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엡스틴 사건이 세계 최대 기후상 '어스샷상'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진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진행된 2025 어스샷상 시상식 모습. <환경재단>
26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는 세계 최대 기후상인 '어스샷상'이 엡스틴 사건에 연루됐다고 보도했다.
어스샷상의 핵심 후원자인 글로벌 항만 물류 기업 DP월드의 술탄 아흐메드 빈 술라이엠 최고경영자(CEO) 회장이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틴과 긴밀한 관계였던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술라이엠 최고경영자는 2009년에 앱스타인에게 이메일을 보내 "고문 영상은 즐겁게 봤다"고 답변한 사실이 확인됐다.
해당 조사는 로 칸나 캘리포니아주 민주당 의원과 토마스 매시 켄터키주 공화당 의원 등의 주도로 미국 법무부를 압박해 진행됐다. 조사 결과가 발표된 뒤 술라이엠 최고경영자는 DP월드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조사의 여파가 술라이엠 최고경영자 개인에게만 한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술라이엠 최고경영자와 DP월드의 후원을 받은 어스샷상도 법무부의 조사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영국 반군주제 활동단체인 '리퍼블릭'은 미국 법무부에 어스샷상의 다른 후원자들도 연루돼 있는지 조사해줄 것을 요청했다.
어스샷상의 주요 후원자로는 DP월드 외에도 영국의 윌리엄 왕세자가 포함돼 있다.
윌리엄 왕세자는 술라이엠 최고경영자와 여러 공식 행사에서 만난 것으로 파악됐으나 엡스틴과 연루돼 있다는 증거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그레이엄 스미스 러퍼블릭 대표는 성명을 통해 "윌리엄은 엡스틴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 답해야 한다"며 "외무부, 보안국 또는 기타 다른 최고 관계자들이 술라이엠의 성품을 몰랐을 것이라고 믿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어스샷상 주최측에 이번 사건과 관련해 논평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거부당했다고 전했다.
어스샷상은 매년 자연 보호 및 회복, 대기질 개선, 바다 생태계 재생, 기후변화 해결, 폐기물 문제 대응 등 5개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성과를 내거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낸 개인 또는 단체에 수여되는 상이다.
기후 전문가들은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기업인 DP월드가 어스샷상의 주요 후원자로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을 해왔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