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효성티앤씨 CEO 교체 '강수', 중국 공세에 '스판덱스 내재화'로 세계 1위 사수 특명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효성티엔씨 대표를 교체하는 강수를 던졌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조현준 효성 회장이 효성티앤씨의 사장을 전격 교체키로 했다. 2022년 3월부터 회사를 이끈 김치형 대표이사가 물러나고 이창황 스판덱스PU장, 유영환 무역PG장이 각자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조 회장은 올해 효성티앤씨의 ‘스판덱스’ 생산능력을 확충하는 동시에 스판덱스 원료인 부탄다이올(BDO) 해외 공장을 본격 가동한다. 최근 중국 스판덱스 기업들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소재 단계서부터 내재화율을 끌어올려 스판덱스 수익성을 높이고, 세계 시장 1위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세계 스판덱스 시장은 2022년부터 지속된 불황에서 벗어나 최근 판가 인상 조짐까지 나타나며, 지난해 부진했던 효성티앤씨 실적이 올해 크게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7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효성티앤씨의 대표이사 교체는 지난해 주춤했던 실적이 원인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효성티앤씨는 2025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7조6848억 원, 영업이익 2515억 원을 거뒀다. 2024년보다 매출은 1.0%, 영업이익은 7.1% 줄었다. 

회사의 주력 사업 부문이자 스판덱스·나일론 등을 생산하는 섬유 부문은 2025년 매출 2조9626억 원, 영업이익 1958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6.2%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0.4% 늘어나는데 그쳤다.
 
조현준 효성티앤씨 CEO 교체 '강수', 중국 공세에 '스판덱스 내재화'로 세계 1위 사수 특명

조현준 효성 회장(왼쪽)이 효성티앤씨의 새로운 수장으로 중국 스판덱스 사업 경험이 풍부한 이창황 스판덱스PU장 부사장을 낙점하며, 올해 중국 사업을 대폭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효성>



스판덱스는 PTMEG, MDI 등 폴리우레탄계 물질들을 원료로 만든 합성 섬유다. 가볍고 신축성이 뛰어나 수영복·운동복 등에 주로 쓰이다가 최근에는 정장, 속옷, 의료용 피복 등으로 활용도가 넓어지고 있다.

앞서 효성티앤씨는 지난 25일 차기 대표이사 내정자를 확정했다. 오는 3월 열릴 주주총회에서 새 대표 선임 안건과 함께 조현준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번 새 대표이사 선임에서 눈에 띄는 것은 이창황 대표 내정자의 이력이다. 그는 2010~2014년 중국 스판덱스 총괄임원, 2017~2025년 중국 스판덱스 법인 사장(효성 비서실장 겸임) 등 중국 스판덱스 사업에 오래 몸 담았다는 점이다.

현 대표인 김치형 부사장 역시 스판덱스 사업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지만, 김 부사장은 구미공장장, 베트남 동나이 법인장, 터키 법인장 등 중국 외 국가 사업을 주로 맡은 이력을 가지고 있다.

이를 종합하면 조 회장이 올해 스판덱스 사업의 승부처를 중국으로 판단하고, 중국 사업 경험이 풍부한 인물을 발탁한 것으로 풀이된다. 

스판덱스 시장은 2020년대 들어 세계 주요 스판덱스 제조사들의 설비 과잉투자로 재고가 늘어나고, 판가가 하락한 탓에 불황에 시달렸다. 2025년 말부터 서서히 수요 회복 조짐이 나타나면서 2026년에는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효성티앤씨는 2010년부터 글로벌 스판덱스 시장을 석권하며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시장에서는 현지 스판덱스 기업들과 접전을 벌이고 있다. 

2025년 말 기준 중국 내 주요 스판덱스 기업의 생산능력 순위는 △화펑(Huafon) 40만 톤 △효성티앤씨 25만 톤 △화하이(Huahai) 23만 톤 △바일루(Bailu) 22만 톤 △얀타이(Yantai) 10만 톤 등으로, 이들 5개 사의 비중이 82%에 육박한다. 

올해는 2020~2025년 이뤄진 중국 기업들의 대규모 스판덱스 설비 증설이 일단락되면서 수급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국 스판덱스 3위 기업 화하이가 경영위기로 파산 회생을 신청했으며, 2026년 내 생산중단과 청산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025년 말 중국 내 스판덱스 생산능력은 총 143만 톤이며, 2026년 말까지 예정된 중국 내 증설 규모는 연 12만5천 톤이다. 앞서 2025년 태광산업 등의 중국 스판덱스 공장 폐쇄(총 6만 톤)와 화하이의 청산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2026년 중국 내 스판덱스 총 설비 규모는 시장 예상 수요치인 연 120만 톤 수준까지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조현준 효성티앤씨 CEO 교체 '강수', 중국 공세에 '스판덱스 내재화'로 세계 1위 사수 특명

▲ 효성티앤씨의 구미 공장에서 생산된 스판덱스 모습. <효성>

중국 원자재 시장조사업체 선서스(SunSirs)는 지난 1월 말 낸 보고서에서 “스판덱스 생산설비 증설이 거의 완료됐고, 스판덱스 적용 범위와 의류 산업 내 침투율 증가로 수급 개선이 일어나고 있다”며 “2026년 스판덱스 판가는 계속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효성티앤씨는 올해 주요 시장인 중국에서는 차별화 제품 판매하고, 중국 외 국가에서는 수요 성장에 맞춰 시장 지배력 확대하겠다는 ‘투트랙 전략’을 세웠다.

또 주요 원재료인 부탄다이올(BDO)과 스판덱스 원료인 PTMG 생산거점을 해외에 구축, 소재 내재화율을 끌어올려 스판덱스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2월 닝샤 공장의 3단계 증설을 마쳐 PTMG 생산능력을 연간 20만 톤, 스판덱스 생산능력을 연간 22만 톤까지 끌어올렸다. 올해 상반기에는 2024년부터 1조 원을 들여 베트남에 건설하고 있는 BDO 공장을 본격 가동해 연 5만 톤 생산체제를 갖출 예정이다.

회사는 BDO 공장이 가동되면  베트남 호치민 동나이에 위치한 PTMG 공장과 연계해 운송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효성티앤씨는 2026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8조2152억 원, 영업이익 3455억 원을 거둘 것으로 추산됐다. 2025년보다 매출은 6.8%, 영업이익은 37.4% 늘어나는 것이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