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시에 갑작스럽게 쏟아진 폭설에 길이 막힐 정도로 눈이 쌓여 있다. 기후학계에서는 당시 미국 동부를 덮친 한파와 눈에도 기후변화 영향이 있었다고 보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 신용등급 평가 방식은 기상 재난, 에너지 전환으로 인한 경제 구조 변화 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평가사들이 향후 방식을 바꾸게 된다면 주요국들도 신용등급이 대폭 하락할 우려가 높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9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영국 신용평가사 피치레이팅스가 발간한 보고서 '기후 취약성 신호'를 인용해 향후 수십 년 내로 절반이 넘는 나라들의 신용등급이 강등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피치레이팅스는 이번 보고서를 위해 각국의 기상재난 등 물리적 리스크와 화석연료 수출 의존도, 에너지 전환 영향 등 전환 리스크를 복합적으로 평가했다.
그 결과 신용평가대상국 119개국 가운데 60개국이 2050년까지 신용등급이 최소 1단계 이상 강등될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는 국가 신용등급이 높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국가들도 대거 포함됐는데 피치레이팅스는 이들이 기후변화로 인해 겪게 될 전환 리스크가 높다고 봤다. 이들 국가가 의존하는 화석연료 산업이 에너지 전환아 가속화되면서 '좌초자산'이 될 것이라고 분석한 것이다.
이는 전환 리스크는 거의 반영하지 않는 다른 국가 신용평가 방식들과는 차이가 있었다.
▲ 8일(현지시각) 스페인 헤레즈 데 라 폰테라시 일대에 내린 기습 폭우에 과달레테강이 범람해 일대를 모두 침수시켰다. <연합뉴스>
예컨대 중국, 말레이시아 등 산유국 석유공기업들은 탄소집약도가 높아 에너지 전환이 진행된다는 전제하에 미래가 불투명하긴 해도 현재는 보유자산이나 수익성이 높아 재정 건전성이 높아 높은 신용점수를 받고 있다.
IEEFA는 "현재 신용평가사들이 채택하고 있는 방법론은 단기적이고 가시적인 ESG 위험에만 초점을 맞춰 장기적 영향을 간과하고 있다"며 "기후 리스크가 계속 증가하고 있어 신용평가사들은 장기적 금융 위협을 포착할 수 있도록 방법론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신경제인식연구소(INET)가 앞서 1일(현지시각) 내놓은 국가신용등급 전망 보고서 초안을 보면 물리, 전환 리스크를 모두 반영한다면 주요 20개국(G20) 국가들도 신용등급 하락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평가됐다.
온실가스 고배출 시나리오를 가정하면 G20 국가들의 평균 신용등급은 2100년까지 최대 2.8단계 강등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옥스퍼드대 연구진은 "파리협정을 엄격히 준수한다면 기후변화가 신용등급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대부분 제거할 수 있다"며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것이 가장 확실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