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성과를 바탕으로 한 차례 더 연임에 성공한다면 KB캐피탈의 ‘장수 최고경영자(CEO)’ 계보를 잇게 된다. 다만 KB금융지주가 새 회장 취임을 준비하고 있는 점은 연말 계열사 대표 인사의 변수로 꼽힌다.
| ▲ 빈중일 KB캐피탈 대표이사 사장이 실적 개선세를 이끌고 있다. < KB캐피탈 > |
4일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계열 캐피털사 실적을 종합하면 KB캐피탈이 올해도 연간 순이익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KB캐피탈은 2026년 3분기 누적 순이익 2028억 원을 냈다. 같은 기간 신한캐피탈(1178억 원), 하나캐피탈(1445억 원), 우리금융캐피탈(1146억 원)은 모두 1천억 원대 순이익을 거뒀다.
KB캐피탈은 빈 사장 취임 첫해인 2024년 4대 금융 순이익 1위에 올랐고 2025년에도 선두를 유지했다.
KB캐피탈은 빈 대표 취임 뒤 실적도 꾸준히 개선하고 있다.
KB캐피탈은 2024년 연간 순이익 2220억 원을 거뒀다. 2025년 순이익은 2352억 원으로 전년보다 5.9% 증가했다. 올해도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늘어나면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KB캐피탈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에 “조달시장 변동성 심화로 3분기 이자이익이 다소 줄었으나 임대·투자금융 자산 성장으로 비이자이익이 확대됐고 건전성 개선에 따라 상각비도 줄었다”며 “향후 이자이익 회복을 추진하면서 수익성·자본 효율성 중심의 비이자이익 확대를 지속 이끌겠다”고 말했다.
KB캐피탈의 실적 개선은 빈 대표가 취임 이후 지속 강조해 온 ‘균형성장’ 전략의 결과로 풀이된다.
그동안 KB캐피탈의 성장을 이끈 핵심 축은 자동차금융이었다. 자동차금융은 차량을 담보로 대출을 취급하는 구조인 만큼 건전성 관리에는 유리하지만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다고 여겨진다.
이에 빈 대표는 자동차금융 등 개인금융(리테일금융)에서 수익 기반을 확보하면서 기업·투자금융에서 추가 성장 동력을 만들어낸다는 방향성을 제시하고 자산 포트폴리오 재편에 힘을 실었다.
이에 KB캐피탈의 총자산 가운데 자동차금융 비중은 2023년 말 57.6%에서 2026년 6월 말 53.9%로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기업금융 비중이 20.5%에서 22.3%로, 투자금융 비중이 5.0%에서 9.6%로 확대되며 자동차금융의 자리를 채웠다.
KB캐피탈의 포트폴리오 내 자산 비중이 재편되면서 수익률이 개선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예은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10월30일 보고서에서 “KB캐피탈의 운용수익률은 2026년 상반기 6.9%로 비교군 평균을 상회하는 우수한 수준을 유지했다”며 “고수익 자산 비중이 증가하면서 2022년까지 5%대에 정체돼 있던 운용수익률은 7% 내외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빈 대표는 KB국민은행에서 구조화금융2부장, CIB(기업·투자금융)·글로벌심사부 수석심사역, CIB·글로벌심사부장, 구조화금융3부장, 구조화금융본부장 등을 역임한 기업금융 전문가다.
이 같은 이력을 바탕으로 빈 대표는 KB캐피탈 대표로 선임될 때부터 기업·투자금융 성장을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KB캐피탈의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지면서 빈 대표의 연임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빈 대표는 2024년 1월 취임한 뒤 2025년 말 1년의 임기를 추가로 받으며 연임에 성공했다.
빈 대표가 올해 연말 인사에서 두 번째 연임에 성공하면 임기 4년 차를 맞으면서 금융업계 ‘장수 최고경영자’ 반열에 오를 수 있다.
KB캐피탈에는 대표이사가 4년 이상 임기를 지낸 전례도 있다. 앞서 박지우 전 KB캐피탈 대표는 4년, 황수남 전 KB캐피탈 대표는 5년을 재임했다.
| ▲ 이재근 KB금융지주 회장 후보자가 연말 계열사 최고경영자 인사에서 역량을 중심에 두겠다고 밝혔다. < 비즈니스포스트 > |
최대 변수로는 KB금융지주의 리더십 교체가 꼽힌다.
KB금융은 11월20일 열릴 예정인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재근 KB금융 회장 최종 후보자(현 KB금융 글로벌부문장 겸 WM·SME부문장)를 신임 회장으로 선임한다.
KB금융은 양종희 현 회장의 연임이 아니라 이 후보자를 차기 회장으로 낙점하면서 ‘과감한 변화’와 ‘세대교체’를 이야기했다.
조화준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은 9월11일 보도자료에서 “현재의 우수한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그룹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과감한 변화와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를 이끌 적임자로 이재근 부문장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KB금융 차원에서 변화에 무게가 실린 만큼 이 후보자도 취임 뒤 연말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에서 큰 변화를 줄 가능성은 충분한 셈이다.
다만 이 후보자는 ‘역량’을 중심으로 그룹 경영진을 구축하겠다는 방침도 함께 내놨다.
이 후보자는 9월14일 약식 간담회에서 연말 계열사 최고경영자 인사 원칙과 관련해 “나이에 국한하지 않고 역량과 전문성, 직원들과 어떻게 호흡하는지, 조직원들의 헌신을 어떻게 이끌어낼 수 있는 리더인지를 고민하면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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