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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담배값 찍던 인쇄공장 B2B로 넓힌다, 방경만 자산 효율화 전략 구체화

조성근 기자 josg@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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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담배값 찍던 인쇄공장 B2B로 넓힌다, 방경만 자산 효율화 전략 구체화
▲ 방경만 KT&G 대표이사 사장이 담배 생산을 위해 구축한 세종 인쇄공장의 여유 생산능력과 인쇄기술을 활용해 식품류 포장재 등 외부 상업인쇄 사업으로 활용 범위를 넓힐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 사진은 생성형 AI 챗GPT로 만든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방경만 KT&G 대표이사 사장이 담뱃갑을 찍던 사내 인쇄공정을 외부 기업의 포장재까지 생산하는 기업간거래(B2B) 사업으로 넓히려 하고 있다.

KT&G는 1800억 원을 들여 구축한 세종 인쇄공장의 여유 생산능력을 활용해 식품류 포장재 등 상업인쇄 분야 진출 가능성을 검토하면서다. 별도 투자 없이 기존 설비와 기술의 활용 범위를 넓히는 방식으로 방 사장이 추진해온 자산 효율화 전략이 구체화하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18일 KT&G에 따르면 회사는 세종공장의 인쇄 역량을 활용해 상업인쇄 분야로 사업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KT&G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KT&G는 담배 패키지 생산 과정에서 축적한 인쇄 기술과 생산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며 "타 식품류 포장재 등 상업인쇄 분야로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KT&G가 외부 상업인쇄 사업 가능성을 살피는 것은 최근 세종공장으로 인쇄 생산기능을 모으고 새 설비를 도입하면서 내부 수요를 넘어서는 생산 여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KT&G는 올해 3월26일 정관 사업목적에 '인쇄 및 인쇄관련 사업'을 새롭게 추가했다.

회사 측은 사업목적 추가 배경으로 세종공장의 상업인쇄 사업 확대를 들었다. 공장 이전과 신규 인쇄설비 도입으로 생산환경을 개선하고 자동화와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한 결과 기존 내부 수요를 소화하고도 일정 수준의 여유 생산능력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KT&G의 인쇄공정은 담배 제품 생산을 지원하는 내부 기능에 가까웠다.

KT&G는 담뱃갑에 쓰이는 포장지와 종이박스 등을 직접 만들면서 담배 제조에 필요한 인쇄기술과 생산 노하우를 축적해왔다.

회사는 특히 그라비어 인쇄에 사용하는 실린더 제판 인프라를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라비어 인쇄는 금속 실린더 표면에 새긴 미세한 홈에 잉크를 채워 인쇄하는 방식으로, 실린더 제판은 이 인쇄에 사용할 원판인 실린더를 제작하는 공정이다. 금박 등 후가공이 가능한 설비도 보유하고 있어 다양한 형태의 패키지를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이런 인쇄 역량은 세종공장을 새롭게 구축하면서 한층 커졌다.

KT&G는 2022년 세종시 전의면 세종미래산업단지에 약 1800억 원을 투자해 새 인쇄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부지 규모는 4만8583㎡(약 1만4696평)다.

당시 KT&G는 세종공장에서 회사가 판매하는 담배 제품의 포장지와 종이박스를 생산하고 물류 자동화와 스마트 제판공정을 도입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기존 천안공장이 담당하던 인쇄기능도 세종으로 옮겨졌다.

KT&G는 2025년 반기까지만 해도 포장지 제조시설로 천안공장과 세종공장을 함께 기재했지만 올해 1분기부터는 세종공장만을 포장지 제조거점으로 명시하고 있다.
 
KT&G 담배값 찍던 인쇄공장 B2B로 넓힌다, 방경만 자산 효율화 전략 구체화
▲ 세종시 전의면에 위치한 KT&G 세종공장 전경. < KT&G >

KT&G가 외부 고객을 확보하면 세종공장의 역할도 달라질 수 있다. 

지금까지는 KT&G 담배를 생산하기 위한 지원시설이었다면 앞으로는 식품업체 등 다른 기업으로부터 포장재 물량을 받아 생산하는 기업간거래(B2B) 사업거점이라는 역할이 더해질 가능성이 생긴다.

다만 아직 사업화가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

KT&G는 현재 구체적인 사업 대상과 규모, 추진 방식 등을 정하지 않았다. 외부 수주도 아직 확보하지 않은 상태다.

상업인쇄 사업을 위해 별도의 설비 증설이나 인력 충원을 추진할 계획도 아직은 없다. 새 사업을 위해 추가 투자를 단행하기보다는 이미 갖춰놓은 생산설비와 기술을 어디까지 활용할 수 있는지 가능성을 따져보는 단계인 셈이다.

이런 접근은 방 사장이 취임 뒤 추진해온 경영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방 사장은 2024년 3월 KT&G 대표에 오른 뒤 해외궐련과 전자담배(NGP), 건강기능식품 등 3대 핵심사업에 성장투자를 집중하는 동시에 이미 보유한 자산의 효율을 높이는 데 힘을 실어왔다. 

KT&G는 2024년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계획에서도 수익성 향상과 자산 효율화, 재무 최적화를 3대 축으로 제시하고 2027년 자기자본이익률(ROE)을 1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특히 저수익·비핵심 부동산과 금융자산 등을 구조개편해 2027년까지 약 1조 원의 누적 현금을 확보하고 이를 성장투자와 주주환원에 활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성장성이 높은 핵심사업에는 자금을 집중하는 대신 이미 투자한 자산에서는 생산성과 수익성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세종공장 상업인쇄 검토는 사업 규모는 다르지만 이런 방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 별도의 공장이나 설비에 다시 대규모 자금을 넣는 대신 이미 1800억 원을 들여 구축한 생산시설에서 발생한 여유 생산능력을 외부 고객의 일감으로 연결하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단계에서 상업인쇄 검토의 무게중심은 새로운 성장사업을 만드는 것보다 기존 인쇄 기술과 생산설비의 활용도를 높이는 데 있다. 구체적인 사업 범위와 규모도 시장 수요를 살피면서 단계적으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KT&G 관계자는 "별도의 대규모 신규 사업 진출이라기보다는 기존에 보유한 기술과 생산 인프라의 활용 범위를 확대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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