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실적 제주항공 김이배 '내실경영', 모회사 지원 업은 티웨이항공 이상윤 '공격경영'

▲ 지난해 저비용 항공사들이 최악의 실적 성적을 낸 가운데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 사장(왼쪽)은 '내실 경영' 기조를 밝힌 데 비해 이상윤 티웨이항공 대표이사는 공격적 사업 확장에 나서기로 하면서 올해 경영실적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들이 2025년 일제히 실적 쇼크를 겪은 가운데 국제선 여객 기준 1위 제주항공과 2위 티웨이항공의 2026년도 경영 전략이 엇갈리고 있다.

작년 코로나 사태 이후 최악 실적을 기록한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 사장은 ‘내실경영’을 선포하고, IT 서비스 자회사 AK아이에스를 그룹 지주사에 매각하는 한편 보유하고 있는 여객기 B737-800 3대 매각을 추진하는 등 사업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반해 이상윤 티웨이항공 대표이사는 올해 트리니티항공으로의 브랜드 리뉴얼을 단행한 뒤, 장거리 지역 노선 다변화와 대형 항공기 기재 확충, 항공기 유지·보수(MRO) 사업 투자 등 ‘공격경영’에 나서기로 했다.
 
10일 항공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양사의 경영 전략이 엇갈린 것을 두고 모기업의 상반된 경영 기조가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제주항공의 모회사인 애경그룹은 최근 계열사들의 실적이 침체된 데다 안정을 추구하는 보수적 경영기조가 강해졌다. 애경그룹의 제주항공 대주주인 AK홀딩스는 오는 17일 태광산업에 주력 계열사(애경산업) 지배 지분을 매각해 현금 4700억 원을 확보함에도 제주항공에 대한 이렇다할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

김이배 사장은 지난 1월26일 회사 창립 21주년을 맞아 올해 유가·환율 변동성 확대, 항공시장 재편과 경쟁 심화 등 경영환경 불확실성에 대응해 비핵심 자산 매각, 구세대 항공기 처분, 디지털 전환 가속화 등의 ‘내실경영’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은 오는 4월10일 IT서비스 회사 AK아이에스를 433억 원에 처분할 예정이다. 매각 목적은 유동성 확보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다. 매각 대상인 AK아이에스는 제주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AK홀딩스·애경자산관리 등 2개 회사가 제주항공에 2023년 9월 현물 출자한 회사다.

또 제주항공은 보유 기체 45대 가운데 B737-800 여객기 3대의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른 기대 현금 유입은 1000억~1500억 원으로 예상돼 제주항공의 올해 자금 운용에 숨통의 틔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항공은 지난 2025년 코로나19 종식 이후 최악의 영업실적을 내며 재무 구조가 악화됐다.

회사는 2025년 별도 기준으로 매출 1조5001억 원, 영업손실 1252억 원, 순손실 1434억 원을 거뒀다. 2024년과 비교해 매출은 19.6% 줄었고 영업손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별도기준 부채비율도 2024년 544.8%에서 2025년 말 904.7%로 359.9%포인트 증가했고, 같은 기간 이익잉여금 682억 원에서 결손금 709억 원으로 전환했다.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제주항공은 기단 구성을 737-8의 금융리스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수송원가 하락(약 14% 절감 효과 기대)이 기대되나, 단기적으로는 현금 부족이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제주항공의 2025년 분기별 국제선 운임(Yield)를 살펴보면, 지난해 탑승률 방어를 위해 마케팅을 확대한 것으로 분석되는데, 내실경영을 선포한 김 사장이 이같은 기조에 변화를 줄지도 관심사다.   
 
최악 실적 제주항공 김이배 '내실경영', 모회사 지원 업은 티웨이항공 이상윤 '공격경영'

▲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의 경영 전략이 상반되는 데에는 두 회사의 모기업인 애경그룹과 대명소노그룹의 경영상황과도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경그룹, 대명소노그룹>

제주항공과 달리 이상윤 티웨이항공 대표이사는 2025년 실적 부진에도 올해 노선 다변화와 항공기 기재 확충을 통해 ‘하이브리드 항공사(HSC)’로의 전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전망을 종합하면 티웨이항공은 2025년 매출 1조7560억 원, 영업손익 2540억 원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2024년보다 매출은 14.3%, 늘었지만 영업손익은 적자로 전환하는 것이다. 

지난해 대명소노그룹으로 최대주주가 바뀐 티웨이항공은 올해 상반기 ‘트리니티항공’으로 회사 브랜드 리뉴얼을 준비하고 있다. 사명인 트리니티(삼위일체)는 항공·여행·숙박 등 분야를 결합해 고객에게 보다 풍요로운 경험을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 회사는 올해 중대형 기종 A330-900 6대, B737-8 10대 등 총 16대의 항공기를 도입할 예정이다. 도입과 반납을 완료하면 2025년 말 46대인 기단 규모는 58대까지 늘어난다.

특히 대형 기종인 A330-900을 최초 도입, 서유럽 노선 4곳 운항을 위해 대한항공으로부터 임차했던 A330-200을 반납할 예정이다. A330-900의 임차료가 A330-200보다 50만~60만 달러가 높으나 좌석수가 90석 많고 연료소모량도 14% 적어 사업 확대와 수익성 개선에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티웨이항공의 새로운 주인이 된 대명소노그룹은 지난해에만 티웨이항공에 4000억 원 규모의 자본 확충을 지원하는 등 항공업과 호텔·리조트 사업의 연계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

이 밖에 기존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 프리미엄 좌석 고객 전용 체크인 카운터 개설했고, 아시아나항공의 제2터미널 이전으로 기존 아시아나항공의 이스트라운지·스위트라운지 등 인계받으며 프리미엄 라운지 운영 기반도 마련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12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운수권을 획득한 인천~자카르타 노선을 오는 4월29일부터 주 5회 운항을 시작할 예정이다. 해당 노선이 수익성이 높은 알짜 노선으로 여겨지는 만큼 티웨이항공의 수익성 개선에도 보탬이 될 전망이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향후에도 전략적 노선 다변화를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5월 티웨이항공의 최대주주가 된 대명소노그룹은 인수 이후 티웨이항공에 두 차례 유상증자로, 각각 1100억 원·1305억 원을 수혈해 줬다. 또 전환사채·신주인수권부 사채 인수 등으로 900억 원을 지원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