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로드컴과 TSMC가 인텔의 반도체 설계 및 제조사업을 분할해 인수할 가능성은 현실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증권가 관측이 힘을 얻는다. 인텔 미국 캘리포니아 사옥. |
[비즈니스포스트] 인텔이 브로드컴과 대만 TSMC에 인수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며 주가도 크게 올랐지만 이러한 시나리오가 빠르게 힘을 잃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승인 가능성이나 인텔을 인수하는 기업이 거둘 실익 등 현실적 측면을 고려한다면 이는 실현되기 어려운 방안이라는 증권가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야후파이낸스는 20일 “인텔 주가가 급등한 뒤 크게 하락했다”며 “증권사들이 TSMC와 브로드컴의 인수 가능성에 회의적 시각을 보인 영향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현지시각으로 19일 미국 증시에서 인텔 주가는 하루만에 6.1% 떨어져 마감했다. 전날 16%에 이르는 오름폭을 보인 뒤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인텔 주가는 브로드컴과 TSMC가 회사를 나누어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데 반응해 크게 올랐다.
브로드컴은 인텔 반도체 설계사업을, TSMC는 제조사업인 파운드리 부문과 공장을 인수해 인텔의 재무 위기를 해소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월스트리트 주요 증권사들은 이런 시나리오의 현실화 가능성을 다소 낮게 바라보고 있다.
씨티그룹은 인텔 반도체 파운드리가 자체 설계 공정에 최적화돼 있는 만큼 TSMC와 미세공정 기술 및 소프트웨어, 제조법 등 측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TSMC가 인텔 파운드리를 인수해 거둘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미국 트럼프 정부가 해외 기업의 인텔 인수를 두고 부정적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전했다.
인텔이 미국의 반도체 기술 경쟁력 확보에 가장 중요한 기업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정부가 결국 인텔의 매각을 막기 위해 독점금지 규제 등을 앞세워 제약을 걸 가능성도 거론된다.
반도체 설계와 제조사업을 두 회사가 나누어 인수하는 방안도 현실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두 사업 부문이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 번스타인도 인텔이 이러한 형태의 회사 매각을 긍정적으로 고려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는 관측을 제시했다.
번스타인은 “인텔은 앞으로 몇 년 동안 버틸 수 있는 여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회사를 서둘러 매각할 만큼 자금이 부족한 상태는 아니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