히 증가해 당기 순이익의 95% 이상을 배당금으로 가져갔다.

2019년 1580억 원(배당성향 115.2%), 2020년 1420억 원(101.1%), 2021년 4010억 원(305.2%), 2022년 1440억 원(99.7%), 2023년 1700억 원(100.2%) 등 거의 100%를 넘는 배당성향을 나타냈다. 최근 5년간 유한킴벌리가 배당금으로 지급한 금액은 1조150억 원에 달한다.

유한양행도 배당을 통해 상당한 현금을 챙기고 있다. 유한양행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받은 배당금은 약 2976억 원으로 같은 기간 연결기준 합산 영업이익(2382억 원)보다도 많다. 

유한킴벌리가 고배당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해당 연도의 순이익 대부분을 배당에 사용하더라도 다음 해에도 비슷한 수준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한킴벌리의 2020년 매출액은 1조4978억 원, 영업이익은 1733억 원, 2021년 매출액은 1조4671억 원, 영업이익은 2159억 원을 기록했다. 이후 2022년 매출액은 1조5091억 원, 영업이익은 2099억 원을 기록했으며, 2023년 매출액은 1조4440억 원, 영업이익은 2025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대비 각각 4.3%, 3.5% 줄어든 것이다.

 
유한킴벌리 '고배당 축포' 정조준, 이제훈 수익 감소 기류에도 배당 기대 부응하나
▲ 유한킴벌리는 안정적인 수익을 올려 왔지만 저출생 등 인구 감소로 인해 시장 규모 축소가 예상된다. 

유한킴벌리는 기저귀, 화장지, 생리대 등 위생용품을 제조 및 판매하는 회사다. 생활필수품 특성상 경기 변동을 적게 받아 안정적인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저출생 등 인구 감소로 인해 시장 규모 축소가 예상되면서, 언제까지 같은 수준의 이익을 낼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유한킴벌리의 매출 40% 가량을 차지하는 기저귀 사업 매출은 2022년과 2023년 각각 전년대비 7.3%, 3.5%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2021년 0.81명, 2022년 0.78명, 2023년 0.72명으로 하락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환율도 부담 요소다. 유한킴벌리는 펄프를 해외에서 수입해 제품을 생산하는데 펄프 대금은 달러로 결제한다. 이에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 원가 부담도 증가할 수 있다. 

유한킴벌리도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 2024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2023년 저출생과 가임 인구 감소로 인한 기저귀와 생리대 시장 축소, 육아용품 제휴 청산에 따른 매출 축소, 고환율, 국내 경제 부진에 따른 수익성 저하와 소비 위축 등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2023년 배당을 늘린 것을 보면 신사업이나 인수합병(M&A)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재투자 자금을 더 쌓을 의지는 크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제훈 사장은 유한킴벌리를 이끌게 됐다. 이 사장은 쉐링플라우 이사, 피자헛코리아 최고재무책임자(CFO), 바이더웨이 대표이사 사장, 카버코리아(AHC) 대표이사 사장, 홈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 등을 지낸 유통업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그가 운신할 수 있는 폭은 좁을 수밖에 없다는 시선이 나온다.

그가 연임이나 회사에서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고배당을 기조를 유지해야 하는데, 시장 규모 축소 가능성으로 실적 하락 압력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그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가격인상이나 구조조정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내놓는다. 

유한킴벌리는 이 사장이 유통업계 전문가로서 주요 유통기업들과 협력해 자체 브랜드(PB) 상품 개발, 전용 기획 상품 출시, 공동 프로모션 등 판매 확대 전략을 펼쳐 온 만큼 그의 합류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 유통업계 전문가는 “유한킴벌리는 매출 하락에도 수년 동안 순이익의 대부분을 배당으로 지출하면서 사내 유보금이 거의 고갈된 상태”라며 “자칫 미국 기업 킴벌리클라크의 배만 불려주는 꼴이 되고, 신사업 투자나 유망기업 인수시기를 놓치는 우를 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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