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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비만치료제 '에페' 이달 출시 담금질, 황상연 장기 수요 잡을 가격 막판 고심

장은파 기자 jep@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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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한미약품이 조만간 국산 첫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 ‘에페’를 출시한다.

황상연 한미약품 대표이사 사장은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대세로 자리 잡은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후발주자로서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에페의 가격을 얼마에 책정하느냐를 놓고 막판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한미약품 비만치료제 '에페' 이달 출시 담금질, 황상연 장기 수요 잡을 가격 막판 고심
▲ 한미약품이 10월 중으로 비만 신약 에페를 출시한다. 사진은 황상연 한미약품 대표이사 사장. <비즈니스포스트>

체중 감량을 위해 장기적으로 비만치료제를 복용하는 이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으면서도 수익성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는 가격을 찾는 일이 중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한미약품에 따르면 회사는 10월 말 에페의 첫 물량을 시장에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에페(성분명 에페글레나타이드)’ 2·4·6·8·10mg 등 5개 용량에 대해 신약 허가를 받았다.

에페는 국내에서 개발된 첫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로 국내 개발 45번째 신약이다. 한미약품의 독자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를 적용한 장기지속형 제제로 주 1회 투여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에페 최종 공급가 결정을 하기 위해 숙고하고 있다”며 “여러 상황을 고려해야 하겠지만, 환자 접근성을 높인다는 원칙은 분명히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출시가 가까워지면서 가격을 둘러싼 기대와 추측도 확산하고 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일부 병원이 에페 최고용량인 10mg의 4주분을 32만 원으로 안내했다는 내용이 전해졌다.

한미약품은 외부에 공급가격의 범위를 공개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언론이나 SNS, 유튜브 등에서 10만 원대, 20만 원대 등과 같은 자의적인 해석들이 사실처럼 제공되고 있어 최종 공급가 결정에 부담도 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비만치료제 가격 비교 플랫폼 나만의닥터의 12일 집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위고비 최고용량인 2.4mg의 4주분 약국 평균가격은 41만540원, 최저가격은 37만 원이다. 국내 도입된 마운자로 최고용량인 15mg의 4주분은 평균 70만4660원, 최저 56만 원으로 집계됐다. 모두 병원 진료비를 제외한 약값이다.

온라인에서 거론되는 에페 10mg의 4주분 구매가격이 32만 원으로 확정된다면 위고비 최고용량의 최저가격보다 5만 원, 마운자로 최고용량의 최저가격보다 24만 원 저렴해진다.

제품별 성분과 용량이 달라 최고용량의 가격을 비교하는 것만으로 치료 효과까지 비교할 수는 없다.

위고비와 마운자로, 에페는 낮은 용량으로 치료를 시작해 단계적으로 증량한 뒤 유지용량으로 치료를 이어간다. 허가된 용법에 따르면 위고비는 16주에 걸쳐 주 1회 2.4mg까지, 에페는 12주에 걸쳐 주 1회 10mg까지 증량해 유지한다. 두 제품은 최고용량이 권장 유지용량에 해당한다.

마운자로는 주 1회 2.5mg으로 시작해 4주 뒤 5mg으로 높여 유지하고, 추가 조절이 필요하면 단계적으로 증량한다. 최고용량은 15mg이지만 치료 효과와 부작용을 견디는 정도에 따라 유지용량을 선택한다.

증량 이후 유지용량으로 치료를 이어가는 만큼 환자의 장기치료 부담을 비교하려면 초기 저용량 가격뿐 아니라 지속해서 사용하는 용량의 비용을 살펴야 한다.

치료가 체중을 줄이는 단계에서 끝나는 것도 아니다. 투약을 중단하면 체중이 다시 늘어날 수 있어 감량 이후에도 식사·운동 관리와 함께 약물치료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

실제 위고비의 STEP 1 임상시험 일부 참가자를 추적한 연장 연구에서는 약물 투여와 생활습관 관리 지원을 중단한 뒤 1년 동안 앞서 줄였던 체중의 약 3분의 2가 다시 늘었다.

마운자로 성분인 터제파타이드의 SURMOUNT-4 임상에서도 36주 투여 뒤 위약으로 전환한 환자군은 이후 52주 동안 전환 시점 대비 체중이 평균 14.0% 증가했다. 투약을 이어간 환자군은 같은 기간 체중이 평균 5.5% 추가로 감소했다.
 
한미약품 비만치료제 '에페' 이달 출시 담금질, 황상연 장기 수요 잡을 가격 막판 고심
▲ 한미약품이 조만간 비만약 에페를 출시해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에 진출한다. 사진은 서울시 송파구에 있는 한미타워 모습. <한미약품>

세계보건기구(WHO)도 지난해 12월 성인 비만환자의 장기치료에 GLP-1 기반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조건부 권고했다. 감량 이후에도 체중을 관리하기 위한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치료 기간이 길어질수록 환자가 부담해야 할 총비용은 커지고 제품별 가격 차이도 누적된다. 비용 부담이 투약 중단으로 이어지면 감량한 체중을 유지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미국 보건정책 연구기관 KFF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조사에서 GLP-1 계열 치료제 사용 경험자의 56%는 약값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사용 경험자의 14%는 비용 때문에 투약을 중단하고 현재 약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비만뿐 아니라 당뇨병 등 다른 치료 목적으로 사용한 사람도 포함한 미국 조사 결과다.

황 사장으로서는 환자의 장기치료 부담을 낮추면서 에페의 수요를 넓힐 가격을 찾는 일이 중요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후발주자인 에페의 장기 투여 비용을 충분히 낮춘다면 가격 부담으로 치료를 시작하지 못하거나 투약 중단을 고민하는 환자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치료제로 체중을 줄인 뒤 약값 부담을 덜면서 감량한 체중을 유지하려는 환자도 잠재적 수요다. 다만 기존 치료제 사용자의 유지치료 수요를 확보하려면 에페의 적정 유지용량 등의 추가적 연구가 필요할 수 있다.

한미약품은 한국인 대상 임상 근거와 국내 생산 기반을 에페의 차별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황 사장은 4월 에페 상용화를 위한 전사 협의체 발족식에서 “에페를 프리미엄급 한국형 비만치료제로 육성해 나갈 수 있다는 확신”을 언급하며 기존 제품으로 충족되지 않은 치료 수요를 포착하겠다고 밝혔다.

한미약품은 가격을 놓고 의료계와 약계, 최고경영진, 영업 현장, 유통업계 등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최종 가격은 허가 이후 시장 환경과 유통 구조, 제품의 임상적 가치와 지속 가능한 공급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결정하되, 환자 접근성을 높인다는 원칙은 분명히 지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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